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도 해변의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해파랑길 49코스 나머지와 50코스의 도보 여행 가능 구간까지 걷는 것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하룻밤 묵은 부천장 모텔은 연식이 오래되기는 했어도 나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해파랑길을 걷다가 해수욕을 하는 꿈만 같은 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해수욕을 위한 준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숙소 바로 앞바다에서 조개도 잡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젖은 옷은 빨아서 베란다에서 말릴 수 있었으니 문제가 될 게 없었다. 주인장이 바다가 보이는 방을 주셨는데 방안 벽면에는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어찌 보면 낙서지만 벽에 나름 정성스럽게 적어 놓은 글을 읽으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모..
어달 해변을 지난 해파랑길은 대진항을 거쳐서 철길을 따라 망상 해수욕장을 지난다. 어달 해변을 떠나 일출로를 따라 해변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있는 특이한 한진 등대를 만난다. 보통 등대라 하면 규모가 있는 등대는 언덕 위에 설치하고 작은 등대는 항구 입구에 설치하기 마련인데 이 등대는 길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다. 추측하기로는 인근 대진항까지 해변으로 암초 지대가 많아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해안 바위 지대 뒤로 대진항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다른 항구보다 유난히 키가 작은 등대들이 설치되어 있다. 빨간 등대는 배 모양, 하얀 등대는 봉수대 모양이다. 인근에 185.8미터의 봉화대산이 위치한 까닭인 모양이다.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대진항을 지나서 대진항 입구에 널찍하게 마련되어 ..
예주 목은길을 벗어난 해파랑길은 관대길을 통해 대진항에 이르고 해안길로 대진 해수욕장과 고래불 국민 야영장을 거쳐서 해파랑길 22코스의 목적지인 고래불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대부분 평탄한 길을 걷는다. 관대길 고개를 넘어서 마을길로 내려가면 대진항에 도착한다. 큰골, 반나골, 반니골, 부시골 등 골짜기 이름이 많은 동네다. 뒤로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앞으로 바다가 있는 푸근한 마을이다. 강원도 고성에도 대진리가 있는데 그곳의 현재 지명은 현내면 한나루로이다. 인천에도 한나루로가 있다. 결국 영덕의 대진리라는 지명이 한나리, 한날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 것이 이해가 된다. 대진리와 한나루는 크고 넓은 나루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대진항에 도착하면 좌회전하여 해안길을 따라서 이동한다. 방파제도 길고 규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