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79코스 - 대산버스터미널에서 삼길포항
서산시 구간의 서해랑길은 길지 않아서 서산시의 마지막 구간인 79코스도 78코스에 바로 이어서 걷는다. 대산읍은 전남 여수시, 울산시와 함께 국내 3대 석유 화학 단지를 가진 곳이므로 북서부에 황금산과 같은 명소가 있지만 북부 해안으로 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어서 바로 북동부 끝자락으로 향한다. 29번 국도변 걷기로 코스를 시작하고 간척지 논길과 들길을 통해서 삼길산에 이른다. 이후로 고도 120여 미터에 이르는 삼길산 임도를 걷는데 완만하게 오르고 내려오는 무리 없는 길이다. 삼길산을 내려와서 삼길포항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서해랑길 79코스는 대산 버스 터미널 앞에서 도로를 건너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78코스를 끝내고 바로 이어서 79코스를 걸으므로 버스 터미널은 잠사 정리하고 쉬어가기 좋은 장소였다. 11월 중순을 바라보는 시기이지만 정오를 지나고 있는 시각의 쾌청한 가을 햇살은 아주 강렬하다.
대산 산업단지로 향하는 29번 국도 충의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79코스를 시작한다. 충의로 국도가 대형 차량도 많이 다니는 6차선 도로이므로 서해랑길 리본을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길을 건너서 진행해야 한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일부 구간은 국도 옆의 농로를 따라 걷기도 하지만 다시 도로변으로 올라와야 한다. 본격적인 논길 걷기에 들어가지 전에 도로변 김밥집에서 도시락을 추가로 준비하고 길을 이어간다. 공단 인근의 김밥집이라 휴일에도 손님이 많았다.
대산 5리 입구에서 국도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간척지 논길 걷기를 시작한다. 멀리 정면으로 아파트 단지 하나가 보이는데 길은 저곳으로 거쳐서 간다. 롯데케미컬 사택 아파트이다. 길은 대산읍 대산리에서 대로리로 넘어간다.
간척지 논길을 걸어온 길은 서쪽에 있는 물안지라는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수로를 건너서 아파트 단지 동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아파트 단지 옆길을 돌아온 길은 다시 들길로 나간다. 이곳의 수로들이 향하는 곳은 서산시와 당진시 사이에 있는 대호지이다.
논길을 걷던 길은 옥녀봉 자락의 문화재가 있는 고개를 넘어간다.
서산 김적 및 김홍욱 묘역이라는 곳인데 두 사람은 부자 관계로 광해군과 인조 시대의 인물들이고 묘역에 세워진 문인석을 비롯한 석상들이 나름의 가치가 있는 모양이다. 주차장과 작은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김홍욱 묘역이 있는 작은 산을 넘어가면서 길은 대산읍 대로리에서 화곡리로 진입한다. 화곡리는 서산시 북동쪽 끝자락에 있는 마지막 동네로 삼길산과 삼길포항을 포함하고 있고 당진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화곡리에 진입하며 구릉지를 지나 간척지 논길로 나간다.
화곡리 간척지 논길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에서는 직선거리로 3Km 내외의 멀지 않은 곳이지만 대산 산업단지가 보이지 않는다. 작은 산들이 자연스러운 경계를 이루고 있다.
간척지 수로를 지나온 길은 화곡 1리 마을 회관 앞을 지나서 코스 시작할 때 함께 했던 29번 국도 방향으로 이동한다.
29번 국도를 향해서 가던 길은 반곡교차로 앞에서 우회전하여 국도 아래를 통과하는 굴다리로 향한다. 교차로에서 국도를 따라 우측으로 가면 바로 대호교를 통해서 당진으로 가는 길이지만 서해랑길은 삼길산 임도로 돌아서 간다.
굴다리를 통과해서 길로 나오면 결국 다시 반곡교차로로 이어지는 화곡로 도로와 만난다. 국도에 횡단보도가 있어서 직진해도 되지만 대형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6차선의 산업도로이다 보니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굴다리로 돌아가도록 한 모양이다.
반곡교차로와 대산 항만과 산업단지를 잇는 완만한 오르막의 화곡로 도로변을 걸으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간다.
삼길산 자락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화곡로 도로를 걷던 길은 고갯 마루에서 삼길산 임도로 진입한다.
잘 정비된 임도 입구에서는 오랜만에 다시 서산 아라메길 안내판도 만난다. 서산 아라메길 3코스 삼길나루길이 함께 한다.
가을색이 완연한 숲 속 임도를 걸으며 동쪽으로 향한다. 늦가을임에도 뜨거운 햇살이 작렬했던 태양도 천천히 지고 있는지 우리의 그림자도 길어졌다.
임도는 봉화대 입구에 이른다. 이곳에서 캠핑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2백 미터만 올라가면 봉화대인데 전망이 나름 괜찮다고 한다. 봉화대에 이르면 코스가 점점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숲사이로 대산 산업 단지가 살짝 보이기도 한다. 봉화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삼길포 조형물 뒤로 바로 앞바다에 있는 대조도, 도비도를 비롯하여 멀리 당진 화력 발전소도 시야에 들어온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여행을 다녀왔던 난지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대호 방조제가 만든 거대한 간척지 들판도 보인다.
서쪽으로는 당진시에 속하는 비경도와 함께 대산항과 거대한 대산 산업단지의 일부가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지난 길은 본격적으로 하산길에 접어든다.
산을 내려오면 바로 삼길포항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이틀에 걸쳐 서산시 구간의 네 코스를 주파했다. 서산 9경 안내판을 보니 서해랑길을 걸으며 만난 것은 홍성에서 태안으로 넘어갈 때 만났던 간월암과 서산 구간을 끝내며 지나는 삼길포항 두 군데이다. 이제 당진시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