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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주아 외곽인 오 리오(O Río) 마을에서  아르주아(Arzúa) 시내 진입전 마지막 마을인 리바디소(Ribadiso) 마을에 이르는 여정입니다.




오 리오(O Río) 마을에 들어서면 위의 사진처럼 순례길 옆으로 숲속의 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공간을 만날때 마다 쉬어 갑니다. 10여분 푹 쉬면서 체력 충전도 합니다. 몸이 지쳐갈 때 허기까지 겹치면 더욱 어려워 지므로 미리 미리 간식으로 허기가 오지 않도록 충전해 주었습니다. 



오 리오(O Río) 마을을 벗어나 들판을 걷지만 길에는 커다란 가로수들이 있어 들길을 걷는 것이 지루하지 않게 도와 줍니다.



푸른 하늘과 옥수수 밭을 배경으로 둔 덕택인지 순례길 안내 표지판에 그려진 캐릭터에 생동감이 있습니다.



구릉(丘陵) 지대가 이어지다보니 산지여도 넓은 목초지와 밭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은 산 조차도 경사도가 있는 우리나라의 산지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주의 오름과는 비슷하다 싶기는 했습니다. 들판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지......



작은 돌과 흙이 깔린 길은 순례길을 걷는 이에게 자박자박 발자국 소리와 함께 좋은 묵상의 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게다가 체력이 한계 근처에 도달할 즈음에는 잡 생각은 무거운 발에 모두 짓밟힙니다. 대꾸할 힘도 남지 않은 상태라면 최고의 명상 시간이 됩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풍뎅이 한마리. 마치 시골길에서 길을 건너는 노인분이 길을 모두 지날때까지 자동차를 잠시 멈추어 서 있는 상황처럼 풍뎅이가 길을 모두 지날때까지 잠시 기다려 줍니다.




이쪽 지방에서는 전체를 목초지나 밭으로 만들 법도 한데 중간 중간에 나무 조림지를 둔 것은 지혜이지 않나 싶습니다. 나무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 참 지혜입니다.



가끔 만나는 들꽃은 그냥 찍어도 오래 동안 보관하고 싶은 사진을 남겨 줍니다.




오후 3시 30분이 넘어가는 시각. 많은 이들이 멜리데에서 쉬어 가는지, 아니면 아르주아까지 가는 사람들은 이미 우리 앞서 지나갔는지 순례길은 옆지기와 둘만의 고요한 걷기 시간이 이어 집니다. 참나무와 유칼립투스 나무 숲과 들길을 지나며 지나온 삶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생각해 봅니다.




리바디소 마을을 향하는 순례길은 이번에는 고가 다리를 통해서 N-547국도를 횡단합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N-547 국도의 모습입니다. 루고와 산티아고를 이어주는 N-547국도 양쪽으로는 커다란 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자동차를 운전하시는 분들도 이 구간을 지날때면 환상적인 풍경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N-547국도를 횡단하는 다리를 건너면 트리가스(Trigás) 마을인데 이곳에서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42.044Km 입니다. 아르주아에 도착하면 40Km 아래로 떨어지겠습니다.




언덕을 내려 갈때 눈에 들어 오는 풍경은 정말 장관입니다.




오후 4시를 바라보는 시간. 이제는 45분 걷고 20분 쉬어가는 게으른 순례자가 되었습니다. 언덕에 자리한 카페에서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 오렌지 주스, 코코아로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 먹어본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은 주인 아주머니께서 피자 박스 같은 곳에서(아마도 다른곳에서 일정량을 만들어 배달해 오는 모양입니다) 꺼내어 잘라서 데워 주신 것인데 계란과 감자만으로 만들고 간단히 간을 한 정도였는데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한번 꼭 해먹어야지 했는데 아직 못해 먹었네요. 아주머니 혼자서 바를 운영하시느라 정신없는 곳이었지만 달콤한 휴식이 인상적이었던 장소입니다. 저희 테이블 옆으로는 친구들로 보이는 대여섯명의 젊은 처자들이 하하 호호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저 저 나이가 부러웠다는......



스페인식 감자 오믈렛이 인상적이었던 바 마누엘(Bar Manuel). 




바의 도장을 보니 이미 아르주아의 리바디소(Ribadiso) 마을에 진입한 것이네요.



리바디소(Ribadiso) 마을에 진입했습니다.




리바디소 마을 초입으로는 이소 강(Río Iso)이 흐릅니다. 콘크리트가 감싸고 있지 않은 하천은 볼수록 기분이 좋아 집니다.




리바디소 마을을 지나 이제 아르주아 시내를 향해서 걷습니다. 저녁을 향해 가는 시간의 태양이 여전히 뜨겁지만 시야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전원 풍경은 흐르는 땀으로 표현되는 몸의 피곤을 상쇄할만 합니다. 




싱싱한 옥수수 밭 너머 멀리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N-547 국도가 보입니다. 곧 저 도로를 만난다는 것입니다. 이 동네에서는 N-547 국도가 마치 구불 구불 흐르는 사행천(蛇行川)처럼 흐르는 까닭에 이 근처에서 도로 아래의 지하 통로로 국도를 횡단한 다음에 얼마 가지 않아 다시 N-547 국도를 만나 시내까지 국도를 따라 걷게 됩니다. 




지하 통로로 N-547 국도를 횡단한 다음 바라본 국도 주변의 풍경입니다. 배낭을 둘러멘 등짝에 땀은 한 가득이지만 환상적인 날씨 덕에 명작에 등장할 것만 같은 풍경을 접합니다. 



이제 부터는 N-547 국도를 따라 아르주아 시내까지 걷습니다. 



길가에 핀 햐얀꽃.




아마도 카탈파(Catalpa)라는 나무로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오밀 조밀 더욱 예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꽃개오동 또는 노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잎은 오동나무와 비슷한데 쓰임새가 없어 개오동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아르주아 시내까지 N-547 국도를 따라 걷습니다. 도로를 따라 걷지만 도로의 갓길이 아니라 보행로나 인도를 따라 걷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길에서 만난 주유소의 렙솔(REPSOL) 브랜드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거대 에너지 다국적 기업으로 생산부터, 유통, 발전까지 관련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영업을 합니다. 중남미에서는 최대 에너지 기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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