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수련 연작이 감상하기에 조금 어려웠다면 지하층의 인상파 거장들의 작품들을 통해서는 "위로"와 "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르누아르(Auguste Renoir)의 그림들...... 그의 그림이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미술 사조나 시대의 흐름, 테크닉 보다 그림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르누아르의 "한 소년과 소녀의 초상, Portrait of a Young Man and a Young Woman". 1875~1880 년경의 유화. 인물에 중심이 있기 보다 빛의 흐름을 찾으려는 그 당시 작가의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합니다. 르누아르의 "두 소녀의 초상, Portrait of Two Little Girls". 1890~1892년경의 유화. 1..
뮤지엄 패스로 프랑스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오랑주리 미술관(http://www.musee-orangerie.fr/en/)에 입장합니다. 모네의 수련과 르누아르, 세잔과 같은 눈과 귀에 익숙한 작가들의 명작을 만날것에 대한 설레임을 안고 입장합니다. 미술관에 들어와서 고개를 들어보면 예전에 이곳이 오렌지 온실이었음을 강조라도 하듯 그 흔적을 그대로 남겨서 미술관의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지상층과 지하층 두개층에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지상층에서는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볼 수 있고 지하층에서는 폴 기욤과 장 발터(Paul Guillaume & Jean Walter)가 수집한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지하층에서 맨 처음 만나는 그림으로 앙드레 드레인(André..
바다나 산이 아닌 여름 나기의 색다른 방법. 이번에는 독립기념관입니다. 천안역이나 천안 종합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도 쉽게 갈수 있고 고속도로로도 접근성이 좋습니다. 외부에서 그늘이 없는 곳을 걸을 동안은 조금 더울 수 있지만 내부 관람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환경에서 천천히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고딩시절 독립기념관에 단체로 온 적이 있었고 아이들 어릴적에도 한번 다녀 간것 같은데 다시 보아도 전시물이 새롭더군요. 사람의 기억이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는 http://www.i815.or.kr/kr/ 입니다. 야영장도 있으니 캠핑과 함께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자동차로 오토 캠핑도 가능하고 1인당 3천원이라고 합니다. 관람은 무료이지만 주차는 ..
집 근처에서 보내는 올해의 피서 두번째는 딸내미가 추천한 미술관 여행이었습니다.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시립 미술관과 같은 대형 미술관이 아니어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작은 미술관이 많이 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국공립 미술관과 사립 및 대학 미술관을 포함하여 총 202개의 미술관이 있다고 합니다(문화체육관광부「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기준). 그렇지만 많은 미술관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보고 즐기는 인구는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츰 접하다 보면 작가의 생각을 유추해 보기도 하고 나름의 상상과 생각을 버무려 그림 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같은 폭염 속에서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미술관을 그것도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니 참..
올해 여름 휴가의 첫 이벤트는 조조로 영화 감상하기 였습니다. 이문세의 "조조할인"은 상큼한 연애 이야기가 깔려있지만 올해 피서 영화 감상은 시컴 시컴한 고딩 아들과 어색 어색한 동행이었습니다. 사실 영화 선택은 아들이 했고 간단한 소개에 그냥 한번 보자로 시작한 영화였는데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힐 정도로 감동적이면서도 영화를 풀어나간 연출자의 탁월함에 대해서도 감탄해한 시간이었습니다. 덩케르크(Dunkirk)는 프랑스어로 Dunkerque로 기술하는 프랑스 북부 해안의 항구 도시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바다 건너 영국의 도버를 바라보고 있는 곳입니다. 독일군의 공격에 밀려 덩케르크에 포위 당한채 죽음의 압박을 받았던 상황에서 그 유명한 독일의 잠수함 유보트와 폭격기의 공격에 철수 작전 조차 제대로..
튀일리 정원에서 콩코드 광장 쪽으로 좌측 끝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Musée de l'Orangerie, http://www.musee-orangerie.fr/en/)은 1852년 건축 당시에는 오렌지 나무의 겨울나기를 위해서 만든 온실이었으나 나폴레옹 3세때 부터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화요일 휴관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뮤지엄 패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튀일리 정원 우측에 있는 주드폼(Jeu de Paume)이 뮤지엄 패스를 받지 않고 입장료도 더 비싼것과 대조적입니다. 튀일리 정원의 마로니에 가로수 길을 걷다가 좌측으로 꺾어져서 이동하면 위의 그림과 같이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랑주리로 오르는 계단 입구에 ..
