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와의 인연은 청년으로 "데미안"을 만난 것으로 시작되었다. 삶의 무게와 청춘의 고민으로 버거워 했던 그때에 만난 데미안은 읽지 못한 고전을 하나씩 읽게 했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휠씬 이전이고 PC 통신이 삑하는 모뎀 소리와 함께 삶의 탈출구 역할을 하곤 했으나 명작이 가져다 주는 위안 만큼의 묵직함이 있지는 않았다. 데미안 이후 만난 헤세의 책은 "싯다르타" 였다. 강의 흐름 앞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주인공을 그리는 장면은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친구들과 호를 만들어 부를 때 내 이름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얼마전 스승의 날 은사님을 뵈러 가면서 서재에서 고른 책이 바로 헤르만 헤세의 "페터 카멘찐트" 였다. 기차 여행이나 전철에서의 독서 만큼 좋은 독서 환경도 없다...
지금까지 유토피아라 하면 인간들이 가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 뿐이었는데,책을 읽고 나니 "이상 세계"라 불리는 UTOPIA는 더이상 모든 인간이 꿈꾸는 이상 세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데올로기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좌파적 시각에서는 교과서와 같지만,우파적 시각에서는 금서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진 사람은 끝없이 가지려고 하고, 없는 사람은 힘들게 일해도 결국 손에 쥐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시대가 변해도 수많은 위대한 지도자와 혁명이 있었어도 변하지 않는 현실, 이런 현실 앞에서 저자는 "유토피아"라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서 사회 변혁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풀어본 것이 아닐까 싶다. 영어 단어 뒤에 -pia를 붙인 수..
지난해 친구들과의 송년회때 "예전에 읽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요즘 백범일지를 읽고 있는데, 근현대사를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체감하듯 참 재미있게 읽고 있다!" 했더니 친구들의 반응은 넌 어릴적 읽었었냐? 교과서에서도 본적이 없는것 같았는데....한다.나만 늦었다 싶었는데 TV 프로그램 방영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백범일지를 만난 사람이 적다는 것에 의아해 했다. 백범일지를 시작하면서 한방 얻어 맞은것은 그의 호인 백범의 한자가 하얀 호랑이의 의미가 아니라 소나 돼지를 잡는 백정(白丁)의 백과 평범한 사람을 뜻하는 범인(凡人)의 범이었던 것이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정부의 문지기를 해도 좋다는 그의 참 겸손이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구라는 이름 또한 예명으로 본명은 김창수..
얼마전 광복절에 와이프가 상가집에 가야 한다고 해서 빗길에 와이프 혼자 운전해서 다녀오라고 하기에는 불안해서기사도 해주고 와이프 문상중에 아이들과는 영화를 한편 보기로 했다.평택역 AK플라자 위에 있는 영화관인데, 상영 시간 까지는 시간이 남아 아래층에 있는 서점에서 아이쇼핑이라도 하자는 딸내미에 이끌려 서점을 다녀왔다. 딸아이는 소설,나와 아들은 논픽션 그렇게 책들을 살펴보다가 손에 잡힌책 "아버지니까"이다.작가는 송동선님으로 지은이 약력을 보다가 정치판에 발을 담근 이력에 그만 책을 놓을까 하다가옆에 있는 아들 때문이었을까, "아버지니까"라는 타이틀에 머리말을 읽고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버지로써 살아가야 하는 운명을 만나보자 하는 생각으로 책을 구입해서 읽었다. 기자 출신의 작가이고 자신의 이야기이므로 ..
최근에 서울에 올라갈 일이 있어서올라간 김에 가족들과 함께 종로에 있는 아름다운가게 헌책방이 들렀습니다. 좋은 책을 싼 가격에 파니 이것 저것 필요한 책도 골랐지만,혹여나 하는 생각에 비소설부문을 훑어 보는데노란색 커버의 "돈 걱정없는 노후 30년"이란 책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노란색 커버라 눈에 확 들어온 것도 있겠지만, 아이들의 미래와 가족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손이 간것 같습니다. 다산북스 라는 출판사에서 펴냈고, 예전 제일은행에 근무하던 직원들 3명이 함께 쓴 책입니다. 저자들이 자신들의 삶과 고객들의 삶을 돌아보면서30대 중반의 주인공을 통해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그러한 책입니다.그런데 노후 대비라는 것이 미래와 관련한 이야기 이긴 하지만 미래 대비와 현재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