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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TV를 도배하고 있는 두가지 광고가 있습니다. 하나는 네이버(NHN)의 PAYCO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글의 소재인 삼성페이입니다. 자주 대하는 광고이지만 나와 깊은 연관이 없다면 별 관심 없이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가 보다" 정도로 지나치게 마련이죠. 그런데, 알고보니 삼성페이는 뭔가 "다름"이 있더군요. 바로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라는 특이한 기술이었습니다. 우리말로는 "마그네틱보안전송" 이라 하는데 기술을 간단히 설명하면 매장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통상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긁어서 결제하는 방식은 신용카드 뒷면에 있는 자성체(magnetic stripe) 때문인데 이 자성체를 읽는 헤더에 신용카드 실물 없이도 카드를 긁는 것처럼 자기장을 일으켜 주는 것이 MST라는 기술입니다.
위의 그림은 자기 기록 장치의 원리를 설명해주는 그림으로 자성체의 N극, S극 자화 방향에 따라 정보를 기록하고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기 기록 장치의 두가지 쓰기 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를 사용한 것이 하드디스크, 릴 테이프 등의 기억 장치이고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오디오 테이프 또한 이 원리를 사용한 것입니다. 신용카드 뒷면에 발라진 것도 신용카드 정보를 담고 있는 자성체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자기 기록 장치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오디오 테이프 같은 형태로 생긴 카세트 어댑터가 등장하여 MP3 플레이어의 음악을 자동차의 테이프 카세트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은 어찌보면 그리 놀랄일도 아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자성체(오디오 테이프)의 움직임 없이도 카세트의 헤더가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신호를 전달할 수 있음은 삼성페이(MST)가 무선으로 자기장을 일으켜 정보를 읽게 할 수 있는 것과 매우 유사해 보입니다.
안드로이드페이, 애플페이로 결제하기 위해서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어야 하는데 삼성페이(MST)의 경우에는 이전의 MS 방식만 지원하는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의 거의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반면에 정치, 문화적, 혹은 기술적 장애물이 과연 삼성페이의 MST 기술이 삼성의 스마트폰이나 결제 시장에 도움을 줄지는 의문입니다. 기술은 있으나 안드로이드를 놓쳤던 삼성이 자신의 영향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삼성페이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첫번째 관문은 사람들의 "익숙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떤 매장에서도 결제가 가능하고 삼성이 MST 기술을 위해서 인수했던 루프페이(https://www.looppay.com)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비를 사용하면 삼성의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MST 기술을 통한 결제가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익숙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실 TV 광고를 보면 삼성페이가 PAYCO 류의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으로 생각된것이 사실입니다. TV 홍보가 성공하려면 기술이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직접 카드를 긁은 기억이 있나 싶습니다. 대부분 점원에게 카드를 전달하고 점원이 직접 카드를 긁고 고객은 사인만 하고 영수증과 카드를 같이 받는 것이 몸에 밴 익숙함입니다. 심지어 POS의 카드 리더기는 고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혁신적이어도 과연 이러한 익숙함을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정책적 관문입니다. 대한민국은 현금 카드의 MS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강제하고 대신 IC 카드로 대체시키는 정책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IC카드가 발행 비용도 비싸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MS 카드 복제처럼 복제가 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정책은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금카드에 이어서 신용카드의 MS 사용제한이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의 MS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MST 기술을 사용하는 삼성페이는 어떠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IC 카드 사용을 강제하는 정책을 다른 나라에서도 밀어부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삼성페이의 MST기술과 IC카드 정책과는 뭔가 방향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NFC를 사용한 비접촉식 결제와 삼성페이와 같은 비접촉식 결제 방식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을 가정하면 정책이 밀어준 접촉식의 IC 카드는 점점 설땅을 잃지 않을까 싶지만 이또한 가정일 뿐입니다.
마지막 관문은 보안성입니다. MS카드 자리를 IC카드가 차지하는 것도 보안성 이슈에 대해서 정책 입안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페이의 등장 시점부터 삼성측에서 이런 우려를 감안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보안성을 감안한 대비책이 많아질수록 편리함은 낮아지고, 반면에 편리함이 높아질 수록 보안성이 취약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이러한 사용자들의 우려를 잠식시키면서도 편리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현실화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리더기 옆에 사용자가 모르는 또다른 수신기로 내 카드 정보를 도청할 수 있다면 누가 이런 장비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흥미를 이끄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루프페이(LoopPay), 루프페이를 인수한 삼성의 선택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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