튀일리 정원(Jardin des Tuileries)의 이름 만큼 한국어 표기가 다양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루브르 처럼 한가지로 표기하면 좋으련만 뛸르히, 튀를리 등등 사람마다 제각각 입니다. 심지어 튀일리에, 뛰일리, 뛰일리에 등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음 상으로도 국립국어원에서는 튀일리가 맞다고 합니다. 저는 튀일리로 적겠습니다. 카루젤 개선문을 나서서 콩코드 광장에 이르는 광대한 개방 공간입니다. 튀일리 궁전을 짓기 시작했던 앙리 2세의 왕비 메디시스(Catherine de' Medici)가 1564년에 궁전을 지으면서 궁전의 정원으로 만들었고 튀일리 궁전처럼 점진적으로 발전과 개방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멀리 콩코드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에투알 개선문이 보입니다. 파리 걷기에서 흙을 밟을 기..
카루젤(Carrousel)은 단어 의미로는 "기마 곡예, 마상 시합"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루이 14세 당시 이곳에 마장 마술 관련 시범을 보이게 해서 카루젤 경기장(Cours du Carrousel)이라 불리웠다고 합니다. 루브르 궁과 서쪽으로 이어져 있던 튀일리궁전이 있던 자리입니다. 카루젤 개선문은 튀일리 궁전의 입구 역할을 했었는데 튀일리 궁전이 없어진 다음에는 마치 독립 건축물 처럼 이 근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되었습니다. 튀일리 궁전은 앙리 2세의 사후에 왕비 메디시스(Catherine de' Medici)가 1564년에 세느 강변에 건축을 시작했고 지속적인 확장으로 1600년에 이르러서는 루브르와 연결되어 총 길이가 266미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루이14세가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 시기에..
쉴리관 1층에서 비너스 조각상을 관람하고 뒷쪽 계단을 통해 반지하층(Entresol)으로 내려오면 거대한 스핑크스를 만날 수 있고 그 앞쪽으로는 중세 루브르 유적과 함께 루브르의 역사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필립 오귀스트(Philippe Auguste, 필립 2세, 1190)와 샤를 5세(1350)때의 루브르 해자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1983년부터 1992년까지 진행된 발굴 작업의 결과물이라 합니다. 루브르 성은 필립 오귀스트가 십자군 원정에 나가기 전에 당시 노르망디부터 파리근교까지 세력을 확장하던 리처드 왕의 영국군으로부터 파리를 방어할 목적으로 세운 성곽입니다. 정사각형 형태로 네 모서리에 탑을 세우고 세느강의 물로 해자를 채워 성을 둘렀다고 합니다. 성의 한 가운데에 가장 높은 탑(donjon..
앞서 회화와 조각도 그렇지만 이제 방문할 이집트 유물 관람은 루브르가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세계 패권을 두고 다투던 세계 열강들의 흔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실제로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 당시 전문가들을 대동하여 수많은 유물을 가져왔고 지금까지 반환된 것만 5만 여점에 이른다니 엄청난 규모임을 짐작할만 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조각상을 둘러보다가 위대한 스핑크스와 중세 루브르 유적이 있는 반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통로. 위대한 스핑크스(Great Sphinx). 이집트 타니스(Tanis) 지역에서 발굴된 스핑크스. 사자의 몸과 왕의 머리를 한 괴물로 신전의 수호신으로 세웠다 합니다. BC 1279-1213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
루브르 박물관의 드농관 2층에서 회화만 감상해도 몸이 슬슬 반응을 보입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은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이제 드농관 1층으로 내려와서 고대 로마 및 에트루리아, 고대 그리스 조각들을 감상합니다. 드농관 1층과 쉴리관 1층에 걸쳐서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드농관에서 시작하여 쉴리관 쪽으로 넘어가면 그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BC460경의 작품. "스팀팔리아 호수의 새들, the birds of Stymphale Lake". 헤라클레스가 아테나 여신에게서 받은 청동 캐스터네츠를 연주하며 아카디아에 있는 스팀팔리아 호수의 괴물 새들을 죽여서 여신에게 바쳤다는 이야기를 조각한것이랍니다. 에우리스테우스가 헤라클레스에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과제 12개를 주었는..
