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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다리(퐁데자르, Pont des Arts)를 지나서 릴르가(Rue de Lille)에서 개인적인 볼일을 본 다음 에펠탑 근처의 케 브랑리 박물관까지는 체력 비축을 위해서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이동합니다.



적절한 메트로가 없어서 거리가 짧으면 메트로와 동일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RER을 이용합니다. 오르세 미술관(Gare du Musée d'Orsay)역에서 RER-C 기차를 탑니다.



베르사이유행 RER-C를 타고 두정거장 떨어진 알마다리-께 브랑리 박물관(Pont de l'Alma - Musée du Quai Branly)역으로 이동합니다. 마침 2층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탄 2층 기차는 의외로 좁지 않았습니다. 1층은 일반 기차보다 높이를 조금 낮춘것 같고 2층이라고 머리를 숙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1회용 승차권을 RER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10매 묶음인 까르네를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딱 맞게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방문 했을 때는 공사를 시작하려고 하는 시점이었고, 현재는 공사 때문에 오르세 미술관역과 알마다리-께 브랑리 박물관역 모두 2018년 말까지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 기간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구글 지도에서도 "폐업"으로 나옵니다.



알마다리-께 브랑리 박물관(Pont de l'Alma - Musée du Quai Branly)역에 도착하면 일단 알마다리((Pont de l'Alma) 로 나오고  합 대로(Avenue Rapp)를 통해서 러시아 정교회 대성당(Holy Trinity Cathedral) 쪽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성당의 외관이 워낙 특이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성당들과는 외관부터가 다른 러시아 정교회 성 삼위일체 성당(Holy Trinity Cathedral)의 모습. 2016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은빛의 큐폴라(cupolas)가 인상적입니다. 에펠탑 옆에 세워진 이 독특한 성당은 성당 건축 경진대회에서 2등을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2007년 러시아 정교회의 총대주교가 파리를 방문하여 당시 대통령인 사르코지에게 정교회 건축을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된 성당 건축은 2010년 프랑스의 국유지를 러시아가 약 900백억원에 인수하고 2011년 거대한 면사포를 상징하는 유리가 지붕을 덮는 누녜스-야놉스키(Manuel Nuñez-Yanowsky)의 설계가 우승작으로 뽑히면서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베르트랑 들라노에(Bertrand Delanoë) 파리 시장은 설계안이 파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2012년 건축 허가 신청을 취소했고 2013년 올랑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에서의 정상 회담에서 성당 건립이 논의된 이후 현재 성당 건물인 2등작을 설계안으로 해서 건축 허가가 통과되어 2016년 완공되었다는 것입니다. 

 


성당과 함께 문화 센터, 교육단지, 행정 건물등 4가지가 모여 있는 장소입니다. 



정교회 성당을 끼고 우회전해서 걷다보면(Rue de l'Université)  작은 연못이 있는 케 브랑리 박물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 연못과 오리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입니다.



인공 조형물과 자연 식물이 조화로운 케 브랑리 박물관(musée du quai Branly - Jacques Chirac) 앞의 연못입니다. 박물관 이름에도 포함되어 있듯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박물관입니다. 2006년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파리에 있는 주요 박물관 중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것입니다. 장 누벨의 화려한 현대 건축물과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메리카에 이르는 전세계의 다양한 수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1층 입구에서 티켓팅을 마치고 전시실로 올라가는 통로입니다. 수많은 단어를 레이저로 물결처럼 쏘고 있어서 조금 어지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영국의 설치 미술가인 찰스 샌디슨(Charles Sandison)의 "The River"라는 작품입니다. 내부 사진 촬영이 않되기 때문에 박물관 사진은 이게 전부네요. 정말 한국을 포함하여 유럽을 제외한 전세계의 다양한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의 저력을 보여준다는 찬사와 제국주의적 행태라는 비판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수집품이 많아서 한참을 둘러 보아야 합니다. 전시물이 많지만 그것도 45만점에 이르는 소장품중에서 고른 3,500여점이라 합니다. 홈페이지는 http://www.quaibranly.fr/en/ 이고 입장료는 10유로, 뮤지엄패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로 한국어는 없고 5유로에 영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월요일은 휴관이고 개장 시간은 화, 수, 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7시, 목, 금, 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9시에 문을 엽니다.



케 브랑리 박물관을 나와서 바라본 에펠탑의 모습, 바로 옆입니다.



박물관 관람을 끝내면 부흐도네가(Avenue de la Bourdonnais)로 우회전하여 강변로까지 나아 갑니다. 강변로에서 살짝 우측으로 돌아가면 건물 벽 자체가 정원으로 꾸며진 수직 정원(Vertical Garden Wall)을 만날 수 있습니다. 케 브랑리 박물관 건물의 일부입니다.



식물학자이자 예술가로 불리는 패트릭 블랑(Patrick Blanc)이 2005년에 설치한 작품입니다. 서울시 신청사에 2012년 설치된 수직 정원이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면적의 수직 정원으로 등재될 정도로 세계 여러곳에 수직 정원이 등장하고 있지만 자연의 평지에 씨를 뿌리고 나무를 키우는 평범한 사람에게는 수직 정원은 여전히 생경스럽습니다.



한가지 식물이 아니라 여러 종이 함께 어울려 식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조경에 문외한인 필자가 겉에서 보기에는 손이 많이 가지 않을까 하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는데 의외로 1년에 2회만 관리해 주면 된답니다. 



후면 건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각 식물의 특성에 맞도록 수분이나 영양 공급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수직 정원 설치의 노하우라고 합니다.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지 아니면 햇빛을 좋아하는 지를 나타내는 내음성과 건조한 상태를 견디는 내건성, 습한 상태를 견디는 내습성 등을 파악하여 식물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설계가 수직 정원의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누군가 일부러 그랬는지, 그냥 시간이 흘러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수직 정원 한 귀퉁이가 찢겨 있어서 수직 정원을 어떻게 만드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사 현장이나 농사에서 보온 덮개나 기타 용도로 사용하는 두꺼운 부직포(펠트, felt)가 있었습니다. 헌옷이 부직포로 그 부직포가 식물 성장의 토양으로 사용되니 자연스러운 순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각 식물은 인공적으로 흘려주어 부직포를 따라 흐르는 수분과 물에 포함된 양분을 통해 성장합니다.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던 수직 정원을 뒤로하고 이제 브랑리 강변로(Quai Branly)를 따라 에펠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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