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하룻밤을 쉬고 남해 터미널을 거쳐 "금평" 정류장에 버스를 내렸다. 다시 시작하는 남해 걷기는 신전 마을 해변을 돌면서 내륙으로 들어가 호구산 군립 공원을 향해 산을 오르다가 호구산 아랫 자락의 임도를 걸어 미국 마을에 이른다. "금평" 버스 정류장에 내려 남파랑길 42코스의 시작점인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 센터로 가는 길은 해무가 가득하다. 봄 농사를 준비하는 분주함이 느껴지는 3월 중순의 남해는 이른 아침의 서늘함과 봄기운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앵강만, 앵강다숲 마을의 이름에 들어가는 꾀꼬리 앵(鶯)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에 실제 꾀꼬리의 모습을 찾아보니 참새목 꾀꼬리과로 4월 무렵에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라고 한다. 이름과 소리만큼이나 노란색의 특이한 몸체를 가졌다. 꾀꼬리 소리를 ..
천하 몽돌 해변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41코스는 서포 김만중의 노도로 건너갈 수 있는 벽련항과 원천항을 지나 앵강만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앵강 다숲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노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남기는 벽련항의 흰 물결을 뒤로하고 앵강만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남면의 설흘산이 존재를 뽐내고 있다. 원천포구로 향하는 길, 도로변을 걷기 시작하며 남해 바래길은 어김없이 한 줄 서기를 안내하고 있다. 서포 김만중은 서포 밥상을 받아 보았을까? 하는 우스개 상상도 해본다. 도로변을 걷는 길, 도로변에는 녹나무가 푸른 잎을 견디고 있다. 상록 활엽수가 겨울에도 잎을 견디고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남해라서 가능한 모습일 것이다. 길은 남해군 상주면에서 이동면으로 넘어간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