19세기 프랑스 회화 대작들을 보고나서 다시 이태리 회화들을 전시하고 있는 그랜드 갤러리로 돌아와 16~17세기 이태리 회화들을 가볍게 보면서 드농관 날개쪽 맨 끝으로 이동합니다. 드농관 2층 날개의 맨끝부분에는17~18세기 이태리 회화, 스페인, 영국, 미국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직사각형 형태의 드농관은 중간에 연결 통로로 사용되는 건물이 있어 자연스럽게 두개의 마당이 만들어 지는데 위의 그림은 2층에서 바라본 한쪽 마당입니다. 드농관 본체 끝부분에는 위의 그림처럼 건물 난간에 조각상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습니다. 위의 드농관 지도에서 초록색 상자로 표시된 부분입니다. 조각상 뒤로 카페가 보이고 앞쪽으로는 광장이 보입니다. 이 부분부터 날개처럼 세워진 건물이 시작됩니다. 13번~32번 전시실..
드농관 2층의 6번, 7번 전시실에 자리했던 모나리자 홀을 지나서 13~15세기 이태리 회화 건너편으로 이동하면 75~77번 전시실에서 19세기 프랑스 회화 대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나리자 홀을 지나 19세기 프랑스 회화 대작이 전시되어 있는 76번 전시실로 가는 곳. 화려한 천장화. 76번 전시실의 천장으로 프레스코화와 조각들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과 어울러져 참 아름답네요. 여기에서 좌우측의 전시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앵그르(Jean-Dominique Ingres)의 "앙젤리크를 구출하는 로제, Roger delivering Angelique". 1819년에 제작된 유화로 이탈리아 시인 루도비코 아리오스토(Ludovico Ariosto)의 장편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Orlando fu..
드농관 2층의 그랜드 갤러리에 전시된 13~15세기 이태리 회화를 감상하다가 중간에서 우회전하면 6번, 7번 전시실로 구성된 모나리자 홀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워낙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모나리자 홀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위의 그림처럼 여러개 세워져 있습니다. "La Joconde"는 불어로 모나리자의 작품명입니다. 멀리 앞쪽으로는 모나리자를 보려고 몰려있는 사람들이 있고 모나리자를 마주보며 자리하고 있는 엄청난 크기의 대작인 가나의 혼인잔치를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파올로 베르네세(Paolo Veronese)의 "가나의 혼인잔치"는 9.9m X 6.77m의 크기로 루브르에서 가장 큰 회화 작품이라 하는데 사람도 많고,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찍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1562년 베네치아의 산 마조레(..
미술학도가 아니지만 미술사와 미술 사조에 대한 약간의 관심, 역사적 배경이나 기법등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지면 그림을 보는 시간은 걷기 여행의 매력처럼 복잡한 생각을 떨쳐내고 그림과 대화하듯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그림들은 수백년 이전의 작품들이니 만큼 그 당시의 문화와 생각들을 담고 있고 이 그림 들과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타임머신을 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루브르에서의 그림 감상에 오디오 가이드가 있다면 금상 첨화일 것입니다. 드농관 2층의 1번방으로부터 이태리 회화를 감상합니다. 니케상을 지나 회화를 보러 가는 길에 만나는 공간입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만날 천장화와 천장 장식들은 수도 없이 고개를 들게 합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모든 공간을 그냥 두지 않는 이들의 감각은 뭐..
드농관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관람을 시작합니다. 워낙 넓은 곳이니 사전에 정보를 습득하고 계획을 짜서 핵심 위주로 보겠다고 작정을 했지만 그게 마음 같지가 않았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겠다는 조급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어느 정도 움직인 다음에는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지금 위치가 어디 쯤인지도 확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박물관 관람의 기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간다면 비용이 들더라도 오디오 가이드를 꼭 챙기고 여유롭게 둘러봐야 겠습니다. 아무튼 둘러본 내역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깊이 있게 감상해 볼까 합니다. 드농관 입구에서 16세기 이태리 조각상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있는 조각상. "멜레아그로스의 죽음"(La Mort de Meleagre) 같은 소재..
