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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짐을 두고 밖에 나가서 요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결정은 내 몫이 아니었다. 그저 마눌님의 결정에 따를 뿐이었다. 정작 자신은 한마디도 안하고 길잡이도 하지 않는데, 행동과 말은 모험적이다. 호텔 앞 6차선의 대로를 건너면 음식점들이 많은 곳이라는 정보까지는 구글과 바이두 지도(http://map.baidu.com/)로 확인했는데 6차선 도로를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없이 사람들은 그냥 건너고 있었다. 자동차들의 끊임 없는 경적 소리와 길 가운데 멈춰선 사람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자동차, 사람들이 뒤섞여 움직이는 풍경이 떠올랐다.



그러나, 준법정신이 투철하신 마눌님은 이 모험을 원하지 않으셨다. 약간 돌아서 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가는 길에는 어린이집, 작은 공원, 산책 나온 사람들, 삼륜 오토바이 택시등등 대로를 횡단했다면 보지 못할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둘러보니 바이강 호텔은 아파트촌 한 가운데 있었고 시장도 대단위 주거지를 그 배후로 삼은듯 했다.



어린 아이가 놀고 있는 작은 공원 뒤로 보이는 것과 같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곳곳에 있다. 하긴 중국은 토지는 나라 소유이고 건물만 매매할 수 있으니 가격과 관리비는 비싸지 않은 모양이다. 1년이상 거주해야 구매할 수 있다고......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으로 보이는 삼륜 택시. 특이한 것은 오토바이들에서 매연이 별로 보이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질 못해서 정확히  확인 한것은 아니지만 전기 오토바이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성촌 시장 쪽에서 바라본 바이강 호텔. 옆 건물에 국내 여행사 이름이 새겨진 것을 보니 청두로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한바퀴 돌아보았지만 도통 알 수 없는 한자들...... 밖에 걸린 메뉴판에 적힌 가격들은 워낙 저렴해서 한국에서 위안화 최소 환전 단위 였던 100위안은 너무 큰 돈이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으려 해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고기 같은 것을 먹을 입맛은 아니고 더운 날씨 때문에 시원한 것을 먹고는 싶은데 사람들은 국수나 꼬치, 샤브샤브 비슷한 음식들을 먹고 있었다.



딱히 와닿는 메뉴가 보이질 않았다. 사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훠궈 같은 음식을 먹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한 것이 있었는데 돌아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린것 같다. 언어도 그렇고 음식을 시킬 줄도 몰랐으니..... 시장은 젊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상인들은 열심히 뭐라고 외치고 있었고, 수다 삼매경인 사람들, 혼밥하는 사람들, 퇴근 길에 과일 사는 사람들로 시장은 북적이고 있었다. 다만, 한국에서온 문맹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시장 구석구석을 걷기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조선족냉면이라 적힌 간판. 메뉴판의 그림처럼 상상하고 있는 한국식 냉면이 나온다면.......하는 기대로 상점 앞에서 주인이 오기를 기다렸다.




직원이 나오자 "This one" 하며 손가락으로 원하는 음식을 주문했고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소위 "냉면"을 입에 넣을 수 있었다. 맛은 그닥! 국물이 너무 달았다. 다행인 것은 김치 비슷한 것이 들어 있어서 그나마 먹을만 했고 아내도 괜았다 한다.



신기한 풍경은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으로 벽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인식시키고는 상점을 나갔다. 이 풍경은 과일 상점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이곳의 다른 상점들도 비슷했다. 당시에는 포인트나 평점 주기를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했었다. 그런데, 자료를 조사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일부에서 명맥만 겨우 이어가고 있는 QR코드가 중국에서는 성공한 결제 수단의 도구였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상점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인식시키고 결제를 진행하면 바로 상점주에게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위의 그림에서 기둥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인쇄한 종이 하나만 있으면 주인은 간편하게 낮은 수수료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온라인 기업인 알리페이(alipay.com,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주도한 이 방식은 기존 POS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수수료도 싸고 직접 목격했지만 종이에 인쇄된 QR코드만 있으면 비싸고 복잡한 POS 없이도 결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점상까지도 현금이 아닌 간편하게 온라인 결제를 받으며 장사가 가능한 구조가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에 있어 QR코드는 결제를 위한 도구 뿐만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핵심으로 자리잡는듯 하다. 여행에서 별걸 다 배운다.


식사를 끝내고 100위안을 주니 역시 큰 돈인가 보다. 거스름을 한참 후에나 가져다 준다. 역시 많은 손님들은 온라인 결제를 하고 현금을 사용해 봐야 소액일텐니 당연한 반응이다. 아무튼 냉면 한그릇에 우리돈 1천원 정도이니 정말 엄지척이다. 



체리는 프랑스에서 사먹을 예정이니까 잠시 미뤄두고, 지채로 판매하고 있는 중국 남부가 원산지인 리치를 살까하다가 가운데 있는 모양과 크기가 플라타너스 열매 비슷한 가운데의 과일을 골랐다.



용과와 자두처럼 이름을 아는 것도 있었지만 그 곁으로는 온통 이름 모를 과일들이었다. 



망고, 복숭아, 플라타너스 열매 비슷하게 생긴 신기한 과일을 몇개 산것을 포함해도 10위안을 채 쓰지 못했다.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정말 짱이다. 물론 호텔 음식들은 가격이 조금 쎄기는 했다.



사성촌(四圣村) 시장에는 식당, 슈퍼, 아이스크림가게, 꼬치구이, 술집, 미용실, 철물점 등등 없는게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것 같았다. 위의 그림처럼 기타 판매점도 만났는데 상점 한쪽에서는 개인 레슨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음에 이곳에 온다면 다른 중국인 젊은이들과 어울려 훠궈를 꼭 한번 맛보리라는 결심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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