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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시미 이나리 타이샤(FUSHIMI-INARI-TAISHA, 伏見稲荷大社)를 나서면 케이한 전철을 타고 후시미(Fushimi)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JR 이나리역(稲荷駅)을 지나서 역앞의 철도 건널목을 지날 무렵에는 진눈깨비가 조금 굵어 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전과 불편함을 이유로 철도 건널목이 많이 사라졌지만 교토에서는 의외로 철도 건널목이 많았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마음만 있다면 지하도나 육교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비용 대신 자연스러운 풍경을 누릴 수도 있을텐데 우리는 너무 조급하게 살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릴적 학교가는 길에 있었던 "땡땡거리"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케이한 전철(京阪電気鉄道, Keihan Electric Railway) 후카쿠사역(深草駅)에 도착합니다.




케이한 전철은 예전 수도권 전철의 표 끊는 방법과 비슷합니다. 먼저 역에 붙어 있는 구간별 요금표를 통해서 현재 역에서 목적지까지의 요금을 확인합니다. 요금을 확인했으면 자동 판매기에서 좌측의 인원수 버튼을 먼저 누르고 화면에서 목적지까지의 요금버튼을 누른다음 총액을 넣으면 티켓이 나오는 방식입니다. 후카쿠사역(深草駅)에서 월계관 사케 박물관이 있는 주쇼지마역(中書島駅)까지 1인당 210엔입니다.




끊은 티켓을 개찰구에 통과시키면 위의 그림처럼 티켓에 작은 구멍이 뚫립니다. 게이한 본선 나카노시마행 플랫폼으로 이동합니다. 표지판에 주쇼지마(中書島) 방면으로 적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우측통행, 일본의 자동차는 좌측통행인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10년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걸어 다닐때는 좌측통행하라고 배웠다가 사회 전체적으로 우측통행으로 바뀐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자동차와 자전거는 좌측통행이고 보행자는 우측통행인줄 알았는데 보행자의 보행 방향은 지역과 계단별로 제각각이라고 합니다. 어떤 계단은 우측 통행, 어떤 계단은 좌측 통행인 것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이 계단은 좌측통행입니다"라고 붙어 있으니 이런 안내를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일반 전철외에도 중간에 몇개의 역을 지나치는 급행이 올 수도 있는데 해당 역 구간이 맞다면 승차해도 됩니다.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의 급행과 같은 개념이므로 역 구간만 맞다면 추가 요금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주쇼지마역(中書島駅)에 내려 월계관 사케 박물관까지 걷습니다.



주쇼지마역(中書島駅)에서 사케 박물관까지는 주택가 마을 길을 걷게 됩니다.



주쇼지마역(中書島駅) 앞의 마을길입니다. 전봇대와 얽히고 설킨 전선들이 우리네 시골 동네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월계관 사케 박물관으로 가는 작은 안내판과 선거 벽보들이 교토 변두리 주택가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 줍니다. 




후시미(Fushimi) 마을을 감싸고 흐르다가 우지강(Uji river)에 합류하는 작은 수로를 건너면 바로 박물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 앞에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박물관 입구는 소박합니다. 세월의 색이 바랜 미닫이 문을 열고 수줍게 들어 갑니다.  월계관 사케 박물관(겟케이칸 오쿠라 기념관, GEKKEIKAN SAKE OKURA MUSEUM, 月桂冠大倉記念館, http://www.gekkeikan.co.jp/enjoy/museum/)은 09:30~16:30에 개방하고 입장료는 400엔입니다. 




1인당 4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티켓과 함께 이쁘장한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청주를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뚜껑을 작은 잔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실제 주조에 사용하고 있는 우물을 마셔 보는 것으로 관람을 시작합니다. 맑고 철분이 적어서 주조에 적당하다고 합니다. 후시미 지역은 강이나 호수 바닥을 통해서 거꾸로 올라오는 복류수(伏流水)가 풍부한 지역이라 이곳에서 주조업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미, 백미를 거쳐 술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 사케는 단순하게 술이라는 의미입니다. 쌀을 발효시켜 만드는 것은 한국의 청주나 일본식 청주가 비슷하지만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항아리에 넣어 발효시키지만 이곳에서는 삼나무 통에서 발효시키는 차이점이 있다고 합니다.




술 만드는 과정과 그 과정의 다양한 도구들을 천천히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별도로 전화 예약을 하면 실제 주조 과정을 견학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일제 수탈과 한국 전쟁 이후 황폐화된 경제 상황과 산업화 과정에서 전통 막걸리 대신 밀 막걸리가 일반화되고 전통 누룩대신 일본식 입국이 많이 사용되는 현실이 된 우리네 상황을 돌아보면 조금은 씁쓸해 지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일제부터 있었던 가양주 금지령이 1990년에 풀리면서 쌀 막걸리도 돌아오고 가양주가 복원되기도 했지만 국내 쌀 막걸리 시장에서 유통되는 상당수가 여전히 수입쌀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파괴된 문화가 돌아오기는 너무나도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일본 신사 앞에 가면 자주 만날 수 있는 술통들입니다. 타루자케(たるざけ, 樽酒)라고 부르는 삼나무 술통으로 20세기초까지만 해도 이런 삼나무 술통으로 사케를 유통시켰다고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올해는 막걸리 만들기에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스멀 스멀 올라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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