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장성을 떠나면 철천산과 상봉 사이의 성재 고개를 넘어 도평저수지에 닿는다. 이후로 군내면 송산리 농로를 가로질러 고군면 읍내로 들어간다 읍내 식당에서 백반으로 에너지를 보충한 다음에는 읍내를 빠져나와 고성 초등학교 인근에서 마을길을 거쳐 임도를 따라 죽제산과 첨찰산 사이의 계곡 안으로 들어간다. 6코스를 걷고 7코스를 이어서 걸어야 하므로 새벽 일찍 여정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정오에 가까워지니 다음 여정이 계획한 대로 진행될지 조금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두 개의 코스를 합쳐서 거리가 28Km에 육박하는 데다 발상태까지 좋지 않으니 갖가지 꾀가 기승을 부린다. 그렇지만, 앞날은 모르는 일이니 일단 7코스를 시작한다. 빨라도 12월 말에 등장할 동백꽃이 11월 말인 지금 벌써 붉은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
둔전방조제를 지난 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오류리를 지나 벽파리로 들어서고 작은 망금산 자락에 자리한 이충무공 벽파진전첩비에 닿는다. 벽파정을 지난 길은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며 연동마을(11.8Km)을 지나고 이후로는 임도로 진입하여 서낭산 자락의 고개를 넘어 용장성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둔전방조제를 지나면 명량대첩로 해안도로를 따라 오류리 곶 끝자락을 돌아간다. 언덕 위에서 바다 건너 북쪽을 바라보니 이제 진도 타워도 아득해졌다. 겨울 끝자락에서 전 국민의 입맛을 돌게 하는 봄동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당도가 높아지는 봄동의 고소한 맛을 상상하니 입안에 군침이 돈다. 이곳에서는 떡배추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진도는 전국 최대의 봄동 주산지이다. 언덕을 지나는 곳에..
진도로 들어온 서해랑길은 진도타워를 거쳐 해안선을 따라 진도 남동쪽으로 내려간다. 진도타워가 있는 산을 넘으면 둔전방조제까지 해안 도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민가는 조금 떨어져 있고 해안으로는 양식장이 많은 곳이다. 6코스 초반 진도타워가 있는 망금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높아야 고도 120미터이므로 큰 부담 없이 넘어갈 수 있다. 진도타워로 가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른다. 6코스와 7코스를 모두 걸어야 하는 날인 만큼 7시 전에 걷기를 시작했다. 이른 시간에 날씨까지 흐려서 더 어둑어둑하다. 날은 아직 어스름하지만 그 속에서도 페튜니아가 삭막한 계절을 밝힌다. 피튜니아(petunia)라고도 부르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식물로 우리나라에서 월동은 못하지만 꽃이 오래 피기 때문에 가로변 장식으로 많이 심는 식물이다...
진도로 진입한 서해랑길로 가기 위해서 이번 여행부터는 목포를 중간 기점으로 삼는다. 남파랑길 후반부와 서해랑길 초반은 광주를 기점으로 하는 것이 적절했지만 진도에서 나오는 버스들이 광주를 향하더라도 대부분 목포를 들러서 가기 때문에 금요일 일과를 끝내고 내려가는 여행이니 목포에서 하룻밤 자고 첫차로 진도로 들어가 농어촌 버스로 서해랑길 8코스 시작점인 사천 쌍계사 입구로 이동하기로 했다. 목포로 내려가는 KTX와 목포 터미널 인근의 숙소 "목포 설레임"(목포시 비파로 125)으로 예약해 두었다. 목포역에서 목포터미널까지는 역 바로 앞에서 1, 1A, 1-2, 좌석 200 버스를 타면 된다. 목포 터미널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숙소까지는 도보로 5백 미터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도로 가는 버스들이 있어 다행..
해남군 문내면 학동마을 내려온 큰산과 학동 1, 2 저수지, 그리고 진도로 넘어가는 송전선이 지나가는 야산을 지나 우수영 관광지에 이른다. 이름은 큰산이지만 47미터짜리 야산이고 송전선이 지나는 야산도 높은 곳이 60여 미터이니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도 큰 부담은 없는 길이다. 우수영 관광지에서 울돌목의 장엄함을 만난 이후에는 진도 대교를 통해 진도 울돌목을 건너 녹진국민관광단지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학동마을을 빠져나온 길은 삼정마을 입구에서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마을 입구에서 우측 길로 내려간다. 지도에 있는 산의 이름은 해발 고도 47미터 큰산이지만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 길이다. 큰산 언덕을 오르니 드디어 오늘 여정의 끝자락인 진도대교의 주탑이 송전선 너머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 송전선이 제주까지 가..