루브르 박물관에는 두가지의 유리 피라미드가 있습니다. 지상의 박물관 입구 역할을 하는 피라미드와 지하의 역 피라미드입니다. 많은 분들은 지상의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서 입장하는데 메트로를 통해서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지하 통로를 통해서도 입장할 수 있습니다. 티켓은 입장한 다음에 지하에서 끊기 때문에 일단 빨리 입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티켓 확인은 드농관, 쉴리관, 리슈리외관 각각의 입구에서 확인하기 때문에 각 건물 입구에서 뮤지엄패스를 보이거나 티켓을 제시하면 됩니다. 안내 지도도 내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 박물관, 미술관등 대부분의 공공 장소에서 보안검사를 수행하는데 루브르 박물관도 마찬가지여서 가방을 소지하고 있다면 열어 보여야 합니다. 루브르는 무료로 락커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
원래 계획은 시티락커에("파리 걷기 여행기 - 10. 파리 시티락커에 짐 맡겨두기" 참조) 짐을 맡겨둔 다음에 왔던 길을 되돌아 가서 오뻬하 대로를 따라 내려가 루브르에 이르는 것이었다. 짐을 맡겨두고 골목길로 나서자 괜시리 왔던 길을 다시 돌아 가고 싶지 않았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였건만, 한번 지나온 길에 그새 익숙해져 싫증이 난것도 아닐텐데 그냥 다시 돌아가도 싶지 않았다. 왔던 길에 대한 방향성이 있으니 가다보면 큰길에서 원래 계획했던 곳과 다시 만날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으로 이미 발걸음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이른 시간에 파리의 골목길을 화창한 날씨와 함께 걷는 기분은 상쾌함과 설레임이 버무려져서 참 여행의 시작과 딱 어울리는 마음이었다. 그러다 만난 4성급의 웨스트민스터 호텔. 우리네..
파리를 자유 여행하시는 분들 중에는 파리에 도착하는 날이나 파리를 떠나는 날 공항에서 바로 숙소를 향하거나 숙소에서 바로 공항으로 가는 일정이 아니라면 어디론가 움직이는 것을 검토해볼까 할 때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짐입니다. 일부 여행사에서 짐을 맡아 주는 경우도 있지만 여행사를 끼고 여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또한 선택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동 경로 중에 있다는 가정이지요. 저희의 경우에도 아침에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해서 르와시 버스로 오페라로 이동한 다음 바로 루브르 박물관으로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짐을 맡길 곳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캐리어 없이 작은 배낭만 소지했지만 중간에 들를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백팩을 어떻게 다룰줄 몰랐기 때문에 배..
프랑스 입국 절차가 끝나면 32번 출구를 찾습니다. 1 터미널은 구조가 동그랗게 생겼으므로 어디에서든 조금만 움직이면 어렵지 않게 32번 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샤를 드골 공항도 한국이나 여타 공항의 입국장처럼 손 팻말을 들고 직접 픽업하러 나온 사람들과 이른 시간이지만 파리 시내까지 태워다 준다고 호객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32번출구를 나오면 위의 그림과 같은 대합실이 있는데 처음에는 길을 건너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길을 건너면 어디에서 타야하나 하면서 조금 왔다 갔다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 건너 우측에 몰려 있었는데 이리 저리 살펴보니 르와시(Roissy) 버스 문구는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없더 군요. 다시 건널목으로 돌아와 천천히 살펴보니 친절하게 방향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유리로된..
