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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요셉 데 카르메 성당(Église Saint-Joseph-des-Carmes)을 나서면 다시 다싸 거리(Rue d'Assas)로 돌아와서 다음 블록에서 플뢰휴스가(Rue de Fleurus)로 좌회전하여 뤽상부르 공원으로 진입합니다. 넓다란 공원에서 여유를 가지면서 미리 준비한 간식도 먹고 파리지앵의 삶도 가깝게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성당 바로 앞에 있는 그리스 문학 전문 서점. 이름이 "Librairie Epsilon"인데 엡실론(Epsilon)이 그리스 알파벳의 5번째 글자를 의미하는 만큼 그리스 문학 전문 서점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성당 건너편, 서점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쓰레기통이 이곳이 주택가임을 말해줍니다.



성당에서 다시 다싸 거리(Rue d'Assas)로 돌아오면 보이는 아르튀르 베른 병원(Institut Arthur Vernes)입니다. 1916년에 세워진 병원이라합니다. 이 병원 앞으로 다싸 거리(Rue d'Assas)를 걷다가 다음 블록에서 플뢰휴스가(Rue de Fleurus)로 좌회전하면 뤽상부르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뤽상부르 정원(Jardin du Luxembourg)입구입니다. 몽소 공원도 그렇고 파리의 규모가 큰 공원들은 모두 높은 울타리를 가진 모양입니다. 1612년부터 앙리 4세의 왕비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édicis)가 자신이 거주할 뤽상부르 궁전(Palais du Luxembourg)을 위해 만든 것이라 하는데, 왕족의 정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을까요?



뤽상부르 정원 앞으로는 귀느머로(Rue Guynemer)가 직선으로 뻗어 있는데 23헥타에 이르는 거대한 공원 전체가 높다란 올타리로 쌓여 있습니다. 귀느머로(Rue Guynemer)는 제 1차 세계 대전의 역사적인 전투기 조종사 조르주 귀느머(Georges Guynemer) 장군을 기린것이라 합니다. 조르주 귀느머는 1917년 23세의 나이로 죽을 때 까지 총 54회의 승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자유의 여신상(Statue de la Liberté). 뉴욕에 있는 것은 이곳의 조각을 확대해서 보낸것이라 합니다.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주변은 바다인데 파리에 있는 원본은 잔디와 나무가 배경이네요. 같은듯 다른 모습......그리고 현재 공원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복사본이고 원본은 오르세 미술관에 옮겨 놓았다 합니다. 첫 모델은 1870년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Frédéric Auguste Bartholdi)가 제작했습니다.



앙리 르메어(Philippe Joseph Henri Lemaire)의 1887년 작품 "아르키다모스, Archidamos". 아르키다모스는 BC 5세기경 스파르타의 왕으로 강력한 육군을 이끌고 아테네를 침공했던 인물입니다.



파리 걷기 하면서 플라타너스, 칠엽수, 피나무등은 만났지만 한국에서 조경수로 많이 사용하는 소나무나 잣나무같은 침엽수들은 보기어려웠는데 뤽상부르 정원에 오니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들도 만나게 됩니다.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Chopin)의 흉상. 쇼팽은 스무살에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하단부에 장식한 여성은 스웨덴의 나이팅게일이라 불리던 소프라노 가수 제니 린드(Jenny Lind)라는 설이 있습니다. 쇼팽 말년에 있던 염문설의 주인공입니다. 하단부의 이끼에서 조각이 살아온 세월이 읽힙니다.



나무 숲에도 산책로를 따라 편안한 벤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 간식으로 여유를 즐길수 있었습니다.



넓은 초록잎 배경의 흰꽃이 햇살에 비취어 더 화사합니다.



위의 흰꽃이 미국 남동부 원산인 꽃개오동나무(Catalpa bignonioides)라는 안내문.



큼지막한 놀이터. 노느라 정신없는 아이들과 아이들 챙기느라 정신없는 부모들의 모습은 어딜가나 마찬가지입니다.



공원에 마련된 테니스 코트. 주말이 아닌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테니스를 치는 분들에게도 여유가 느껴집니다.



가로, 세로 줄지어 심겨진 나무숲. 6월의 때이른 폭염도 이 숲에서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숲의 한쪽에서는 소규모 그룹이 모여 요가 수업도 하고 태극권 비슷한 수련도 하고 다양한 파리지앵의 쉼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파리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는 수종 중의 하나인 피나무(linden tree, Tilia)의 노란 꽃이 이쁩니다.



