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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태양이 계절의 여왕 5월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따가운 초여름 날씨입니다. 이런 무더운 날의 산책길을 즐겁게 하는 향기가 있습니다. 은은한 이팝나무 꽃 향기와 달콤한 아카시 나무의 꽃 향기입니다. 이런 냄새를 맡으며 걷는다면 "꽃냄새를 맡으면 힘이 솓는 꼬마 자동차 붕붕!"이 되어 백리 길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화와 벚꽃이 지나간 자리를 대신하는 이팝나무는 최근에는 가로수로 많이 심어서 삭막한 도로 길가에서 한낮의 가로등 처럼 하얀 빛을 내뿜는것 같습니다.

이름이 비슷하지만 울타리 나무로 심을 정도로 키가 작은 관목 인 조팝나무와 달리 이팝나무는 키가 크게 자라는 교목입니다. 조팝나무의 이름이 좁쌀밥을 연상한 데서 유래한다는 이야기가 있는것 처럼 이팝나무의 이름도 "쌀밥"을 연상한 데서 유래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팝나무는 이암나무라고도 하고 뻣나무라고도 합니다. 정지용 시인의 첫시집에 있는 "뻣나무 열매"라는 시에 등장하는 뻣나무입니다. 가을이면 이팝나무의 열매는 타원형의 검정색으로 익습니다. 꽃향기와 열매 모양이 모두 쥐똥나무의 확대판 같습니다. 모두들 은은하게 퍼지는 이팝나무의 향기를 맡는 여유있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나무의 꽃향기는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냄새입니다. 아카시 나무의 꽃향기입니다. 글로는 도저히 옮길 수 없는 향기, 달콤하면서도 매혹적인 냄새, 이 계절에 감성을 깨우는 향취입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꽃을 따서 술을 담그시기도 한다는데 땅이 많다면 온통 아카시 나무를 심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봄이면 최고급 꿀을 따고, 잘 키운 나무는 고급 목재로 쓰고, 그루터기와 폐목으로는 버섯도 키우고 싶습니다.  

콩과 식물로 공기중의 질소를 흡착하여 땅을 살리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성장하니 참 유익한 나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지요. 최근에는 그 가치를 조금씩 알아가는것 같기는 하지만 대우를 받기 보다는 여전히 구석에서 스스로 생존을 이어가는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린 아카시 나무의 가시는 아프지만 꽃의 향기 만큼은 엄지 척! 입니다. 지금은 이팝나무와 아카시나무의 꽃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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