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한국에서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되었다면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오는 야간 버스에서 내려 몽롱한 상태로 카트만두 시내를 터벅터벅 걷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트래킹을 시작하며 아낀 하루 덕택에 상상치도 못했던 여유를 누리고 있다. 어제 새벽 얼리 체크인한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오니 이곳에서 오래 머물고 있는 것과 같은 익숙함이 있다. 아침 식사는 어제저녁 대장금 한식 식당에서의 식사가 워낙 만족스러워서 다시 한식을 먹을까 했는데, 식당 문을 열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한단다. 결국 빵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제 갔었던 핫 브레드(Hot Breads)가 아닌 다른 집을 찾아 나섰다. 타멜에서는 그 역사가 오래된 펌퍼니클 베이커리(Pumpernic..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오는 야간 버스는 타멜(Thamel) 입구 큰길에서 우리를 내려 주고는 미련 없이 제갈길을 간다. 피곤이 수면제라고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야간 버스에서의 긴 시간은 비행기만큼의 안락함은 아니었지만 나름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었다. 어제 톨카부터 담푸스까지 걷고 또 포카라 시내를 걸어 다녔던 피곤함이 야간 버스에서의 휴식으로 풀어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얼리 체크인을 받아 주는 호텔을 찾아가는 발걸음만은 가벼웠다. 정해 놓은 숙소가 없으니 골목길에서 보이는 숙소 중에 깔끔하고 비싸지 않은 숙소가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새벽 5시를 바라보는 시각 어두컴컴한 타멜(Tahmel) 골목은 지난밤의 화려한 여흥이 가시지 않은듯 고요한 가운데서도 조금은 들뜬 분위기가 아닌가 ..
몇 시간 동안 머물렀던 포카라의 호텔 UNI를 떠나면서 옆지기에게 저녁 식사 메뉴를 물어보았다. 한국에서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무사히 산행을 끝내고 포카라로 돌아오면 나에게 스스로 상을 준다는 의미의 저녁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넉넉한 예산으로 한국 식당에서 거나한 저녁을 먹거나 스테이크 집에서 고기를 썰어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길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옆지기가 호응만 하면 바로 실행될 일이었다. 그러나, 옆지기는 조금 생각하더니 배도 고프지 않고 일단 야간 버스 타는 곳 근처로 가서 패스트푸드 점이 있으면 먹자고 한다. 길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은 덜었지만 과연 야간 버스 타는 곳 근처에 가면 마음에 드는 식당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그렇지만, 옆지기의 말을 따라서 어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