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항에서 든든하게 점심 식사를 챙겨 먹은 우리는 해파랑길 14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다섯 시간이 넘는 길이므로 호미곶에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면 잘 걸은 것이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출발하여 사라말 등대, 구룡포 해수욕장, 구룡포 주상절리를 거쳐서 삼정항에 이른다. 14코스의 종점은 호미곶이고 가는 길에 구룡포 해수욕장도 지나지만, "해파랑길"이라 쓰인 도로 표지판을 따라 직진한다. 도로 표지판에 "해파랑길"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 본다. 표지판에 있는 구룡포생활문화센터 아라 예술촌은 포항 문화 재단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주말이면 다양한 예술 강의와 체험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아라 예술촌 인근의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 또한 각종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
하정리를 지나면 해파랑길 13코스는 구룡포항에서 그 길을 마무리한다. 하정리 방파제를 지나면 마을길을 통해서 구룡포 읍내로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언덕을 넘어 구룡포 읍내로 가는 길에는 풀빌라들이 줄지어 있다. 말 그대로 객실마다 개인 풀(Pool)이 있는 숙박시설이다. 해파랑길이 지나온 울산, 경주, 포항 해변에도 풀 빌라들은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특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싼 가격에 우리 같은 중년 부부가 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포항 하면 과메기이고 말리면서 부패할 염려가 적은 11월부터 1월까지가 과메기 제철이라고 한다. 본고장답게 대나무에 걸어놓은 과메기가 해안가로 천지다. 과메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매년 생일을 찾아 먹듯이 날씨가 추워지면 멀리에서도 과메기를 주문해서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