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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첸나이 여행 두 번째 날은 루스 교회와 나지슈와라 라오 공원에서 시작하여 마리나 비치와 성 조지 요새, 조지타운을 걷고 리틀 마운트 교회와 성 도마산을 다녀오는 긴 여정이다.

 

루스 교회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다행히 큰 길가에 표지판이 붙어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골목길로 들어가니 야채 장수 아저씨가 자전거와 손수레를 결합한 특이한 형태의 수레를 몰면서 가고 있었다. 자전거를 개조하는 경우 수레를 뒤에서 끌고 가는 방식이 보통인데 수레에 실린 짐을 보면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니 길에서 간단하게 장사 하시는 분들에게 상당한 기동력을 줄 것으로 보였다.

 

루스 교회(Luz Church, Shrine Of Our Lady of Light, http://www.luzchurch.org/)는 이름을 우리말로 풀면 빛의 성모 성당 정도로 포르투갈어로 "Nossa Senhora da Luz"인데 "빛"이란 의미인 Luz에서 루스 교회라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교회가 세워질 당시에는 이곳은 엄청난 숲 속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번화가의 한 복판이 되었다.

 

루스 교회는 1516년에 세워져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로마 가톨릭 성당으로 첸나이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일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바로크 양식의 포르투갈 성당으로 보통은 하얀색 바탕에 전면 중앙 부분을 파란색으로 칠해 놓는데 공사 중인 모양이었다. 바닥에도 빛을 의미하는 포르투갈어인 LUZ를 새겨 놓았다.

십자가의 그리스도라면 보통은 두 손과 두발이 못 박힌 상태로 표현하기 마련인데 이곳의 그리스도는 두 손을 들고 있는 특이한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아담한 성당 내부의 모습.

 

루스 교회 측면의 모습. 마카오의 포르투갈식 성당들이 연상되는 모습이다. 오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교회 한쪽에는 부조를 통해서 교회가 세워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기초석에 교회가 1516년에 세워졌으며 이는 첸나이에서 가장 오래된 서구식 건물 중에 하나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8명의 프란체스카 수도사들이 항해 중 허리케인을 만났는데 그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 했더니 응답으로 빛이 이곳까지 그들을 인도해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8명의 수도사들이 성모 마리아의 빛에 인도함에 따라 이곳에 도착하게 된 보답으로 작은 교회를 지은 것이 오늘날에 이르고 있으며 이 지역을 루스(Luz)로 부르게 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루스 교회 방문을 마친 우리는 길 건너편에 위치한 나지슈와라 라오 공원(Nageshwara Rao Park)으로 이동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여는데 공원으로 들어가려면 쇠로 만든 회전문을 밀면서 가야 했다. 이런 공원은 생전 처음이지만 시간제한을 두어 나름 공원을 깔끔하게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아침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인 그런 깔끔한 공원이었다. 프랑스 파리만 가도 공원 한 구석에 냄새 펄펄 나는 노숙자가 있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노숙자보다는 신문 보는 사람,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 깔끔한 옷차림에 잠시 휴식을 즐기는 사람, 오전의 상쾌한 공기 속에서 가볍게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주머니 몇 분이 떨어진 낙엽을 쓸고 있었고, 아저씨 한분은 물 주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원래는 연못이었던 자리를 1940년에 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하는데 이후에 여러 사람의 기부를 통해 공원을 확장했다고 한다. 지금은 첸나이 시에서 관리하고 있다는데 이 정도면 수준급이 아닌가 싶었다. 

 

우리도 잠시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다음 여정도 점검하고 오전의 맑은 공기와 함께 상쾌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공원에서의 걷기와 휴식은 늘 평안함을 가져다준다.

 

8자 모양의 크지 않은 지압판에서 걷기를 무한 반복하고 사람들. 이 작은 공간을 몇 바퀴 돌면 어지러울 것 같은데 그래도 이런 공간이 있는 것이 어딘가? 어떤 이들에게는 즐거움의 시간일 테니 말이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도 있었는데 그것보다 공원을 나오면서 만난 부자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둘다 맨발인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 아빠를 따라서 한 동작 한 동작 체조를 따라 하는 아이의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아버지와 눈을 맞추며 매일 몸을 움직이는 아이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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