놀이터와 테니스 코트를 지나 중앙 연못에 이르면 연못 주위로 20명에 이르는 프랑스 왕비와 유명한 여성들의 조각상들이 뤽상부르 궁전을 바라보며 줄지어 서있습니다. 위의 조각상은 14세기 인물인 로르 드 노브(Laure de Noves)로 이탈리아의 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가 짝사랑하며 노래한 여인입니다. 위그 드 사드(Hugues de Sade) 백작의 부인으로 11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페트라르카에게 붙는 '최초의 근대 시인', '근대 이탈리아어의 아버지', '휴머니즘의 아버지'와 같은 수식어가 366편에 이르는 그녀를  향한 시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면 그녀의 조각상이 이곳에 서 있는 것도 그리 어색하지 않습니다. 단테의 베아트리체와 같은 관계로 이해하면 될것 같습니다.



넓직한 길은 포장하지 않은 길이지만 그렇다고 먼지가 훌훌 날리지는 않았습니다.



공원을 걷다보니 생전 처음 보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트럭에 부착한 특수한 장비로 대형 화분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특수 장비에 맞도록 화분도 제작했겠지요! 큰 야자수를 겨울에는 온실에서 키우다가 따뜻한 여름날 적절한 위치에 놓기만 하면 되니.......참 괜은 관리 방법인것 같았습니다.



특수 장비에 올려진 야자수를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화분 하단은 튼튼하게 철제로 만들어진 것이 보이네요. 



1877년에 세워진 마르그리트 당주(Marguerite d'Anjou)의 조각상. 영국 국왕 헨리 6세의 왕비 였는데 헨리 6세가 프랑스 국왕으로 자처한 1445년 부터 1453년 까지는 프랑스 왕비로도 불렸습니다. 헨리 6세가 신경쇠약 증세를 보인이후에는 직접 국정을 처리했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는 암살당한 아들 에드워드입니다.



1851년에 세워진 루이즈 드 사부아(Louise de Savoie)의 조각상. 프랑스의 르네상스를 이끈 왕인 프랑수아 1세의 어머니이고 믿음의 자유를 부여하는 낭트 칙령을 반포하는등 국민의 사랑을 받던 앙리 4세의 증조모이기도 합니다. 프랑수아 1세가 파비아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 섭정을 통해서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합니다.



1883년 설치된 청동상 "가면을 든 상인, La Marchande de Masques". 왼손에 든것은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가면이고 아래에 있는 가면들은 화가 장바티스트 카미유 코로(Jean-Baptiste-Camille Corot),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 작곡가 엑토르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조각가 장바티스트 카르포(Jean-Baptiste Carpeaux),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é),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소설가 바베이 드오르빌리(Jules Barbey d'Aurevilly)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입니다.



1898년 세워진 "르콩트 드 리슬레 상, La statue de Leconte de Lisle"으로 시인 르콩트 드 리슬레를 기리는 조각상입니다. 파르나시앵(parnassien, 고답파) 운동을 하던 시인입니다. 고답파는 냉철하고 지적인 시를 쓰는 19세기말 프랑스 근대시의 한 유파라고 합니다.



생 미쉘 대로(Boulevard Saint-Michel)를 따라 걸으며 메디치 분수(Fontaine de Medicis)를 향합니다. 6월이라 그런지 꽃 화단을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외젠-루이즈 레쿠에슨(Eugène-Louis Lequesne)이 1851년 살롱에서 1등을 했던 청동상 작품으로 "춤추는 파우누스, Faune dansant". 한쪽 발로는 포도주를 밟고 한손으로는 피리를 부는 매우 사실적인 묘사를 한 작품입니다. 파우누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들판과 숲의 신입니다. 청동상 뒤로는 뤽상부르 궁전 입니다. 현재는 프랑스 상원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공원을 만들기 시작했던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édicis)가 자신의 출신지인 이탈리아의 피렌체 피티궁전(Palazzo Pitti)을 본따서 개축한 것입니다.



"춤추는 파우누스"를 옆에서 바라본 모습 꽃 화단을 배경으로한 청동상에도 눈길이 가지만 배경으로 늘어선 나무 숲에 너욱 눈길이 갑니다. 파리 걷기를 하면 할수록 나무는 도시의 귀중한 자산임을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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