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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상부르 정원의 메디치 분수(Fontaine de Medicis)와 뤽상부르 궁전(Palais du Luxembourg) 둘러보고 생 쉴피스 성당(Église Saint-Sulpice)을 향해 걷습니다. 가는 길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시인 아르튀르 랭보(Jean Nicolas Arthur Rimbaud)의 시가 적혀있는 벽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화장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넓은 공원에서는 화장실 위치를 미리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뤽상부르 박물관 근처에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메디치 분수(Fontaine de Medicis)의 뒷편을 통해 분수에 접근합니다. 백발의 노인분이 벤치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뭔가에 집중하고 계신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나도 저 나이에도 일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수 있어야 할텐데......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메디치 분수 전면으로 오니 분수의 화려함에 입이 쩍 벌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분수 주위로 벤치에 앉아 나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운데의 조각상은 오귀스트 오탱(Auguste Ottin)의 "아키스와  갈라테이아에 분노하는 폴리페모스, Polyphemus Surprising Acis and Galatea"란 작품으로 1866년에 추가된 것입니다. 폴리페모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외눈박이 거인으로 사람을 잡아먹었다 합니다. 시칠리아의 갈라테이아를 짝사랑하게 되었는데 해변에서 갈라테이아와 그녀의 애인인 아키스가 밀회를 즐기는 것을 본 폴리페모스가 분노에 아키스를 바위로 쳐 죽인다는 이야기입니다.



1630년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édicis)가 세운 메디치 분수는 뤽상부르 궁전처럼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정원의 영향을 받아 정교한 분수와 조각들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메디치 사후 여러 소유자를 거치면서 변형이 있었고 이곳에 옮겨진 것은 19세기라고 합니다. 



분수 주위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어 6월의 폭염 속에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메디치 분수 앞에 있는 사각형의 연못. 연못 주위로 벤치들이 많이 놓여 있어서 정말 쉬기 좋았습니다.



분수 앞의 뤽상부르 궁전. 정원사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는데, 쇠고랑을 잡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직업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옅볼 수 있었습니다.



연못 앞에서 바라본 메디치 분수와 연못. 신문을 읽는 사람들, 노트북으로 뭔가에 열중인 사람들, 수다 삼매경인 사람들......이곳의 사람들에게는 여유가 넘쳐 흐릅니다.



순찰중인 경찰관을 보니 뤽상부르 궁전이 프랑스 상원으로 이용되고 있음이 실감이 났습니다.



뤽상부르 궁전을 지나 박물관(Musée du Luxembourg)으로 가는길. 길 양쪽으로 늘어선 굵고 높다란 나무들 아래로 걷는 포근함이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 가로, 세로로 규칙적인 간격으로 심어진 나무 숲은 초록색 이동식 벤치와 함께 이곳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나무 그늘이 제공하는 천연 에어컨에, 칸막이는 없지만 나무들이 나름의 독립 공간을 제공합니다. 계절마다의 다채로움도 있고 게다가 무료이니 곳곳에서 배움의 시간을 갖는듯 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태극권 강좌가 열린듯 했습니다.



쥘 달루(Jules Dalou)가 제작한 외젠 들라크루아 분수(Fontaine Eugene Delacroix)의 조각상. 외젠 들라크루아를 기리며 제작된 것으로 상단 중앙에 외젠 들라크루아의 젊은 시절의 흉상을 두고 한사람을 들어올려 꽃을 바치고 아래에서는 예술의 신 아폴로가 박수를 치는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한 조각입니다.



외젠 들라크루아 분수에는 중앙의 조각상 주변으로 작은 연못이 있고 위의 그림과 같이 좌우에 3개씩 총6개의 물이 나오는 곳이 있습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는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온실이었던 건물 외부에는 장 그로, 앵그르, 외젠 들라크루아 등의 두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름을 남기는데" 애착이 있는 만큼 이들의 후손들도 "이름"을 남기려고 하겠지요.



온실로 보이는 건물을 지나 우회전하면 뤽상부르 박물관입니다.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흉상. 프랑스 상원의 의장이 "프랑스를 사랑한 위대한 유럽인"이라며 세운 오스트리아 출신의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기념비입니다.



쥘 달루(Jules Dalou)의 "실레노스의 승리, Le Triomphe du Silène". 실레노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과 술을 즐기는 숲의 정령, 노인, 거인 등으로 표현되는데 와인을 만들고 디오니소스의 양부라고도 합니다. 디오니소스,미다스와 연관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실레노스의 지혜"라고 해서 사람에게 제일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는것이고, 그 다음에 좋은 것은 죽는 것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치열한 인간의 삶에 대한 허무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뤽상부르 박물관(Musée du Luxembourg)의 모습.



박물관 안뜰의 화분에 눈길이 갔는데 재활용천으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일반 화분에 그림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박물관에 놓을 수 있는 이동식 화분으로 딱이다 싶었습니다.



이제 길을 건너서 뤽상부르 정원을 뒤로 하고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골목길(Rue Férou)을 따라서 생 쉴피스 광장(place St Sulpice)으로 향합니다.



작은 골목길이지만 시간이 차곡 차곡 쌓인것처럼 보이는 정겨운 길입니다.



18중반에 만들어져 1970년경에 복원했다는 건물로 출입문 양쪽에 스핑크스가 눈길을 끌어서 한컷.



프랑스의 대표적인 시인 아르튀르 랭보(Jean Nicolas Arthur Rimbaud)의 취한 배(Le Bateau ivre)란 100행의 시가 아름답게 새겨져 있는 벽.



우리나라 지하철에 벽에 붙여진 시들도 나쁘지는 않지만, 노란 벽돌 벽에 새겨진 시가 이채롭습니다. 


Comme je descendais des Fleuves impassibles,

Je ne me sentis plus guidé par les haleurs :

Des Peaux-Rouges criards les avaient pris pour cibles

Les ayant cloués nus aux poteaux de couleurs.


As I was floating down unconcerned Rivers

I no longer felt myself guided by haulers:

Gaudy Redskins had taken them for targets

Nailing them naked to coloured stakes.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타고 내려올 때에 

이젠 선원들에게 맡겨져 있다는 느낌은 아니었어. 

형형색색 말뚝에 발가벗긴 채 못박아 놓고서 

인디언들 요란스레 그들을 공격했었지. 


시의 시작 부분을 불어, 영어(Oliver Bernard 번역), 한국어(최완길 번역)로 옮겨본 것입니다.



"Pourquoi??"는 "왜??"라는 의미의 불어로 시를 적은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높은 벽의 건물은 공공 재정 총국(Direction générale des Finances publiques)의 건물로 우리나라의 국세청에 해당합니다. 



길 이름이 적힌 명패와 함께  있는 시의 제목 "취한 배, Le Bateau ivre"와 시인의 이름 "아르튀르 랭보, Arthur Rimbaud"이 커다랗게 적힌 벽을 떠나기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젊은날 시를 쓴다고 끙끙대던 추억이 되살아나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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