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봉황산 정상에서 란타우 트레일 3코스의 나머지 길을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보다는 수월합니다. 능선을 타고 쭉 내려가서 3코스의 시작점이자 란타우 트레일 2코스의 종점인 백공요(Pak Kung Au, 伯公坳)라는 이름의 계곡까지 갑니다. 란타우 트레일이 란타우산을 가로지르는 퉁청길(Tung Chung Rd)과 교차하는 장소로 이곳에서 퉁청 시내까지 가는 버스들을 탈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위의 사진 처럼 능선들을 따라서 완만하게 내려가는 길이라 속도를 조금 더 낼 수 있었습니다.



트레킹을 시작해서 조금 올라가다가 만난 거리 표지판이 L026 이었으니까 한 구간이 5백미터씩이고 시작 지점부터 감안해도 1킬러미터가 조금 넘은 수준입니다. 한참을 낑낑대면 올라 왔는데 겨우 1킬로미터라니......그래도 이제 부터는 내리막이니 그나마 다행인 것이지요. 멀리 보이는 퉁청 시내에 언제나 도착할 수 있을지 까마득 합니다. 



능선을 걸어 내려가는 길에서 만나는 절경들입니다.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시야는 무엇을 바라 보아도 멋집니다.



내려온 길을 가끔씩 돌아 봅니다. 들풀로 덮인 능선에 돌 계단이 전부이지만 이런 풍경 또한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들은 자꾸 가던 걸음을 멈춰 세워 한 컷을 남기게 합니다.



외로운 능선길. 가파른 오름이 아니라 걸음 걸이는 빨라지고, 발이 내딛는 속도만큼 대화는 끊어지지만 그 고요함 속에서 산행의 참 맛을 느껴 봅니다.



계곡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매섭습니다. 봄이 오면 이 매서운 바람과 함께하던 들풀들도 초록으로 옷을 갈아 입을 것입니다.



길은 화려하지 않아도 길을 걷는 이에게 평화를 주는 마법이 있는듯 합니다. 꼼꼼하게 등산로를 정비해 놓은 홍콩 사람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날씨가 흐려지면서 먹구름이 퉁청 시내와 공항을 감싸고 있습니다.



걷는 속도가 빨라 지는 만큼 거리 표지판도 자주 나타납니다. 가만히 앞만 보며 걷다가 거리 표지판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며 둘러 보아서 그런지, 아니면 경관이 좋은 위치에 거리 표지판을 세워서 그런지, 거리 표지판이 있는 지역 근처에서 바라 보는 경관은 대부분 장관을 이룹니다. 



란타우 트레일 3코스 걷기에서 한 커플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동행 아닌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 하산길에서는 저희와 이 커플만이 자주 만났습니다. 이 커플은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자신의 컨디션 만큼 홀로 걷다가 쉴때는 같이 만나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산행을 했습니다. 언어가 상호 통하지 않는 커플이었지만 자꾸 보고 자꾸 인사하다보니 나중에는 동료처럼 미소로 인사하고 사탕도 나누어 주며 때로는 서로의 모습에 박장대소하는 사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산중에서는 나쁜 사람이 없습니다.



많이 내려 왔는지 퉁청 시내와 공항이 가까워 보입니다.



산을 내려 갈 수록 주변 풍경도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온통 누런 들풀로 가득했던 능선에는 초록빛이 하나, 둘 늘어 갑니다.



지대가 많이 낮아진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무성한 조릿대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저 동산만 넘으면 끝일것 같은데, 끝일것 같은데 하는 아쉬움이 몇번 반복되다 보면 산 중턱을 지나 금방 산 아래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릎에 부담이 조금씩 밀려 오는 저질 체력을 이끌고 길을 걷다보면 끝날듯 끝나지 않는 길이 원망스럽기는 합니다.



봉황상 정상 부근이 L024 였으니 L021까지 최소 1.5Km 이상은 걸었고 앞으로 1Km 조금 더 걸으면 오늘의 산행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습니다.



이제 산 능선 옆으로 보이는 바다와 섬도 가깝고, 능선 길도 동산을 가로 지르는 느낌입니다.



돌아보니 안개가 봉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곳을 지날때 저 안개가 우리의 시야를 막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돌아보면 아찔한 그 먼 길을 무사히 지나온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우측의 사진은 란타우 트레일 2코스의 모습입니다. 우리의 목적지인 백공요에서 다시 오르는 길입니다.



이제 목적지인 백공요까지 5백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입니다. 산 아래인 만큼 시야는 점점 나무들에 가립니다.



란타우 트레일 2코스가 보일 정도의 거리이니 이제 저 앞의 동산만 지나면 끝이겠지요?



수줍게 꽃을 피운 나무. 야생 차나무로 보이는데 품종이 다양하니 정확하게는 모르겠네요.



내려올 수록 나무들에 파 묻혀 걸을 수 밖에 없습니다.



란타우 트레일 3코스의 마지막 거리 표지판. 우리는 거꾸로 내려왔으니까 마지막 이지만 정식 코스의 시작이 이쪽이니 3코스의 첫 표지판인 셈이지요. 도착지점에 있는 L018만 보면 오늘의 산행은 끝이 납니다.



길이 넓어지고 정자가 보이는 것을 보니 다온 모양입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정자는 쉼터이기도 하지만 2003년 이 근처에서 일어났던 B-HRX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두명의 승무원들을 기리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드디어 백고요에 도착했습니다. 계단 아래로 도로도 보입니다. 



저희의 목적지이자 란타우 트레일 3코스의 정식 출발지에 세워진 거리 표지판. 70킬로미터에 이르는 란타우 트레킹 코스를 5백미터 단위로 나누어서 L001부터 L139까지 세웠다고 합니다. 저휘는 그중에 극히 일부만을 걸은 것입니다.



저희를 퉁청 시내까지 데려다 줄 버스들을 타는 버스 정류장. 이곳에서 3M, 11, 11A, 23중의 하나를 타고 퉁청 소방서(Tung Chung Fire Station; Shun Tung Road, 東涌消防局; 順東路)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옥토퍼스 카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저희가 내려온 등산로 입구.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막상 떠나려니 아쉬움도 남습니다.




728x90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