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도마 산 - 인도 첸나이 여행기 31
첸나이 시내를 둘러보는 마지막 여정은 성 도마 산(St. Thomas Mount National Shrine, http://www.stthomasmount.org/) 이었다. 도마 사도가 순교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앞서 방문했던 리틀 마운트 교회에서 도마 사도가 기거하며 복음을 전했고, 그러다가 빅 마운트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으로 끌려와서 순교를 당했다고 한다.
성 도마 산 꼭대기에 위치한 성당으로 가는 길은 산 아래에서 걸어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성당까지 길이 뚫려 있으므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자동차로 언덕을 한참 오르다 보면 성당 조금 아래쪽에 주차장 근처에서 차량 진입을 막기도 하는 데 우리를 데려갔던 젊은 기사는 그 사람을 무시하고 그냥 차량을 위로 몰았다. 결국 성당 입구까지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고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사람들이 몰렸다면 참 혼란스러웠겠다 싶었다. 운전을 하는 데 있어 질서와 배려가 과연 이들에게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문을 끝내고 나가는 시점에서는 성당 근처에 세워진 차량들을 하나둘씩 내보내고 있었다.
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여러 가지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우측 사진에 있는 조형물 뒤로는 1986년도에 이곳을 방문했다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다.
첸나이 공항 근처에서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이니 만큼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곳곳에 작은 볼거리들을 만들어 놓았다.
성 도마 산에서 남동쪽을 바라본 모습. 멀리 성 도마 산(St. Thomas Mount) 기차역도 보인다. 메트로와 연결되는 역이기도 하다. 역사 뒤로 보이는 녹지대는 열대 우림이라는 긴디 국립공원(Guindy National Park)이 아닌가 싶다.
성 도마 산에서 동북부로 시선을 옮기면 첸나이 시내 중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조형물을 보면서 예수님의 죽음을 끝까지 함께한 여인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관점이라는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복음)에서는 막달라 마리아,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를 말하고 있고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이모,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를 말하고 있지만 도망간 그의 열두 제자 대신 이들이 끝까지 예수님의 죽음을 같이 했다는 것은 곱씹어볼 이야기다.
2013년 캐나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Timothy Schmalz)가 처음 제작하여 세계 곳곳에 놓이고 있는 노숙자 예수(Homeless Jesus)라는 청동상이 이곳에도 있다. 마태복음 25:40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라는 말씀에서 모티브를 받은 것으로 미국 일부 개신교 교회들에서는 작품 설치를 반대한다고 하지만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행동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설치를 찬성하는 쪽도 있다고 한다.
성 도마 산 남서쪽으로 있는 공항 때문에 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장소 이기도 하다.
리틀 마운트 교회에 걸려있는 그림에서는 예수님의 창 자국을 만지는 시늉을 하는 도마를 그렸더니만 이곳에서는 아예 조각상으로 세워 놓았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던 도마 앞에 나타나셔서 "믿는 자가 되라고"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과연 도마는 저런 시늉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교회 입구에 붙여 놓은 것처럼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하던 도마 사도는 그저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조각상 뒤로 성당 안쪽까지 들어온 관광객들의 차량이 보인다. 종교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장소이다 보니 성당 관계자들은 이곳저곳에서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사람들 통제하기에 여념이 없다.
성 도마 산에서 공항 방면, 즉 남쪽을 바라본 전경이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도로는 산 남쪽에서 군사 보호 지역을 지나 이어져 있다. 아바디 캠프라고(Avadi camp) 공항에 인접한 넓은 지역에 다양한 군사 기관이 들이 입주해 있고 탱크 공장도 있다고 한다. 전차 국산화 과정에 수많은 말썽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인도는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이다.
종탑을 끝으로 성 도마 산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