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차 마을에서 마지막 숨을 고른 저희는 이제 산티아고 순례길 1일차 목적지인 포르토마린을 향해서 마지막 힘을 냅니다. 언덕위의 집 한채. 담쟁이 옷을 입은 고목 뒤로 왠지 쓸쓸함이 묻어 납니다. 코 앞에 목적지를 둔 상황에서 최종 목적지까지는 93.745Km가 남았습니다. 이른 시간에 출발한 덕택에 오후 2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니 쉬엄 쉬엄 걸었어도 아직도 여유가 있습니다. 멀리 우리가 포르토마린으로 가려면 반드시 건너야 하는 호수 아니 저수지가 보입니다. 이제 언덕만 내려가면 저수지를 건너는 다리를 만나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포르토마린입니다. 멀리 건너편 언덕에 하얀 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저희 오늘 묵을 포르토마린입니다. 빌라차 마을을 빠져나와 언덕위에 오르면 두가지 길로 포로토마린으로 갈 수..
마르카도이로 마을에서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넉넉한 쉼을 가진 저희는 마치 학교 수업처럼 50분을 걷거나 남은 거리가 몇Km로 떨어질 때까지 걷자하는 작은 목표를 가지고 걸었습니다. 아무리 쉬멍 걸으멍 걷더라도 조금 힘든것은 이겨내는 맛도 있어야 걷기가 재미있는 법이죠. 아 파로차(A Parrocha) 마을을 거쳐서 포르토마린 도착전 마지막 마을인 빌라차(VILACHÁ) 마을에 도착하면 오늘 여정도 끝이 보이는 지점에 도달합니다. 파라솔이 펴진 마당의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던 메르카도이로 카페(Restaurante Mercadoiro) 뒤로 하고 오후 걷기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스페인의 전봇대. 벽돌도 그렇고 전봇대도 그렇고 스페인은 밋밋하게 두질 않네요. 벽돌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전봇대도 나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