서해랑길 4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걷는 5코스는 원문마을에서 시작하여 혈도 간척지를 감싸고 서남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길이다. 오르락내리락 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완만한 들길을 걷는다. 원문마을을 출발하면서 18번 국도 공룡대로를 가로질러 북서쪽으로 이동하며 송정마을회관과 원동리 마을길을 지나면 다시 18번 국도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오고 장포마을을 지나 학동마을에 닿는다. 4코스를 끝낼 무렵 우리는 원문마을에 가면 식당이나 마트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비를 주적주적 맞으며 흐린 들길을 걸었으니 따뜻한 국물에 맛있는 점심을 기대하는 것은 인지 상정이었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곳이 읍내일 것이라고 생각한 필자의 착각이 이런 허망한 기대에 보탬이 되었다. 우수영 쪽으로 가는 버스가 지나는 곳이니 식당이나 편..
춘정마을 앞을 지나면서 황산면 부곡리로 들어왔던 서해랑길은 옥동제 저수지를 지나면서 옥동리로 들어서고 국내 유일의 금광인 노루목산을 보면서 옥동리 들판을 걷는다. 들판을 가로지른 길은 작은 대산 아랫 자락을 돌아서 옥동마을과 삼호마을을 지나고 옥매광산이 있는 옥매산을 돌아서 원문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옥동제 저수지를 지난 길은 좌측으로 노루목산을 보면서 들판을 가로지른다. 보슬비가 내릴 때는 우산을 들고 비가 조금 그쳤다 싶으면 우산에 묻은 물기를 탈탈 털어서 배낭에 넣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끊임없이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간척지 논을 가로지르는 농로에서는 좌측으로는 금광인 노루목산이 멀리 정면으로는 옥이 생산되는 옥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논에는 연을 심은 모양이다..
서해랑길 2코스 절반과 3코스를 걸어온 우리는 4코스 일부(4Km)를 더 걷기로 한다. 오가는 버스가 많은 황산면사무소 인근의 남리까지 이동하여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는 해남 읍내로 가는 버스도 타고,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돌아오는 버스도 확보하기 위함이다. 우수영, 화원, 목포로 가는 버스들이 대부분 남리를 거쳐서 간다. 산소마을을 가로질러 시작하는 서해랑길 4코스는 대단위 태양광단지와 논 사이의 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한자리를 떠나 호동리와 외입리를 차례로 지난다. 외입리 초월마을을 지나면 서해랑길 경로를 벗어나 국도를 가로질러 덕암삼거리에 있는 남리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해남 읍내로 들어가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다시 남리로 돌아와 어제의 길을 이어 걷는다. 서해랑길 4코스는 산소마을을..
임도를 거쳐 화산면 가좌리로 들어온 길은 고천암 방조제를 횡단하여 고천암자연생태공원을 지난다. 방조제를 지나며 화산면을 지나 황산면 한자리로 들어간다. 한자리로 들어선 대규모의 태양광 단지를 지나서 산소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가좌리로 들어온 서해랑길 3코스는 조용한 마을을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그런데, 한 가정집을 지나는데 처마에 걸린 메주가 동글동글한 공 모양이다. 많은 경우 사각틀에 맞추어 만들거나 전통장을 연구하는 분들은 두꺼운 원판 형태로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있고, 필자의 경우에도 작은 냄비를 틀로 해서 원형으로 만들기는 하지만 동그란 공 모양으로 메주를 만드는 것은 처음 본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인근 황산면의 한안자 명인이 만들던 해남 동국장을 공모양의 메주로 만들었다. 인터뷰..
관동방조제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3코스는 가좌리까지 가는 동안 관두산과 대월산 아랫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위의 그림처럼 관두산 자락을 올라갔다가 내려와 잠시 명성리 들길을 걷지만 다시 대월산 자락의 임도를 거쳐야 한다. 두 개의 산을 지나는 과정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지만 모두 고도가 1백 미터 아래로 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관동방조제를 지나면 좌회전하여 서해랑길 3코스를 시작한다. 영터정류장까지는 가지 않는다. 광동방조제가 생기기 전의 관두산 아래 바다는 관두량이라는 해협으로 고려시대에는 중국으로 가는 관문, 조선시대에는 제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관두산이라는 산 이름도 관두량에서 왔다고 한다. 관두산 위에는 진도의 여귀산과 영암의 마산과 이어지는 봉수대가 있었다고 한다. 바위..
