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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다라자 페루말 사원 - 인도 첸나이 여행기 33

야라바 2020. 4. 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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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도시 칸치푸람에서의 두 번째 방문 사원은 바라다라자 페루말(Varadharaja Perumal Temple) 이었다. 칸치푸람은 오랜 역사를 배경으로 사원의 도시로도 유명하지만 또 한 가지 유명한 것은 바로 실크인데 이 사원 입구로 가는 길 양쪽으로는 실크 판매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지름신이 작동했다면 엄청났을 공간이다. 입구는 서쪽 고푸람(Gopuram) 이다.

 

바라다라자 페루말 사원의 입구인 서쪽 고푸람(Gopuram)의 모습이다. 양쪽으로 실크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3세기에 처음 세워진 사원은 수많은 왕조를 거치면서 각 시대의 다양한 흔적들을 남겨 놓았다고 한다. 악을 제거하고 정의를 유지하는 평화의 신인 비슈누(Vishnu)를 기리는 사원이다. 이 거리로는 차량 진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구까지는 조금 걸어야 한다.

 

첫 번째 사원 방문 경험에 힌두 사원은 기본적으로 맨발로 들어가야 하는구나 하는 사실은 알았지만 왠지 신발을 벗고 맨발로 돌아다니는 것이 여전히 마뜩잖았다. 주재원으로 있는 동생 말에 그냥 무시하고 신발 신고 들어 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더라 하는 이야기도 들은 터라 신발을 신은 상태로 고푸람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사원을 나가는 한 젊은 여성에게서 나무라는 듯한 음성으로 신발을 벗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관리인의 제지도 아니었고 일반 시민에게서 한소리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어서 서둘어 되돌아 나와 신발을 보관할 장소를 찾았지만 신발 보관 장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들 슬리퍼를 간단하게 신고 와서 입구 근처에 대충 벗어 놓고 들어가는데 비슷비슷한 신발들을 어떻게 찾아 가는지, 잃어버리지는 않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사원의 입장료는 따로 없었지만 이 사원의 대표적인 유적지인 조각 기둥이 있는 홀 앞에서는 입장 및 사진 촬영비로 1인당 5루피를 받고 있었다. 사원 내에서 대부분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는데 큰 공간은 아니지만 비싸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자유롭게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다양한 형태의 힌두 조각 유물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5루피 비용을 지불하면 석조 건물을 떠 받치고 있는 기둥 모두에 다양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는 이 공간을 자유롭게 거닐면서 감상할 수 있다. 

 

특별한 감독이나 관리가 없어서 조각 작품 일부에는 반들반들하게 사람 손 때가 묻은 것도 있지만 모든 기둥이 천편일률 적인 모양이 아니라 기둥마다 나름 독특한 조각들이 이어져서 작품을 감상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홀 중앙에는 황금색 제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둥의 화려한 조각들을 보노라면 시간 가는 것을 잊을 정도다.

 

사원 북쪽에 있는 연못.

 

사원 속의 또 다른 사원으로 가는 작은 규모의 고푸람. 이런 사진 또한 조각 기둥 홀 안에서 바라보는 모습이다.

 

노골적인 신들의 애정 행각을 묘사하고 있는 기둥 조각과 비슈누의 아바타 신이라는 용기의 화신 하누만(Hanuman). 원숭이 모양이다. 비슈누는 물고기, 거북이들 아바타만 10가지이니 비슈누 한 가지로 조각한다 하더라도 수많은 작품이 나올 법도 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신, 여신이 있고 다양한 신이 있는 모습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도 유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1천 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가진 사원을 이렇게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괜찮은 것인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돌을 저렇게 정교하게 조각했다는 것에 감탄할 뿐이다. 예술의 기반은 이야기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돌로 만든 사원 처마 조차도 아름다운 조각을 해 놓았다.

 

사원에 있는 연못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만 개방하는 모양이었다. 북쪽으로 보이는 북쪽 고푸람의 모습.

 

기둥 조각들은 비를 직접 맞지 않아 보존 상태가 좋아 보였지만 건물 외부에 있는 조각들에서는 깊게 배인 세월의 흔적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사원이 만들어 주는 그늘에서는 이곳에서 일하는 일꾼으로 보이는 분들이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다. 같은 시간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노동, 누군가에게는 휴식, 누군가에게는 고통, 누군가에게는 행복이다. 무엇을 하든지 마음먹기 나름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환상적인 비율의 미적 아름다움보다는 스토리가 지배하는 조각 작품들이다.

 

힌두교의 신들 특히 비슈누에 대한 스토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이 공간은 정말 흥미진진한 공간이 될 듯싶다.

 

동쪽 고푸람과 아슬아슬해 보이는 높은 탑. 철골이 들어가지 않고 상부에 상당한 석조 구조물이 있는 저런 탑을 어떻게 세웠을까? 아래로 개방된 공간인데 지나는 사람들은 불안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구조물이다.   

 

힌두신 조각과 짝다리 포즈는 뗄 수 없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측면에서 바라본 고푸람의 모습. 고푸람의 엄청난 규모도 놀랍지만 담장도 거의 성벽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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