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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므 고개(Col de Balme, 2,191m)에서 샤모니로 가는 옆지기의 결론은 일단 걷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걸어서 내려가다가 중간에 있는 사라미용 산장(Le Chalet de Charamillon, 1,850m)에서 체력과 시간을 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탈지, 계속 걸어 내려갈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발므 고개에서부터 리프트를 타려면 위의 지도에 표시한 별표 위치까지 이동하면 리프트를 타고 내려 갈 수 있습니다. 리프트를 타더라도 사라미용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갈아타야 합니다.

 

발므 고개에서 사라미용까지는 급하지 않은 경사로 고도를 350미터 정도 내리며 가볍게 걸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저희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TMB를 역 시계 방향으로 돌지만, 시계 방향으로 TMB를 도는 분들의 경우는 이곳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에 내리막을 룰루랄라 내려가지만 가족 단위로 산을 오르시는 분들은 꽤 힘들어하시더군요. 씩씩한 "봉주흐"로 힘을 더해 드리며 길을 내려갑니다.

 

사라미용 산장(Le Chalet de Charamillon, 1,850m)과 리프트 탑승장, 케이블카 탑승장의 모습입니다. 저 멀리 몽블랑과 샤모니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겨울 한몫을 담당했을 스키장 정비용 장비들이 이곳이 스키어들의 천국이었음을 상상케 합니다.

 

사라미용에 도착한 옆지기는 산장에 있는 화장실에 다녀오더니 르 뚜흐(Le Tour)까지는 케이블카를 타자고 합니다. 화장실 다녀오는 옆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보니 르 뚜흐(Le Tour)에서 헉헉거리며 올라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TMB를 즐기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양한 법이죠. 누구는 오리지널 코스를 빠짐없이 내 짐과 내 발로 걸어야 성에 차는 분들도 있고, 누군가는 사용할 수만 있다면 케이블카를 타건, 버스를 타건, 짐 운반 서비스를 이용하건 뭐가 대수냐? 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옆에서 바라본 샤모니 시내의 모습입니다. 샤모니에 도착한 첫날, 옆지기의 급작스러운 체력 문제로 샤모니 시내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지 샤모니 시내에서 이어질 여정에 기대가 있습니다.

 

조금 전 올라온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왔을 르 뚜흐(Le Tour)로 가는 구불구불한 내리막 길입니다.

 

사라미용(Charamillon)에서 르 뚜흐(Le Tour)까지 가는 케이블카는 1인당 14.5유로였습니다. 티켓을 받으면 승강장에 들어가면서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됩니다. 이 티켓이 있으면 샤모니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돌아보면 TMB의 시작도 TMB의 끝도 샤모니의 케이블카였네요. 걷기 시작은 레 우슈(Les Houches)의 케이블카였고, 르 뚜흐(Le Tour)의 케이블카로 걷기 여행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일부 대중 교통을 이용한것, 이렇게 시작과 끝을 케이블카를 이용한 것, 샤모니 지역을 오후에 르 브레방(Le Brévent)을 케이블 카로 돌아보는 것으로 대체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TMB 경로를 온전히 모두 걸으려면 저희 걸음으로는 열흘도 어렵겠다 싶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르 뚜흐(Le Tour) 버스 정류장에서 샤모니 시내버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신 분들은 티켓이 있으면 무료인 것을 아시는지 자연스럽게 버스에 그냥 타시더군요. 버스를 타려는데 허스키를 데리고 있는 청년 한 사람이 버스 기사와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목줄만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개를 태워도 되는지 묻는 것 같았습니다. 그 사람은 TMB 걷기 첫날 만났던 독일 청년이었습니다. 개와 사람을 연결하여 오르막을 오를 때는 개에게 약간의 도움도 받는 모양이었습니다. 첫날 트휙 산장(Auberge du Truc)에서는 저희는 산장에서 취침했지만 그 청년은 산장 옆에서 작은 텐트를 쳤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허스키를 잠시 산책시키더니 텐트 속으로 개와 함께 들어갔습니다. 작은 텐트 속에서 건장한 청년과 덩치 큰 허스키가 어떻게 함께 잘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이튿날 힘들게 걷고 있던 저희를 지나쳐 앞서 가더니 여행 마지막 날 다시 만난 것입니다. 발므 고개를 떠나 내려가면서 만난 허스키 커플은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르 뚜흐(Le Tour)까지 뛰어 내려간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정말 반가웠습니다. 서로 계획을 맞춘 것은 아니었지만 TMB 걷기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동료, 아니 동지였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주인 발 사이에서 이리저리 호기심에 고개를 돌리기도 했지만 얌전하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버스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허스키 커플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목줄을 단단하게 붙들고 있는 청년의 눈은 푸른 눈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바지는 온통 허스키의 털이 덕지덕지였습니다. 집으로 잘 돌아갔겠지요?  

 

샤모니 시내버스의 장점은 샤모니의 숙소에서 받을 수 있는 게스트 카드(카르트 도트, Carte d’Hôte)나 케이블카 티켓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버스 내부에서 안내 방송이나 전광판으로 다음 정류장 안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면 현재 정류장을 확인하고 버스 노선도를 참고하여 다음 정류장을 가늠해야 합니다. 아무튼 저희는 샤모니 시내 중심인 몽블랑 광장(Place du Mont-Blanc)에서 하차했습니다.

 

몽블랑 광장에서 샤모니 첫날 하지 못했던 샤모니 시내 둘러보기를 시작합니다. 광장 근처에는 알파인 역사박물관(Musée Alpin)이 있지만 오늘은 생략하고 시내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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