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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걷기 여행을 위해서 2017년 초 에어차이나 항공권을 구매할 당시만 해도 인천에서 중국 청두를 거쳐 파리로 가는 구간과 파리에서 북경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구간 모두에 대해서 사전 좌석 지정이 가능했다. 물론 확정된 좌석이 아니라는 안내가 있었기는 했다. 그런데, 추후 다시 로그인해서 보니 사전 좌석 지정에 요즘 국내 저가 항공사들 처럼 비용을 받고 있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예약 기간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예 정책이 바뀌었을수도 있겠다 싶다. 원하는 좌석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확보하는 방법은 조금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온라인 탑승 수속을 하는 것인데 인천-청두 구간과 파리-북경 구간은 온라인 탑승 수속이 가능했지만 중국에서 환승하는 청두-파리와 북경-인천 구간의 경우에는 공항의 체크인 카운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두시간이면 도착하는 북경-인천 구간이야 별 문제가 아니지만 문제는 11시간 30분을 비행하는 청두-파리 구간으로 2열-4열-2열로 좌석이 배열된 Airbus 330-200에서 두 사람이 2열 좌석으로 배정되기를 바랬던 것이다. 과연 사전 좌석 지정한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공항에 늦지 않게 도착해서인지 사전 좌석 지정한 대로 티켓팅이 되었다. 그저 고마울뿐 이었다. A330-200은 1998년 개발된 중대형 항공기로 A330원래 모델에서 동체는 줄이고 항속 거리를 늘려서 태평양을 횡단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보잉과 에어버스 양자 대결로 굳어진게 A330부터라나 뭐라나......



청두-파리 구간에서 기내식은 두번 나오는데 탑승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위의 그림과 같은 정찬이 한번 나오고 파리 내릴 즈음에 간편식 형태의 아침이 나옵니다. 



두 메뉴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데 저희는 하나씩 시켜서 모두를 맛보았습니다. 밥과 누들 모두 먹을만 했습니다. 중국 공항에서 올라온 기내식이었지만 한국이나 중국이나 프랑스나 별차이는 없었습니다. 이 식사를 끝내고 식판을 모두 걷어간 다음에는 소등을 하고 창문을 모두 닫도록 해서 승객들의 취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더군요. 저도 식사후에 책도 보고 메모도 했지만 식곤증을 무기 삼아 눈을 조금 붙였습니다. 돌아보면 프랑스가 한국과 시차가 크게 났음에도 시차 적응에 별 문제가 없었던 것은 비행기에서 창문을 닫고 눈을 붙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덕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비행기가 프랑스 상공에 도착했는지 기내 조명이 켜지고 승무원들이 음료수 서빙을 시작합니다. 시간도 한두시간 이내면 파리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비행중 닫아 놓았던 창문을 열어보니 화창한 아침입니다. 청두에서는 깜깜한 밤중에 출발했는데 눈에 들어오는 맑은 구름 풍경에 잠이 확 달아 납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위를 날고 있는 광경이 이번 파리 걷기 여행의 서막을 밝게 열어 주는것 같습니다. 



파리 공항에 내리전에 나오는 식사는 간편식이어서 쌀죽과 계란 요리인데 이또한 하나씩 시켜서 모두 먹어 보았는데 둘다 괜았다. 쌀죽에 곁들어 나오는 감자 볶음은 한국의 가정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감자 튀김과 같이 나온 계란 후라이는 익숙치 않아 그런지 간이 세게 느껴졌지만 이 또한 쌀죽과 나누어 먹으니 괜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네 입맛의 수준이 낮아서 그런가 에어차이나 기내식은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비행기가 구름 아래로 내려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분명 들판인데 정원사가 다듬어 놓은 듯한 풍경이다. 프랑스는 들판도 다르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관광 대국인 프랑스가 문화와 예술 강국일뿐만 아니라 농업 강국이기도 합니다. 농업 생산량과 경지 면적등에 있어 유럽 연합의 20%를 프랑스가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포도주와 곡물의 경우에는 셋중 하나가 프랑스산이라고 하니 가히 농업 대국이라 할만 합니다. 농업 대국의 면모는 비행기가 점차로 고도를 낮출 수록 선명해져서 조경 된 것처럼 보였던 들판들은 대부분 농경지 였습니다.



프랑스의 밀 수확 시기가 7월에서 8월사이니까 비행기 아래로 초록색인 6월의 농경지들은 대부분 밀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프랑스는 수확하는 밀의 절반은 자국에서 소비하고 절반은 수출하기 때문에 국제 곡물 시장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는 군요. 프랑스의 바게트 맛은 프랑스 산 밀로 만들어야 한다나 뭐라나......



비행기에 내려 지금 이곳이 프랑스 파리임을 실감하는 것은 하늘도, 땅도, 비행기도 공항 건물도 아니었다. 훤칠한 키의 프랑스인들이었다. 씩씩하게 남성들처럼 일하고 있는 프랑스 여성들을 보면서 아내는 "멋있다! 멋있다!"를 연발했는데 제복을 입고 있는 흑인, 백인 공항 직원들을 보니 아하 여기가 프랑스 파리가 맞긴 맞구나 실감하게 된 것이다. 위의 그림은 비행기를 내려 입국장으로 향하는 지하 통로.



입국장 지하 통로에 붙어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소개 광고. 우리의 첫일정이 루브르인데 ......하며 미소 지어 본다.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 1터미널은 입국, 출국, 환승이 뒤섞일 수 있기 때문에  도착(Arrival) 표지를 잘 따라가야 한다. 헤매지 않으려면 비행기에서 내린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따라 가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멋모르고 표지판 따라 간다고 열심히 걸었는데 중간에서 직원이 방향이 이쪽이 아니라고 저쪽으로 가라고 막았다. 아무튼 위의 그림은 입국 심사를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줄인데 상황에 따라 심사 부스를 추가로 열기 때문에 줄을 잘 따라 가면 된다. 입국 신고서는 따로 없고 여권과 E-Ticket, 숙소 바우처를 보여주니 바로 통과. 입국 확인 도장을 꼭 확인하라는 주의가 있었으므로 여권에서 도장을 확인하고 드디어 출발이다.



샤를 드골 공항은 1, 2, 3터미널이 있는데 우리나라 국적기의 경우 아시아나는 에어차이나처럼 1터미널을, 대한 항공은 2터미널을 이용한다고 한다. 1 터미널은 인천 공항이나 청두 공항처럼 옆으로 퍼진것이 아니라 동그란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는데 이 나라는 공항 조차도 허투루 짓지 않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무슨 SF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동그란 형태의 공항만큼이나 무빙 워크도 단순하지가 않다. 유럽 제 1의 공항답다. 이제 본격적인 파리 걷기가 시작된다. 온전히 스스로 길을 찾고 걸어서 이곳 사람들의 자취와 삶을 따라가는 여행 아니 모험이 시작된다.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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