파리 걷기 여행을 위해서 2017년 초 에어차이나 항공권을 구매할 당시만 해도 인천에서 중국 청두를 거쳐 파리로 가는 구간과 파리에서 북경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구간 모두에 대해서 사전 좌석 지정이 가능했다. 물론 확정된 좌석이 아니라는 안내가 있었기는 했다. 그런데, 추후 다시 로그인해서 보니 사전 좌석 지정에 요즘 국내 저가 항공사들 처럼 비용을 받고 있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예약 기간에 따라 그럴 수도 있고 아예 정책이 바뀌었을수도 있겠다 싶다. 원하는 좌석을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확보하는 방법은 조금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온라인 탑승 수속을 하는 것인데 인천-청두 구간과 파리-북경 구간은 온라인 탑승 수속이 가능했지만 중국에서 환승하는 청두-파리와 북경-인천 구간의 경우에는 공항의 체크인 카..
몇시간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환승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몸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호텔 카운터에 가니 체크인 당시의 직원과 교대해서 다른 직원들이 나와 있었지만 저희의 호텔 출발 시간이 전달되어 있었는지 바로 셔틀 버스의 기사분을 무전기로 호출해 주더군요.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는 한국 시간 2시 50분 청두 현지 시간 새벽 1시 50분 이었으므로 현지 시간으로 자정에 호텔에서 출발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체크인, 출국 수속, 보안 검사를 감안해도 여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공항 출입문에서의 간단한 보안 검사를 마치고 에어 차이나 체크인 부스를 찾아가니 부스는 체크인이 한창이었습니다. 전광판의 巴黎는 파리의 중국어 표현이고 商务艙은 비지니스 클래스라는 표현입니다. 부스 표시..
호텔에 짐을 두고 밖에 나가서 요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결정은 내 몫이 아니었다. 그저 마눌님의 결정에 따를 뿐이었다. 정작 자신은 한마디도 안하고 길잡이도 하지 않는데, 행동과 말은 모험적이다. 호텔 앞 6차선의 대로를 건너면 음식점들이 많은 곳이라는 정보까지는 구글과 바이두 지도(http://map.baidu.com/)로 확인했는데 6차선 도로를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없이 사람들은 그냥 건너고 있었다. 자동차들의 끊임 없는 경적 소리와 길 가운데 멈춰선 사람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자동차, 사람들이 뒤섞여 움직이는 풍경이 떠올랐다. 그러나, 준법정신이 투철하신 마눌님은 이 모험을 원하지 않으셨다. 약간 돌아서 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가는 길에는 어린이집, 작은 공원, 산책..
파리 걷기 여행을 위해서 인천 공항에서 직항으로 파리까지 가는 방법이 최선이겠지만 거리가 긴만큼 비행기 티켓 가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국내 국적 항공사의 최저 가격 대비 절반 가격으로 파리 걷기 여행을 다녀 올 수 있었는데 에어차이나의 중국 환승 티켓을 이용한 덕분입니다. 어차피 항로 자체가 중국을 거쳐가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한국에서 오후에 출발하여 파리에 오전 7시 내외로 도착하기 때문에 시차 적응도 자연스러웠고, 직항으로 가면 오후에 출발하여 파리 현지의 오후에 도착하기 때문에 그냥 숙소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시간 활용면에서도 중국 경유 방법이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파리로 갈때는 청두를 경유하고 파리에서 한국으로 올때는 북경을 경유하..
청두 공항에서 에어차이나 환승 호텔 관련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것과 함께 환승 호텔 서비스 부스가 2터미널에 있기 때문에 청두 공항 1터미널에서 2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8번 게이트 앞에 두 터미널 간을 오가는 셔틀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조사해 두었는데 버스 몇대를 보내도 셔틀 표시는 보이질 않았다. 공항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어떤 버스에 우르르 올랐는데 저걸 타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확신이 들지 않았다. 버스에 별 표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제선 터미널이지만 위의 그림처럼 8번 게이트 앞에 사천 항공의 국내선 출발 표지가 있었다. 국내선 일부도 이곳에서 출발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8번 게이트 주변을 서성이다가는 셔틀 버스를 포기하고 얼마 되지도 않는데 걷자! 하고..
