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항을 떠난 해파랑길 40코스는 주문진 등대를 향해서 언덕을 오른다. 언덕을 내려오면 오리진항과 소돌항을 거쳐 소돌 해변과 주문진 해변에 이르면서 40코스와 강릉 바우길 12구간을 마무리한다. 주문진 등대를 향해서 견치석으로 높이 쌓아 올린 석축 옹벽 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개의 어금니를 닮아서 견치석이라 부르는 옹벽 재료는 전체적으로 보면 사각뿔 모양이다. 산소의 옹벽 쌓기는 이 정도 높이로 쌓지는 않는데, 높이 경사도를 극복하려니 힘든 공사도 극복했으리라...... 길을 천천히 오르는데, 힘겹게 언덕을 오르시는 어르신을 한분 지나쳐야 했다. 가볍게 인사를 하며 지나치지만 뻘쭘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등대로 가는 길에 그려진 벽화는 예쁘지만, 과연 이런 그림은 어르신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코로나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고 봄도 한창인 계절 강릉으로 해파랑길 걷기를 떠나기로 했다. 된장도 가르고 이것저것 집안일을 처리하느라 한 주 쉬고 떠나는 길이다. 수도권 아래에서 강원도를 가기가 녹록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해 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 강릉으로 떠나는 기차들은 모두 매진이다. 봄 나들이로 두 시간 만에 강릉에 갈 수 있는 세상이다. 밤 기차를 타고 새벽에 정동진에 내려서 해돋이를 보던 것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았고 이제는 그렇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는 하루 전날 강릉으로 이동해서 다음날을 준비하기로 했다. 학산 오독 떼기 전수관으로 가는 101번 버스가 운행 횟수가 많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강릉에 도착하면 첫날은 강릉 이화 모텔에서 쉬고 다음날 인근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