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면 나진리를 떠나 안포리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안포마을을 지나 화양로 도로를 가로지르며 하시루봉 자락의 고개를 넘는다. 안포리 해 뜨는 언덕을 지나면 내리막길로 굴개를 지나 원포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안포 해안길을 걸으며 만난 바다는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바다라서 그런지 더 잔잔한 호수 같은 느낌이다. 길은 이제 우회전하여 해안길을 벗어난다. 해안을 벗어난 남파랑길은 22번 지방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한 다음 좌회전하여 화양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화양연화를 새겨 넣은 폐 공중전화 부스에 눈길이 머문다. 이곳이 화양면인 것과 연관된 조형물이라는 추론을 하면서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하는 나만의 화양연화는 언제인가?를 생각해 본다. 청년시절, 신혼시절, 아이를 키..
경정 3리 오매항을 지나서 언덕을 넘어가면 경정 해수욕장과 경정항, 경정 2리 방파제를 지나서 말미산 숲길로 들어간다. 아직 축산항은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블루로드 C코스 표지판이 등장했다. 파도가 거칠지 않으면 오르락내리락할 것 없이 안내판 대로 해안으로 돌아서 가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파도가 거칠다면 우회하지 않는 게 맞을 것이다. 목은 사색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블루로드 C코스는 축산항부터 고래불 해수욕장에 이르는 경로다. 해안을 바위 지대를 돌아가는 우회로는 얕은 물의 넓은 암석지대로 푹푹 빠지는 모래도 아니고, 물이 첨벙거리는 것도 아니어서 걸어서 지나기에 무리는 없다. 멀리 경정항의 좌우 등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물이 많을 때를 대비해서 돌다리를 만들어 놓기도 했으니 우회로를 통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