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차 여행기 - 대만 도착과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로 이동
아들과 떠난 지난 대만 1차 여행의 시작은 때마침 내린 폭설 때문에 공항 접근조차 어려웠지만 여행 내내 화창한 날씨는 한국 출발의 어려움과 차가운 날씨를 잊게 했다. 그리고 3일 이상 대만을 여행하는 자유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숙박바우처에 당첨이 된다면 한번 더 대만에 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2025년 1월 이제 그것을 실현하러 간다.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서 숙소는 후보만 알아두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 시작도 눈발이 날리기는 했지만 지난번 여행의 폭설은 아니었고 여행을 환송하는 하늘의 축하와도 같았다. 지난번 여행 때는 타이거 에어를 이용했으나 시간을 조금 당겨서 이번에는 스쿠트에어를 이용한다. 타이베이에 들렀다가 싱가포르까지 가는 특이한 항공편이었다. 물론 싱가포르까지 가는 승객들은 타이베이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야 한다.
인천공항 1 터미널을 출발한 항공기는 자정이 조금 넘는 시간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지난번만큼은 아니지만 지연 출발은 이번에도 있었다. 11월의 지난 1차 여행과 이번 여행 사이에 12월 말에 일어난 무안 공항의 참사로 약간은 싱숭생숭한 마음이 있기는 했지만 무사히 대만에 도착하니 안심이 되었다.
자정이 조금 넘는 시각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기가 여러 대인지 입국 수속도 한참 걸렸고, 시내로 가는 1819 공항버스도 줄이 길어서 두대를 그냥 보내야 했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여행 때 당첨된 숙박바우처가 동기가 되어 이곳을 다시 왔는데 이번에는 옆지기와 필자가 모두 숙박바우처에 당첨이 된 것이다. 버스에 앉아 시내로 나가는데 숙소에서는 바우처를 잘 받아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오늘 받은 바우처를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기대도 상당했다.
다행히 미리 점찍어둔 메이어 인(MAYER INN)에서 지난번 받은 바우처 다섯 장에 이번 바우처 3장을 더하고 자투리는 현금 결제 해서 체크인할 수 있었다. 4박에 8,460 NTD였으니 아주 싼 숙소는 아니지만 타이베이 메인역 바로 앞이라 접근성도 좋고 주위에 먹거리도 많아서 편리했다. 숙박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을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으니 찾아가서 사용하면 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바우처가 1,000 NTD 단위이고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보니 어떤 곳에서는 바우처를 한 장 더 주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주는 곳도 있고 어떤 곳에서는 잔돈을 현금으로 내야 하는 곳도 있었다. 이번 숙소에서는 잔돈은 현금으로 지불해야 했다.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인 우리는 스키야에서 아침 세트 메뉴로 가볍게 조식을 해결하고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 시작점으로 이동한다. 배부르게 먹고 싶다면 소고기 덮밥 곱빼기가 좋고 가벼운 조식을 원한다면 이곳의 아침 세트 메뉴가 딱이다. 죽이 메인이다. 두 사람에 178 NTD를 지불했다.
타이베이 메인역 공원 버스 정류장에서 1717번 버스를 타면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의 시작점인 샤오유컹(小油坑)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보슬비가 약하게 내리는 흐린 날씨 가운데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곧 도착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건너편 아파트를 보니 베란다에 식물을 키우는 모습이 홍콩이나 마카오의 그것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시내를 출발한 1717번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안개가 가득한 샤오유컹(小油坑)에 우리를 내려주고 유유히 갈길을 간다.
안개가 가득하여 이곳은 구름 속에 있는 느낌이다. 여름철 비가 올 때 지리산이나 설악산 산장에 도착하면 만나던 그런 풍경이다. 새벽에 타이베이에 도착하고 졸면서 한참을 버스를 타고 이곳에 내렸는데 시야도 확보가 되지 않으니 처음에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일단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서 같이 이동해 본다. 고약한 냄새가 풍긴다. 샤오유컹 화산지대였다. 샤오유컹(小油坑)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화산 분화구 흔적이 있는 곳이지만 안개 때문에 주변을 도통 분간하기 어려운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부글부글 물을 끓이는 것 같은 모양으로 올라오는 유황연기의 냄새 덕분에 주변이 보이지 않아도 이곳이 화산지대임은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유황연기가 끓어 오르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놓는다.
그런데,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지도앱을 확인해 보니 방향은 비슷한데 대종주 길이 아니었다. 출발지인 샤오유컹(小油坑) 여행자 센터로 돌아와서 표식을 확인해 보니 초록색 화살표로 나타낸 타이베이 대종주 길은 우리가 향하던 방향이 아니었다. 지도앱과 대종주 표식을 따라서 타이베이 대종주 3코스의 시작점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