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를 지나는 서해랑길 69코스는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 안에서 천리포 1길 마을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백리포 해안 위쪽을 걸으며 숭의로 도로를 만나면 얼마간 도로를 따라 걷다가 수망산(140m) 자락으로 들어가고 산길을 내려오면 다시 숭의로 도로를 만나면서 의항해수욕장에 닿는다. 길은 천리포 해변으로 나가지 않고 시내버스가 다니는 마을길을 통해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천리포 종점을 출발한 시내버스가 태안 시내를 향해서 나가고 있다. 펜션들이 즐비했던 천리포 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천리포 1길 마을길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마을을 빠져나간다. 만리포와 천리포는 2007년 있었던 기름 유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곳인데 20여 년이 흐르고 있는 지금은 그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천리포 마을을..
만리포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만리포 해변을 시작으로 69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서 의항리로 넘어간다. 해변 끝자락에 이르면 163미터의 국사봉을 넘어 천리포로 향한다. 국립공원 지역이므로 좋은 숲길을 걷는 코스이다. 길은 천리포 해변으로 나가지는 않고 해변 뒤의 마을길을 통해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만리포 해수욕장 중앙에 있는 워터 스크린을 보면서 여정을 시작한다. 한 방송사에서 시보 방송을 내보낼 때 카메라는 이 워터 스크린을 관통해서 바다를 조망하는 방식이었다. 만리포를 방문하기 전에는 저게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만 있었는데 알고 보니 워터 스크린이었던 것이다. 낮에는 그냥 조형물일 뿐이지만 해가 지면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는 존재이다. 워터 스크린 안에서 바다로 잠기는..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인 파도리 해수욕장을 지난 길은 93미터의 망미산을 넘는다. 망미산을 내려온 이후 어은돌 해변부터는 국립공원 지역을 벗어나지만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국립공원 경계와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또는 경계선을 오락가락하며 함께 간다. 어은돌 해변 이후로 모항저수지와 모항항구를 차례로 지나고 모항의 북쪽 산을 돌아가면 만리포 해변에 닿는다. 원래의 서해랑길에서 벗어나 해안을 걸으며 파도리 해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우리는 해변 끝자락에서 서해랑길로 올라가서 여정을 이어간다. 높지 않은 망미산 산책로 걷기를 시작한다. 국립공원 구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그냥 느낌인지 몰라도 탐방로가 깔끔하다. 탐방로 좌측으로는 서해 바다를 보고, 숲 위로는 새파란 가을 하늘을 보면서 상쾌한 숲길을 걷는..
금소만의 길목에 위치한 통개항까지 내려온 서해랑길은 남서쪽으로 뒤끈이산 아래 자락을 따라 내려가서 아치내에 이른다. 아치내 캠핑장을 지나면 뾰족산 파도리 산책로를 걷는다. 태안 해안 국립공원 지역의 경계를 걸으면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70여 미터의 높지 않은 뾰족산을 내려오면 파도리 마을길을 거쳐서 파도리 해수욕장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통개 해변을 나와서 남서쪽으로 아치내를 향해서 가는 길, 우리는 통개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서해랑길에서는 이런 한적한 곳에서 만나는 버스 정류장이 좋은 쉼터가 되곤 한다. 정류장에서는 버스 승차 알림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다. 처음 보는 시스템이었는데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져서 멀리서 오는 버스가 저곳에 버스에 탈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
쉼 없이 겨울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가을을 만끽하러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태안으로 향한다. 소근만 바다 위쪽의 소원면 해안을 걸어 만리포 해수욕장까지 걷는 여정이다. 송현마을에서 시작하는 68코스는 서쪽으로 이동하며 간척지의 둑방길을 걷는다. 남쪽으로 화도를 만나는 구간이다. 어은돌 마을에 이르면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파도 2리 해안길을 걷어 통개해변에 닿는다. 태안 터미널에서 소원면 방면의 시내버스를 타면 68코스의 시작점인 송현마을 갈 수 있다. 송현 마을로 가는 버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송현마을에서 버스를 내리면 32번 국도 서해로를 건너서 송현마을로 들어가며 여정을 시작한다. 68코스는 22Km가 넘는 긴 코스 이므로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한다. 어은돌 해변까지는 서쪽으로 ..