디지털 카메라나 스마프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컴퓨터로 옮기는 경우 많은 경우 각 사진의 파일명은 년-월-일_시-분-초.jpg 처럼 파일명에 사진 촬영한 시각을 담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디카나 스마트폰의 시각이 잘못 되어 있는 경우는 파일명의 시간 또한 시스템 시간을 따라갈테니 잘못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한국과 시차가 다른 해외에 여행을 다녀오는 경우 현지 시간에 스마트폰 시간이 자동 조정되는 경우도 있고 시차가 있는 상태로 한국 시간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진을 정리하면서 어떤 분은 현지 시간대로 사진을 정리하고 싶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현지 시간과 관계없이 한국 시간대로 정리하고 싶은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사진 파일의 시간이 원하는 시간대와 다른 경우입니다. 이..
온라인 탑승 수속 덕택에 비행기 앞 좌석을 예약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청두 공항(CTU)에서는 거의 맨처음 출국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입국 심사대가 여러개 있었는데 그중에서 LED 전광판에 "72 Hour Free Transit"이라 표시된 창구에서 여권과 에어차이나 E-Ticket(전 일정이 표시된 항공권 구매 내역)을 보여주니 "Two people?"하며 우리 일행을 바로 알아보더니 뒤쪽에 있는 직원에게 도장을 가져오라고 해서 도장을 찍고는 더 이상 묻는것 없이 그냥 통과다. 성도(成都)라고 찍힌 도장이었다. 그런데 그게 끝이라고 착각하고는 와이파이를 붙여서 "드디어 중국 도착!" 이라고 카톡을 날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다음 일정이 뭐지? 하며 다음 일정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입국 심사를 ..
땅을 말리는 맑은 날씨로 바깥은 찌는 듯한 온도지만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 만큼은 멋집니다. 인천 공항에서 청두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는 에어버스 A320 기종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장거리 노선에 대형 항공기를 투입하고 중국 청두나 북경과 인천 공항을 잇는 노선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저가 항공사들이 사용하는 중형 항공기가 투입되는 모양입니다. 이륙전에 승무원들이 비상구 위치등을 안내할 뿐, 산소 마스크 사용이나 구명 조끼 사용 안내등은 위의 그림처럼 펜더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승무원들 고생시키느니 중국어와 영어로 차례로 가이드하는 이 방법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여정에서 에어차이나 항공기를 4번 이용했으니 이 안내 방송도 똑같이 4회 반복한 것이네요. 3..
초여름의 태양이 작열하는 오전 11시, 집에서 온라인 탑승 수속 관련 블로깅을 하고 찬물로 몸을 헹구고 집을 나설 준비를 한다. 이동 하며 먹을 김밥도 준비했고 열흘가까이 집을 비울테니 집안 곳곳의 최종 점검도 끝내 두었다. 빨강 마티즈 안은 찜통이었고 바로 옆 한 마지기 논은 삽교천이 말라 간다는 아우성에 물맛을 본지 오래다. 키는 한기범인데 물은 말라 버려서 어렵게 손 모내기한 모들은 더욱 힘들어 보였다. 오전 11시 30분 아내를 태우러 집을 나섰다. 이번 여행에서는 핸드폰에서 자유로워 지기로 했기 때문에(사실 로밍도 USIM 구매도 모두 귀챦아서) 오전 11시 30분은 2G 삼성 애니콜의 전원이 9일간 잠에 들기 시작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직 6월 중순도 지나지 않은 때이고 망종과 하지를 지난지도..
농촌에 내려와서 자급자족 농사를 지으며 아직도 성공하지 못한 한가지가 있다면 바로 생강의 종자 보관입니다. 가을에 수확한 생강을 모래에 묻어도 보았고 아이스 박스에 담아서 박스채 흙속에 묻어도 보았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는 생강의 수확량도 많았고 수많은 실패 경험 때문에 종자 보관이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얀 균주가 생기면서 결국 발아도 되지 않더군요. 그러던 차에 TV에서 울금에 대한 다큐를 보게되었고 매스컴의 영향이랄까 매년 심던 생강은 포기하고(설탕에 재워둔 량이 상당해서) 장에서 울금을 사다가 심기로 했습니다. 작은 밭에 생강 심듯 울금을 땅에 넣고 볏짚을 덮어 주었습니다. 볏짚 덕분에 올해처럼 심한 가뭄도 잘 건디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뭄을 견딘것 같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