파이썬언어의 매력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작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찾아보면 웬만한 것이 이미 존재하고 해당 도구를 pip 도구를 통해서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눅스 환경이라면 더 간단하겠지만 윈도우에서 해당 환경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다음의 포스팅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환경을 준비할 수 있다. 일단 윈도우에 파이썬이 정상적으로 설치되고 경로까지 잡아졌는지 "python3.exe -V"로 버전을 확인한다. 파이썬 버전을 확인했으면 curl 도구를 활용하여 get-pip.py를 다운로드한다. 명령은 "curl https://bootstrap.pypa.io/get-pip.py -o get-pip.py"를 사용하면 된다. 다운로드가 끝나면 위의 그림처럼 "python3.exe get-pip.py" 코드를 ..
백포만방조제를 통해서 송지천과 현산천을 차례로 건넌 서해랑길 2코스는 두모마을을 지나 백포 해안길을 걷는다. 현산면 백포리를 짧게 지나는 길이다. 백포 해안길을 지나면 화산면 안호리로 넘어가 중정마을을 거쳐 대지마을, 사포마을, 좌일마을을 거쳐서 관동방조제를 지나 여정을 마무리한다. 송암마을에서 다시 시작하는 서해랑길 2코스는 송지천 하구의 수문을 지나 백포만방조제로 들어선다. 백포만방조제는 일제강점기에 축조된 방조제이다. 서해랑길은 방조제 아래 농로를 통해서 이어간다. 지금이야 넓은 평야를 별생각 없이 걷지만 방조제를 만들 당시 맨손으로 방조제를 축조했을 선조들의 피땀을 생각하면 그 노고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가을색이 완연한 들판 길을 걷다가 방조제 끝자락에서 방조제 위로 올라선다. 아침 바다는 밀물..
서해랑길 1코스를 끝내면 2코스의 절반 정도(8Km)를 더 걷는다. 읍내를 빠져나가 미학리를 지나 산정천을 건너 천변 둑방길을 따라 해변으로 나갔다가 우근리와 학가리의 들판을 북쪽으로 가로질러 송암마을에 이른다. 완만한 평야지대가 이어진다. 송지면사무소 옆길을 통해 읍내를 빠져나간다. 면사무소가 있는 이곳은 송지면 산정리로 이미 18세기부터 산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해남에서 송지면 읍내로 오려면 산정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산정리 골목길을 빠져나가 미학 2교 다리를 통해서 산정천을 건넌다. 달마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물이다. 멀리 다리너머 예전에는 섬이었던 미학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정천을 건너면 굴다리를 통해 77번 국도 땅끝해안로를 가로질러 미학마을로 들어..
송지저수지 옆길을 통해 고개를 넘으면 송지면 송호리에서 마봉리로 들어간다. 마봉리를 지나 다시 소죽리의 작은 언덕을 넘으면 송지면사무소가 있는 읍내에서 서해랑길 1코스를 마무리하게 된다. 길을 걸으며 달마산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송호리에서 마봉리로 넘어가면서 그리고 소죽리를 지나면서 두 개의 고개를 넘지만 1백여 미터의 높지 않은 고개이다. 송지저수지 상류 끝자락의 조릿대 숲을 지나면 수많은 나무 말뚝이 쌓여있는 작업 현장을 만나게 되는데 "잇까리"라는 생소한 단어를 만나지만 아래가 뾰족하게 깎인 나무는 남파랑길에서도 서해안 해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던 나무 모양이다. 이까리라고도 하고, 말대, 말목이라고도 부르는데 바다에 박기 쉽도록 아래를 뾰족하게 깎은 것이 특징이다. ..
송호리 해수욕장에 도착한 서해랑길 1코스는 해수욕장을 벗어나면 해안 숲길을 거쳐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을 지난다. 땅끝해안로를 오가며 송종마을을 거쳐 송지저수지를 향하여 완만한 오르막 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고정식 파라솔을 보니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의 송호리 해수욕장이 상상된다. 동해안 어떤 해변의 파라솔은 지붕조차도 플라스틱이었는데, 이곳의 파라솔은 자연에서 온 것을 정성스레 얹어 놓았다. 뒤쪽의 솔숲도 좋지만 여름에 저 파라솔 아래서 태양을 피하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다. 나들이 나오신 분들은 각종 포토존 앞에서 인증숏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깨끗한 공중화장실과 여러 식당도 있고 편의점과 카페도 있어서 송호리 해수욕장은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따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