서해랑길 63코스 천북굴단지에서 시작했던 이번 여행도 끝이 나고 있다. 자염 복원으로 유명한 낭금리 마을을 지난 길은 해안길을 따라서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에서 소원면 법산리로 넘어간다. 금소만 바다를 보며 법산리 해안길을 돌아가는 서해랑길은 법산리에서 송현리로 진입하면서 32번 국도를 만나고 국도변에 있는 송현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낭금마을 언덕을 넘어온 길은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겨울을 재촉하는 듯하다. 보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가운데 걷는 가을 여행길에 운치가 더해진다. 창밖으로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 하는 분위기를 상상해 보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에 취할 때가 아니다. 67코스 종점까지 약 8Km를 더 가야 한다. 정오를 ..
도황리 앞바다에 있는 둑길을 따라서 직선으로 바다를 건너가서 마금리로 넘어가고자 했던 무모한 시도는 철저히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다시 원래의 경로로 돌아와서 해안 둑방길을 따라 걷는다. 근흥면 도황리에서 용신리로 넘어가고 오리목길 인근에서 근흥로 도로로 나왔다가 용봉산에 오르면서 도로를 벗어난다. 70여 미터의 용봉산을 내려오면 마금 3리의 광활한 염전 지대를 가로지르고 낭금리 마을로 넘어간다. 바다를 건너서 마금리로 직접 넘어가고자 했던 무모한 시도가 실패로 끝난 후 원래의 도황리 해안가로 돌아오니 게 한 마리가 선착장 위에서 대결 자세를 갖춘다. 잠깐의 무모한 호기심 때문에 시간과 힘을 낭비한 것도 서러운데 작은 게 한 마리까지 대결하자고 달려드니 땅이 꺼질 것 같은 한숨이 절로 쏟아진다. ㅠㅠ. ..
오래 묵혀 놓았던 서해랑길 여행기를 다시 쓰기 시작한다. 여행 다녀온지 거의 5개월 만이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을 곱씹어 본다. 연포 해수욕장에서 하룻밤 묵었던 우리는 서쪽으로 이동하여 연포항 뒷산의 임도를 걷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임도에서 내려오면 산 아래를 휘감아도는 도황리 길을 걸으며 도황 2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도황길 마을길을 통해서 근흥로 도로에 합류한다. 근흥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도황 경로당 방면으로 좌회전하며 해안으로 나가는데, 해안길을 쭉 걸으면 될 일을 필자와 옆지기는 혹시 노두길을 통해서 바다를 건너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시간과 힘만 낭비하고 말았다. 물론 얻은 것도 있지만...... 연포해수욕장 주차장에서 67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구불구불한 태안군..
2024년11월 말과 2025년 1월 초까지 이어진 두번의 대만 걷기 여행을 총정리한다. 한번은계속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다른 한번은 계속 흐린 날씨 속에 있었지만 나라 나라에 비하여 만족도가 높았던 여행이었다. 편리한 대중 교통, 저렴한 음식 물가도 좋았지만 자유 여행객을 위한 럭키 드로우는 여행의 재미를 더해 주었다. 과연 나는 대만을 다시 갈까? ■ 대만 1차 여행대만 1차 여행기 - 타이베이 도착과 타이베이 대종주 시작대만 1차 여행기 -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 궈화(國華) 골프 클럽까지대만 1차 여행기 -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 칭수이궁(清水宮)까지대만 1차 여행기 - 타이베이 대종주 1코스 얼지핑(二子坪)까지대만 1차 여행기 - 스린야시장(士林夜市)대만 1차 여행기 - 시티투어 버스와 스..
대만 2차 여행의 마지막날 여정은 다안 삼림 공원, 주말 꽃시장과 옥시장을 지나서 이제 국립 타이베이 과학기술 대학교를 돌아서 중앙 예문 공원(中央藝文公園)을 거쳐서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향한다. 1백 년의 역사를 가진 타이베이 과기대의 입구에는 교훈 성박정근(誠樸精勤)을 크게 새겨 놓았다. 성실함, 순수함, 우수함, 근면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학교 인근의 거리는 학교의 역사만큼이나 울창한 가로수가 인상적인 곳이다. 타이베이 과기대 북쪽의 골목길을 통해서 방향을 돌려 이제 타이베이 메인역을 향해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대만 여행의 마지막 점심 식사는 즉석 라면집으로 정했다. 한국에서도 남파랑길이나 서해랑길을 걸을 때 한두 번 방문했던 경험을 생각하면서 대만의 즉석 라면집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크게 작용했..
