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읍에 들어선 해파랑길 48코스는 반암리 솔밭길과 반암항을 거쳐 목적지인 거진항에 도착한다. 길은 거진항까지 계속 해안길을 따라 이어진다. 작은 동산인 마산이 있던 거진읍 송죽리를 지난 반암리로 들어간다. 솔숲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솔숲 옆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간다. 오전 10시를 바라보는 시간, 태양이 아직 머리 위로 올라오지는 않은 상황이라 해변 솔숲이 길에 그늘을 만들어 주어 싱그러운 느낌으로 걸을 수 있어 좋다. 잠시 7번 국도 인근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이내 반암리 마을길로 들어간다. 반암리 마을길을 지나는데 각 집마다 걸려 있는 주소 팻말이 독특하다. 생선 한 마리에 "후리질 소리"라고 적어 놓았다. 멸치라고 추측했는데 멸치가 맞았다. 마을길에서 만난 아주머니에게 여쭈어보니 멸치가 맞다고..
고성의 남천을 건너 동호리 해변에 도착한 해파랑길 48코스는 동호리와 봉호리를 지나 북천을 건너 송죽리로 넘어간다. 동호리 해변길에서 장우산을 들고 혼자서 해파랑길을 걷고 계신 어르신을 만났다. 50코스까지 서너 번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분이다. 터벅터벅 속도가 빠르시지도 않고, 가끔은 바닥에 주저앉아 지도나 안내서를 보시기도 하신다. 내심 우리가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시는 것 같았는데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그분에게도 우리에게도 각자의 흐름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하지 감자가 나올 시기답게 감자 밭에는 감자꽃이 피었고 열매가 맺힌 곳도 있다. 감자도 마늘도 땅속 작물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마늘도 감자도 꽃을 피우고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힌다. 그리고 열매를 심으면 마늘도 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