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서해랑길

서해랑길 72코스 - 근욱골 해변에서 만대항

야라바 2025. 4. 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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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을은 매주 주말 서해랑길 걷기로 주말에 집에 남아 있지 못하고 있다. 날이 쌀쌀해지면서 가을 정취를 느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번 여정을 멈추었던 근욱골 해변에서 72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당봉 전망대를 지나면서 이원반도 끝자락을 돌아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삼 형제바위 해변을 지나면 종점인 만대항에 닿는다.

 

이른 아침 다시 찾은 근욱골 해변에서는 성큼 다가온 겨울의 기운이 느껴진다. 찬란했던 가을도 서서히 물러가고 11월 초의 그늘진 숲길에서는 쌀쌀함이 느껴진다.

 

지난 여행에서도 솔향기길에서 큰 갓버섯을 만났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그 얼굴을 본다. 색은 표고처럼 생긴 것이 생으로 먹으면 안 되지만 요리해서 먹을 수 있는 식용 버섯이라고 한다.

 

걷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오르락내리락 해변길도 가벼운 발걸음이고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솔숲도 푸른 바다도 모두 아름답다.

 

물이 빠지고 있는 회목쟁이 해변에는 벌써 사람들이 출동하셨다. 회목쟁이는 바다에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좁고 잘록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숲길에는 올망졸망한 산국들이 귀엽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길은 어느덧 당봉 전망대에 도착한다. 주위로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를 하고 넓은 바위에서는 풍어제도 지낸다고 한다.

 

일출 시간은 아니지만 동쪽으로 떠오르는 눈부신 아침 태양을 맞이한다. 가로림만 바다 위로 떠오르는 아침 태양을 보며 가슴을 데운다.

 

북쪽으로는 서산의 황금산 너머로 대산 산업 단지가 멀리 시야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탁 트인 서해 바다로 큰 배들이 오가고 있다. 잔잔한 바다가 평화롭다.

 

당봉 전망대를 지난 길은 마을로 이어지는 임도가 있기는 하지만 임도가 아닌 해안길을 따라서 만대항으로 향한다.

 

솔향기길 1코스와 함께하는 길은 해안 숲길 곳곳에 붙어 있는 독특한 이름들을 만난다.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이곳의 이름은 쇠막금이다.

 

붉은 앙뗑이라는 곳도 지난다. 앙뗑이가 절벽의 태안 사투리라고 하니 붉은 절벽, 적벽을 뜻하는 모양이다. 바다에서 보아야 해안 절벽을 제대로 볼 수 있을 테니 숲길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언덕을 넘어간 길은 입 섬 끝 전망대를 지난다. 바다 건너로 서산 땅의 황금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입 섬 끝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건너 풍경이다. 황금산은 서산 9경 중의 하나라고 하고 해변은 몽돌 해변이라고 한다. 서해랑길은 황금산으로는 가지 않는다.

 

길은 만대항을 향해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해안으로 내려오니 동쪽으로는 바다 건너 서산의 황금산과 대산 산업 단지가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큰 구매수동 해변과 삼 형제 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송엽국이 가을 햇살을 받아서 더욱 아름답다. 다육이 같은 잎을 가진 송엽국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여러해살이 풀이다. 다육이처럼 줄기를 꽂기만 해도 번식이 되다고 하니 집에 한번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드는 화초이다.

 

만대항을 향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삼 형제 바위가 있는 포구를 지나서 내려간다. 동쪽에서 중천을 향해 오르고 있는 태양도 열심히 길을 가고 있다.

 

삼 형제섬이 있는 곳을 지나면 작은 구매수동 해변을 만난다. 해변 끝자락으로는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만대항의 포구가 시야에 들어온다. 누군가 감 하나를 기둥에 올려놓고 갔다. 아마도 길에 떨어진 감인 모양인데 까치밥으로 놓아둔 모양이다.

 

길은 작은 구매수동 해변의 모래사장을 밟으며 간다. 우리는 촉촉한 모래를 밟으며 무리 없이 이동했지만 젖지 않은 모래에 찍힌 수많은 발자국들을 보니 이곳을 찾은 사람이 많기는 한 모양이다. 해변 끝에서 길은 다시 숲으로 들어가서 만대항으로 향하지만 우리는 그냥 해변을 걷기로 했다. 숲길 입구가 망가져 보이는 것도 그랬지만 물이 빠진 상태라 해안 갯바위 지대를 걸어가도 만대항으로 가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물이 빠진 바위 해변을 지나니 만대항으로 연결된 데크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만조 때만 아니라면 이곳으로 트레일을 정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바위 해안에서 데크길로 올라가 만대항에서 서해랑길 72코스와 솔향기길 1코스 걷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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