대만 2차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여정의 시작은 다안 삼림 공원(大安森林公園)이다. 북쪽으로 두서너 블록을 올라가면 여기보다는 훨씬 작지만 다안 공원이라는 곳도 있어서 다안 삼림 공원이라 구별해서 부르는 모양이다. 지난 여행 때도 방문했던 곳인데 다시 와도 좋다. 이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멀리 101 타워도 시야에 들어온다. 도심에 있는 아주 큰 공원으로 타이베이의 센트럴파크라 불릴만한 곳이다. 원래는 숙소 근처의 스키야에서 조식을 먹고 여정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앉을자리가 없어서 포장해 왔다. 다안 삼림 공원 벤치에 앉아서 공원 풍경을 보며 아침 식사하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대만의 1월도 쌀쌀할 수 있다는 것이 약간의 문제였지만 춥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소고기 덮밥으로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여정..
2차 대만 여행의 삼일째 날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예류 지질 공원에서 남쪽으로 걸어 내려온 해안 산책길은 외목산 전망대를 지나면서 끝이 나고 지룽시 시내 구간으로 진입한다. 정면으로 거대한 석유 제품 보관 시설이 해안선을 가로막고 있다. 도로를 따라서 내륙으로 들어간다. 이곳에도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버스가 많은 중산 고등학교까지 시내 구간을 1.5Km 정도 걸어갈 예정이다. 무섭게 휘몰아치던 바다와 세찬 바람과도 이제 안녕이다. 정면으로 보이는 발전소의 굴뚝을 보니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해파랑길을 걸을 때 만났던 동해의 원자력 발전소를 만났던 추억이 떠오른다. 멀리 보이는 지룽섬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들어간다. 거대한 석유 보관 탱크 앞을 지나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 언덕길..
만리 해수욕장을 지나서 만리대교를 지나온 길은 만리항을 떠나서 해안 산책로를 이어간다. 사자공원을 지나며 신베이시에서 지룽시로 넘어가고 산 아래 해안선을 걷는 길은 외목산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만리항(萬里漁港)에 들어서니 이 지역 특산물인 예류 게, 완리 게의 소개와 조형물도 만날 수 있었다. 십자가게, 삼점게, 꽃게, 석게등 이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이라 하니 더욱 관심이 간다. 통발로 잡는다고 한다. 바람과 파도가 거센 오늘은 어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날인 모양이다. 만리항 포구에는 어선들이 조용히 잠을 자고 있다. 만리항을 떠난 산책길은 행복광장(幸福廣場)이라는 작은 공원을 지난다. 해안으로 만리권두석(萬里拳頭石)이라는 바위가 있다고 하는데 파도가 워낙 세서 그런지 어떤 바위가 주먹처럼 생긴 것인지 분..
예류(野柳) 지질 공원을 다녀와 편의점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우리는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마치 우리나라의 해파랑길을 걷는 느낌을 받는 곳이다. 관광지에서의 북적임을 뒤로하고 해안선으로 나가는 길, 한 식당 앞에 있는 수조의 수산물이 조금 특이하다. 예류 게(Yehliu crab), 완리 게(Wanli crab)라고 부르는 이 지역에서 잡히는 세 종류의 게가 있다고 한다. 이 지역 특산 게 중의 하나인 십자가 게(Crucifix crabs). 등 껍질의 특이한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특산품인 세 점 게(Three-spotted crabs)도 특이한 모양을 가졌다.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이 지역에서 나는 특산물이라 하니 더욱 눈길이 간다. 집게발을 노끈으로 하나씩 묶어 놓았다. 동..
