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특보에 푹푹찌는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계절은 변함없이 흘러서 가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들판에서는 올해는 해가 좋아서 추석이 아직인데 벼 수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열대야에 들척이다 선풍기를 부여잡던 새벽도 조금씩 없어지고 깊은 잠을 이루는 날이 제법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홀경의 산책길을 만드는 때죽나무"에서 다루었던 적이 있지만 봄의 절정에 피어나는 때죽나무 꽃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꽃이 지고난 자리에 매달린 열매 또한 꽃에 비할바가 아닐만큼 이쁩니다. 앙증맞은 크기의 동그란 열매에는 기다란 꼬리가 달려있어서 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던 펜싱 경기의 펜싱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열매에는 독성이 있어서 물고기가 기절할 정도라 합니다. 죽이지 않고 기절시키는 ..
소만(小滿)의 때에 만남 이를 모른 나무의 꽃에 발거음이 멈추고 눈동자가 어찌할바를 모르고 마음은 온통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에 넋을 잃은 사람처럼 고개를 부끄럼없이 쳐들고 있다.때죽나무과의 때죽나무라는 명찰을 차고 아파트 단지 한 귀퉁이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지만, 햐얀 동백도 아닌 것이 노오란 꽃술을 달고 벌건 백주에 하얀 등을 매달고 나무 문외한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많은 꽃 들은 벌을 부르려고 하늘을 향해 꽃잎을 여는데 하얀 꽃잎은 땅의 기운을 받으려는지 온통 땅을 향해 아래로만 펼쳐있다. 박쥐도 아닌것이...... 추위와 공해에 강한 특성 때문일까, 꽃술이 동백을 담아서 일까? 동백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기름 성분이 많은 때죽나무 열매의 기름으로 동백나무 기름을 대신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