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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파랑길 25코스도 산포리를 지나서 망양정을 오르고 왕피천 천변을 걷는 것으로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길은 산포 2리로 접어든다.
산포 2리 해안으로는 독특한 모양의 구조물들이 바다를 향해서 뻗어 있다. 방파제라면 바다에서 파도를 막아주도록 횡으로 설치되었을 것이고 방파제 옆으로 접안 시설이 있는 항구도 있었겠지만 이곳은 해안선과 수직으로 구조물을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해 놓았다. 돌제라는 해안 침식 방지 공법의 하나로 해류가 해안선을 따라 흐르는 것을 방지하여 해안으로 흙이 쌓이도록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뉴스를 보면 이곳의 해안 침식이 심해서 우리가 걷고 있는 이 도로도 피해를 볼 정도였는데 돌제가 설치된 해안을 보니 해안 침식은 이제는 마음을 놓아도 될 모양이다. 동해의 유명 해수욕장들 앞바다에는 이안제나 잠제를 설치해서 해안 침식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917번 지방도인 망양정로는 두 갈래 길로 나뉜다. 하나는 망양정 해수욕장을 거쳐서 해안선을 돌아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망양정 해맞이 공원 쪽으로 산 중간을 가로질러가는 길인데 두 길은 왕피천 변에서 다시 만난다.
해파랑길은 좌회전하여 망양정 해맞이 공원으로 이동한다. 많이 높지는 않지만 오르막인 만큼 머리에 땀이 배이기 시작한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망양정 방향으로 이동한다. 경사가 급하기는 하다.
공원 위에 올라서 바라본 산포 2리 방면의 전경. 해안 침식을 막기 위해 해안선과 수직으로 설치한 돌제들이 나름 이 동네의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우선 독특한 모양을 가진 10미터 높이의 소망 전망대에 오른다.
소망 전망대라는 이름처럼 넓은 바다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담아놓았다. 가족의 건강을 바라는 소망이 제일 많아 보인다.
소망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진 대종. 영덕과 울진은 대게 원조를 놓고도 다투지만, 해맞이 공원이 있는 것도 유사하고 해맞이 공원에 대종을 두고 있는 것도 비슷하고 해맞이 공원으로 케이블카를 두는 것도 비슷하다. 영덕과 울진은 이웃인가 앙숙인가? ㅎㅎ
멀리 보이는 망양정.
망양정으로 가는 길은 바라 소리길이다. 바람에 흔들리며 아름다운 실로폰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은 실로 환상이었다. 실로폰 소리에 대나무 소리까지 어우러지는 정말 환상적인 시간이다.
정말 좋았던 시간. 동영상으로 그 시간을 남겨둔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에 도착했다. 망양정 옛터는 고려 당시 기성 망양 해변에 세워졌지만 이후 파손과 중수가 반복되다가 현재의 위치에 세워진 것은 조선 철종 당시라고 한다.
망양정에서 바라본 왕피천 하구와 울진 앞바다의 전경.
공원을 내려가는 길에는 관동팔경을 소개하는 비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제 월송정과 망양정을 지났으니 이북에 있는 총석정과 삼일포를 제외하면 나머지 해파랑길을 걸으며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왕피천 케이블카를 타면 왕피천을 가로질러서 해파랑길도 중간 생략하면서 훅 건너뛸 수 있다. 우리는 그냥 걷기 경로로만 이어가기로 했다.
돌로 만들어 세운 천하대장군, 지하 여장군. 왕피천, 금강송, 망양정 등 울진의 귀중한 보물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담았나 보다.
공원을 내려오면 길은 왕피천 천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왕피천 양쪽으로 수변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태백 산맥 자락의 금장산(金藏山, 849m)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하천인 왕피천은 왕피리라는 마을이 있는데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한 곳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해파랑길이 지나지는 않지만 왕피천 유역으로는 불영 계곡, 성류굴, 국내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이곳 왕피천 하류에도 하늘로 쭉쭉 뻗은 건강한 소나무 숲 사이로 시민들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왕피천변 산책길은 벚꽃길이다. 봄이 아니고 꽃도 잎도 없어도 이쁜데 조명 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봄이면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할듯하다.
왕피천을 건너는 케이블카의 모습.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드디어 해파랑길 25코스의 종점인 수산교에 도착했다. 26코스는 우회전하여 수산교를 건너면 된다. 성류굴은 계속 직진하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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