대만 2차 여행 셋째 날은 대만 북동부 해안의 예류(野柳) 지질공원을 방문하고 이후로는 해안선을 따라 바닷가를 걷는 여정이다. 이른 아침 숙소 인근의 노채수전포에서 세 가지 만두를 구입해서 옆지기에 상납했더니 마음에 들어 하신다. 1차 여행 때도 사 먹었던 맛집인데 옆지기도 마음에 들어 했다. 만두로 먹은 간단한 조식 후에 타이베이 메인역 M2 출구 근처의 국광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여 1815번 버스에 승차하여 예류(野柳)로 향한다. 버스가 자주 있어서 부담 없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비가 조금씩 뿌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잠깐 눈을 붙이니 어느덧 예류에 도착했다. 예류(野柳)가 1815번 버스의 종점이 아니기 때문에 방송과 위치를 보면서 하차벨을 잘 눌러야 한다. 촉촉하게 젖은 길을 따라 예류항을 ..
타이베이 식물원과 국립 역사박물관을 다녀온 우리는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식물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난지창 야시장(南機場夜市)으로 향한다. 야시장을 둘러본 다음에는 MRT 용산사역을 통해서 숙소로 돌아간다. 오후 4시를 바라보는 시간 박물관 앞에도 길건너에도 국어실험초등학교(臺北市國語實驗國民小學)의 하교생을 기다리는 부모들로 분주하다.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다른 하나는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오토바이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초등학교 앞이라 그런지 차도와 인도 사이에는 콘크리트 분리대를 세워 놓았고 다양한 아이들의 그림으로 장식했다. 대만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중학교까지 의무 교육이라고 한다. 대만도 인구 감소로 폐교하는 초등..
지난번 대만 1차 여행 때 박물관 바우처를 잘못 구입해서 박물관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던 타이베이 식물원을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제대로 방문하기로 했다. 지난번 여행 때 참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북쪽 출입구에서 시작하여 크게 한 바퀴 돌아서 하화지(荷花池)라는 연못을 거쳐서 지난번 여행 때 받은 무료입장 티켓으로 국립 역사박물관을 다녀오는 여정이다. 타이베이 그린 라인 MRT 소남문(小南門) 역에 내리면 타이베이 식물원 북쪽 출입구로 바로 갈 수 있다. 식물원으로 가는 가로수길은 나무가 울창해서 벌써 식물원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안내판을 보니 인근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식물원과 국립 역사박물관 외에도 유유양(Yuyu Yang) 박물관과 우정(Postal) 박물관도 있었다. 울창한 가..
타이베이시 남부 완화구(萬華區) 지역을 걷고 있는 대만 2차 여행 둘째 날 여정은 제일 청과물 도매 시장(臺北市第一果菜批發市場)을 지나서 신디안 강변 산책을 이어간다. 강변 공원을 걷다가 청년 공원을 거쳐서 국광재래시장에 들르고 이후에는 버스를 타고 그랜드 하얏트 뷔페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하는 여정이다. 제일 청과물 도매 시장 후문 쪽으로 나오면 길을 건너서 신디안 강변 공원으로 나갈 수 있다. 화중교(華中橋) 다리 아래를 통과해서 강변 공원으로 나간다. 강변 공원으로 들어서니 한강 둔치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날이 흐리기는 하지만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청과물 도매 시장에서 구입한 사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여정을 이어간다. 신디안강(新店..
대만 2차 여행 둘째 날은 타이베이시 남부 완화구(萬華區)에 위치한 제일 청과물 도매 시장(臺北市第一果菜批發市場)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이베이 메인역 C1 버스 정류장에서 49, 246, 26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 안은 한산하다. 버스는 근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보피랴오 역사 거리(剝皮寮歷史街區)를 지난다. 청나라 당시 세워진 2백 년이 넘는 2층 벽돌집들이 이어지는 곳이다. 보피랴오(剝皮寮)라는 지명은 강으로 수운해온 삼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목재로 만들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에서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로 중심지가 옮겨지면서 쇠퇴했다고 한다. 타이베이 남부 완화구의 대표적인 명소는 용산사(艋舺龍山寺)이지만 시내 곳..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중간 지점인 칭티엔강(擎天崗)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고 양명산 버스 터미널을 거쳐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양명산 버스 터미널에서는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이런저런 과일들을 팔고 계셨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금귤이라 부르는 작은 귤모양의 과일을 한 봉지 구입해서 이틀간 맛있는 간식으로 먹었다. 이곳에서는 진짜오(金棗)라고 부른다는데 설탕 절임한 모양을 보니 중동의 말린 대추야자를 보는 것 같았다. 아무튼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스린 야시장이 있는 MRT 진티안역 앞에서 하차하니 독특한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臺北表演藝術中心)의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낮에 보니 더욱 특이하다. 스린 야시장의 낮 풍경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대충 골목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간이니 문을 연 ..
