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에 떠나는 배낭 여행 - TMB 걷기 여행기 2
귀차니즘은 공항에서도 발휘되는가 봅니다. 공항 보안검사에서 "삐" 소리 없이 그냥 통과하겠지 했는데 바지 후크에 있던 작은 쇠붙이 하나가 쉰 나이의 여행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마음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짜증들이 마치 맑은 연못에 흙탕물이 오르듯 잔잔하게 설레던 여행의 시작을 조금은 흩트려 놓았습니다. 보안 검색대에서 "삐" 소리가 나자 젊은 보안 요원이 몸을 훑어 대는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던 것입니다. 흔들린 쉰 중년의 마음은 옆지기가 보안 검사에 걸리지 않도록 준비한 작은 가위에도 굳이 그것을 왜 가져왔냐며 타박을 날립니다. 돌아보면 꼼꼼하게 매뉴얼대로 점검을 수행한 보안 요원의 성실함이었고, 차분하고도 빈틈없는 옆지기의 여행 준비였고, 바지의 후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몸 깊숙이 쌓인 귀차..
여행/뚜르 드 몽블랑 TMB
2019. 7. 30. 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