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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부터 준비하던 남도 여행을 얼마전 다녀왔다. 한달전부터 표를 예매하며 여행을 준비한 이유는 기차표 파격 할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였다. 코레일에서는 기차표 예매를 1개월 전부터 할수 있는데 일부 KTX구간에 대하여 아래 그림과 같이 파격 할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는 검토해 볼만하다. 항공사의 Early Bird 요금제와 비슷한 개념인데 이왕 가는 여행 무궁화 가격, 절반의 시간으로 KTX를 이용할 수 있으니 코레일 입장에서는 빈자리가 줄어좋고 여행자에게는 저렴한 이동 수단을 얻을 수 있으니 괜은 제도라 생각된다.

 



 

대나무 축제가 열리는 전남 담양까지는 광주를 통해서 들어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KTX가 서는 정읍역에서 담양으로 가는 방법도 좋기는 한데 대중교통편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담양 여행 상품을 파는 여행사의 경우 많은 경우 정읍역에서 관광 버스로 이동하는 코스를 잡고 있다.

 

우리 가족은 천안아산 역에서 KTX 산천을 타고 광주역까지 이동하고 광주역 3층을 통해 기차길을 건너서 담양가는 311번 버스를 타고 담양 죽녹원으로 이동했다. 담양-광주를 오가는 311번 버스는 구간 요금을 적용하고 있어서 기사님에게 어디까지 가는지 알려주면 요금을 알려주신다. 버스는 자주 있는 편이고 중간에 고속도로를 통해서 가기 때문에 40여분으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간에 "말바우 시장"이란 곳을 거치는데 때마침 장날이라 차가 조금 밀렸다. 말바우 시장의 이름이 특이하고 버스에서 봐도 시장이 커서 돌아오는 길에 택시 기사님께 여쭈어 보니 말바우 시장이란 이름의 유래는 잘 모르신단다. 아무튼 말바우 시장은 2,4,7,9장이라는 조금 특이한 형태로 운영되고 한번쯤 들르고 싶은 도심속 시골장이었다.(검색해보니 임진왜란때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말이 발을 내딛은 바위가 말굽 모양으로 움푹패여 말바우라 부르게 되었고 그 바위 주변에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유래란다)

 

대나무 축제가 열리는 시점에 방문했기에 축제 안내를 통해 미션 6가지 이상을 수행하면 담양 상품권을 준다는 소식에 가족 모두 미션지를 받아들고 죽녹원으로 향했다.

 



죽녹원내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축제 관련 에드벌룬과 함께 관방제림과 멀리 메타세콰이어길이 보인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특이한 경고판들을 보게 마련인데, 죽녹원에서는 "죽순 채취 금지"가 있었다. 그 어떤 곳에도 볼수 없는 경고판~~~

 



대나무는 원없이 본 하루였다. 여러 여행의 촬영지가 된 이유도 이 대나무 때문이다. 동남아 풍경을 찍기 위해 비싼돈 주고 비행기 탈 이유가 없는것 아닌가 .....바람에 대나무가 흔들리면 나는 소리도 잊을 수 없다..

 





크고 다양한 죽순에 가족 모두 감탄을 연발했다. 때마침 일을 하시던 아저씨 말씀으로는 시중에 파는 요리용 죽순들은 많은 경우 죽순에 항아리 같은 것을 씌어 놓아서 먹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도록 한 것이란다.

 



죽녹원은  걸어서 둘러보기에 작지 않은 공간으로 여러 갈래의 코스가 있었는데 딸아이는 등산에 비견하며 오르막에서는 헥헥거렸다.

바로 위 사진 근처에서 1박 2일을 촬영했는데 작은 연못의 이름이 이승기가 빠졌다고 "이승기 연못"이란다...


 



돌아오는 코스에서 본 대나무 뿌리로 비와 사람들의 걸음에 드러난 모습이 마치 괴물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것 같았다.

 




죽녹원을 나와 관방제림으로 건너가는 다리의 모습으로 아기자기하니 카메라를 자연스럽게 들이대게 하는 풍경이다.

 



관방제림은 풍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인조때 만든 것으로 거대한 나무들의 모습에서 선조들이 쏟은 정성을 후손들이 누리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대나무도 그렇고 관방제림의 나무들도 그렇고 메타세콰이어 가로수도 그렇고....고갈을 걱정하는 국민연금 같은 것 말고 후대가 누릴 수 있는 좋은 것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로 도보로 거닐 수 있는 일부 구간은 1천원의 입장료가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돌아가는 코스등을 감안하여 차도쪽 길을 선택해서 걸었다. 고궁의 대리석에서 볼 수 있는 이끼 같은 것이 나무 표면에 있는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담양의 인상은 "차분하다!", "선조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은 같은 코스로 광주역까지 온다음 택시를 통해서 광주 시립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시간이 좀더 넉넉하다면 박물관도 들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딸아이의 의견에 따라 선택한 시립 미술관은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못지 않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었다. 여러번의 비엔날레를 치른 덕택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았다.

 



비엔날레 기간은 아니었지만 미술관 근처는 가족 단위의 많은 나들이객들이 있었다.

 



광주 시립 미술관 앞의 조형물. 뒤로 보이는 건물이 미술관이다. 미술관 방문시 주의할 점은 미술관이 고속도로 입구라서 잘못 진입했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고, 버스나 택시를 타려면 조금 걸어야 한다는 것에 유념해서 어느 방향으로 입장/퇴장할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장소나 의미 있는 행사를 만나는 것도 한가지 목적이었는데, 미술관에서 5.18 관련 작품들을 만난것은 우리 가족에게 아주 귀중하고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작품과 사료들을 통해서 당시의 참상과 의미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현대의 많은 이들이 5.18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관심 조차 두지 않고 있다. 심지어 광주의 젊은이들 조차....미술관에서 광주역으로 오는 택시에서 들은 기사님의 고백은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 "내 아들 친구들이 얼마전에 집으로 놀러왔는데 내 아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5.18에 대해서 다들 잘 모르더라고....."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중요한 획을 긋는, 나무의 옹이와 같이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그때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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