칠성산을 내려온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는 렁수이컹(冷水坑)을 거쳐서 칭티엔강(擎天崗)으로 향한다.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길이다. 몽환호(夢幻湖) 갈림길에서 렁수이컹(冷水坑) 쪽으로 이동하면 바로 칠성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전망대(七星山登山口觀景台)를 만날 수 있다. 이곳도 전망이 참 좋은 곳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구름 속에 있어서 도통 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다. 칠성산 입구 전망대를 지나서 150여 미터 내리막 계단을 내려가면 렁수이컹 방문자 센터(冷水坑, Lengshuikeng Visitor Center)에 닿는다. 이제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에 발걸음이 가볍다. 렁수이컹 계곡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지만 역시 구름 속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산 허리를 감싸고 내려간다. ..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는 칠성산(七星山, 1,120m) 주봉을 넘어서 렁수이컹(冷水坑)을 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칠성산 주봉이 1,100 미터가 넘는 높이이지만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이 고도 9백 미터 정도 이므로 아주 힘든 코스는 아니다.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을 떠나서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시작점인 칠성산 오르기를 시작한다. 주위는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안개가 자욱하지만 어차피 숲길을 걸어가므로 습기 가득 머금은 숲 속 계단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산행을 시작하는 지역에는 희한하게 조릿대 숲이 많은 편인데 이곳도 키 큰 조릿대 숲이 산행을 시작하는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준다. 국립공원 지역답게 길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표지판도 잘 마련되어 있다. 샤오유컹(小油坑) 주차장..
아들과 떠난 지난 대만 1차 여행의 시작은 때마침 내린 폭설 때문에 공항 접근조차 어려웠지만 여행 내내 화창한 날씨는 한국 출발의 어려움과 차가운 날씨를 잊게 했다. 그리고 3일 이상 대만을 여행하는 자유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숙박바우처에 당첨이 된다면 한번 더 대만에 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025년 1월 이제 그것을 실현하러 간다.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서 숙소는 후보만 알아두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 시작도 눈발이 날리기는 했지만 지난번 여행의 폭설은 아니었고 여행을 환송하는 하늘의 축하와도 같았다. 지난번 여행 때는 타이거 에어를 이용했으나 시간을 조금 당겨서 이번에는 스쿠트에어를 이용한다. 타이베이에 들렀다가 싱가포르까지 가는 특이한 항공편이었다. 물론 싱가포르까지 가는 승객들은 타이베이..
대만 1차 여행의 마지막날 마지막 여정인 주말 꽃시장과 옥시장으로 진입한다. 타이베이 시내를 남북으로 가르는 고가도로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규모가 엄청나다. 향긋한 꽃 향기도 좋지만 각양각색의 꽃과 다육이, 모종, 화분 등을 보는 눈 호강도 좋다. 엄청난 규모의 꽃시장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북적이는 야시장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사실 이곳은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공간이다. 주차 요금 정산기가 이곳의 원래 용도가 주차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상부를 지나는 고속도로 이름이 건국고가교이기 때문에 이곳 꽃시장의 이름도 건국 주말 꽃시장(建國假日花市)이다. 기본적으로 농가나 묘목 생산자가 이곳에서 장사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계절은 12월인데 이곳은 우리나라 봄 재래시장 분위기이다..
타이난에 있는 국립 역사박물관을 국립 대만 박물관 바우처로 잘못 구입한 덕분에 국립 대만 박물관과 타이베이 국립 역사박물관을 차례로 방문했던 우리는 인근을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한 타이베이 식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이다. 오전 일정 중에 제일 좋았다. 그것도 무료입장이었다. 입구에 놓인 안내서를 집어 들고 박물관을 다니며 쉬지 못한 목을 축이기 위해 자판기에서 음료수 2개를 20 NTD에 구입해서 우거진 숲길로 들어간다. 12월 첫날 화창한 가을 날씨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타이베이 식물원을 걸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숲 속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양한 생강 품종들을 키우고 있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식물원의 규모가 작지 않고 식물원은 계획한 여정도 아니므로..
1차 대만 여행의 마지막 날 여정은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이다. 국립 대만 박물관 티켓으로 한국에서 구입한 바우처가 국립 대만 박물관 것이 아니라 국립 역사박물관 바우처이어서 현금으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갔는데 지금 향하고 있는 국립 역사박물관도 그 바우처의 대상이 아닌 것을 모르고 그냥 걷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여행의 재미는 예상치 못한 것에서 큰 것이 나오는 법, 국립 역사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에서도 다양한 이야기와 만남이 있었다. 대만의 총통부 건물을 지난다. 일제강점기 대만 총독부로 지어진 건물이다. 우리나라에도 조선총독부 건물로 이용하던 중앙청 건물이 있었다. 5.16 쿠데타나 12.12 군사반란 때만 해도 무장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던 바로 그 자리이다. 한국 전쟁 때는 서울 수복의 상징적..
1차 대만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대만 여행을 준비하며 비가 많이 온다는 이야기에 우산도 준비하고 판초 우의도 가져왔지만 한 번도 사용한 일이었을 정도로 여행 내내 화창한 날이 이어졌다. 대만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도 화창한 날씨에 마음이 상쾌하다. 오늘 조식은 숙소에서 첫 일정인 국립대만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노채수전포(老蔡水煎包 漢口店)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멀리 국립대만박물관도 보이고 일요일 아침인데도 가게 앞은 만두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만두 세 종류를 두 개씩 시키고 밀크 티 두 개를 시켜서 160 NTD를 지불했다. 매장 안에서 먹어도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방식이 특이했다. 위에는 촉촉한 찐만두 모양인데 만두 바닥은 오븐이나 화덕에 구워낸 모양새다...
내일이면 12월로 넘어가는 대만 타이베이 11월의 마지막 밤 풍경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이다. 루이팡을 거쳐서 지우펀과 황금 박물관을 다녀온 대만 3일 차 밤에도 야시장행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닝샤 야시장(寧夏夜市)으로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멀지 않은 곳이므로 타이베이 시내를 활보하며 야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많이 사용하는 타이베이 메인역의 M3, M4 출구 반대편으로 오니 메인역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유동인구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차역인 서울역과 비교해도 엄청나게 많다. MRT 뿐만 아니라 일반 기차도 모두 지하화 했으니 이곳은 거대한 지하 도시 맞다. 직진하면 닝샤 야시장이라는 표식도 등장했다. 타이베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가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길을 이어간다. 화..
그야말로 다이내믹했던 황금 폭포 트레킹을 마치고 이제 인양하이 해변으로 나간다. 이 근처로 다양한 산행 경로가 있다 보니 우리가 걸을 때는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산행족도 만날 수 있었다. 황금 폭포를 내려온 물은 세찬 물줄기로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데 하천 전체가 노랗다. 예전에 톡 쏘는 탄산과 철분 맛이 독특한 설악산 오색약수터 인근 하천이 철분으로 색이 달랐던 것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곳에 비할바가 아니다. 황금 하천이라고 이름 붙여도 누구 하나 시비걸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너는데 색이 장난이 아니다. 황금 계곡이라고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 황금 계곡의 그림을 동영상으로 남겨본다. 어찌 보면 평범했을 황금 폭포와 황금 계곡 걷기는 옛 카이블카 철로길을 내려오면서 전혀 예상치..
황금 박물관 관람을 끝낸 우리는 원래는 박물관을 다시 나가서 도로를 따라 황금 폭포로 가는 계획이었지만 지도앱을 보니 산책길을 포함하여 조금 더 짧은 경로를 통해서 황금 폭포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는 없었지만 모험을 해보기로 한다. 황금 박물관 끝자락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특이하게 생긴 바위 봉우리가 있는데 이름하여 차주전자산(茶壺山, Teapot Mountain)이다. 신기할 정도로 차주전자와 닮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물관 관람을 끝내면 왔던 길을 되돌아서 나가지만 우리는 박물관 끝자락에서 이어진 산책로를 통해서 황금 폭포를 찾아 나선다. 황금박물관 내부의 전시관을 들어가지 않는 다면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아도 주변 관람은 무료로 가능하다. 실제로 전시관에 들어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