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드룩-촘롱-뱀부에서 이어지는 ABC 트레킹 3일 차는 데우랄리(Deurali, 3,230m)까지 걷는 것으로 6.39Km로 길지 않은 경로이지만 고도가 3천 미터를 넘기는 지점이라서 조금은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경사가 급한 부분이 조금 있지만 전체적으로 계곡을 따라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포리지와 삶은 계란으로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온 저희를 맑은 하늘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계곡 속에 자리한 산장이라 산 그림자가 여전히 해를 가리고 있지만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최상의 날씨를 마음껏 즐기며 걸을 수 있을 듯합니다. 드디어 3천 미터 고도를 넘기는 날인 만큼 나름 긴장감도 있기는 하지만 길지 않은 거리를 걸을 예정이므로 마음의 부담은 적습니다. 뱀부(Bamboo)의 고도가 2,..
촘롱에서 출발한 지 5시간 20분여의 시간만에 뱀부(Bamboo)에 도착하니 익숙한 풍경을 가진 마당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누렇게 익은 들깨를 털기 위해 펴놓고 햇빛에 말리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한국과 비슷한 구석이 많은 ABC 트레킹 코스의 농촌 풍경입니다. 오후 1시에 도착한 뱀부에도 산장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산장에는 저희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한 트래커도 있었지만 산장에 일찍 도착한 덕택에 숙소는 넉넉했습니다. 한국에서 여행을 계획할 때는 촘롱 이후 산장에서 숙소를 잡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가 조금 있었지만 일찍 도착하면 큰 문제가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2시 내외로 산장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산장에서 숙박은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저희가 뱀부에서 묵었던 숙소는 트레킹 게스트..
아랫마을 시누아(Lower Sinuwa)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한 저희는 다시 뱀부(Bamboo)를 향해서 여정을 이어갑니다. 어젯밤 숙소에서 정수제로 만들어 놓은 물이 나름 마실만 합니다. 멀리 마차푸차레(6,997m)가 보이지만 ABC까지 가는 길은 마차푸차레 쪽 산들과 모디 계곡(Modi Khola)을 사이에 둔 이쪽 산들의 허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맑은 11월의 아침, 짐을 옮기는 포터들의 발걸음들이 분주합니다. 당나귀가 사람보다 덩치가 크다고는 하지만 등에 상당한 무게의 짐을 둘러메고 걷는 모습은 실제 무게만큼이나 무거워 보입니다. 산장이 새로 하나 들어 서기라도 한다면 차가 들어올 수 없으니 이런 당나귀들의 무거운 걸음은 상당한 시간 이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아랫마을 시누아(Lower..
히말라야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숙소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 바로 앞은 지누단다(Jhinu Danda), 촘롱, 킴롱 계곡이나 간드룩으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로 촘롱을 향해서 ABC 2일 차 걷기를 시작합니다. 6.8Km의 거리입니다. 저희가 묵었던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촘롱 이기는 하지만 촘롱 고개 정상에서 보면 지누단다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숙소이기 때문에 촘롱을 지나 뱀부까지 가려면 일단 촘롱 정상까지 올라야 합니다. 촘롱 정상까지 두 갈래 길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데 저희는 계단을 통해서 여러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계단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촘롱 고개 정상 근처에 이르니 맑은 하늘을..
콤롱 고개(Komrong)와 킴롱 계곡(Kimrong Khola)을 거쳐서 촘롱(Chhomrong) 초입에 도착한 저희는 지누단다(Jhinu Danda)로 가는 길,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에서 오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에서 묵어 가기로 했습니다. 오전 11시에 간드룩 버스 터미널을 출발하여 오후 5시 정도에 산장에 도착했으니 간드룩에서 촘롱까지 6시간 가량이 소요되었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는 깔끔한 2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침대 3개가 놓인 방을 두 명이 사용하도록 내어 주었습니다. 나름 깔끔하고 한식을 제공하는 숙소라서 하산 길에도 이 숙소에서 하루 더 묵어 갔습니다. 저녁에 도착해서 우선 ..
어떤 트레킹이고 트레킹 하는 사람의 등에 땀을 배이게 하고 두 다리를 후들거리게 하는 것은 "고개"입니다. 고개를 넘다 보면 트레킹 여정은 끝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간드룩에서 시작한 히말라야 ABC 트레킹에서의 첫 고개는 콤롱(Komrong, 2,250m) 고개였습니다. 고도가 2천 미터가 넘다 보니 산장에서 배낭을 벗고 휴식할 때면 서늘한 바람이 흥건하게 땀이 배인 등짝을 타고 지나가면서 추위를 느낄 정도였기 때문에 외투를 챙겨 입어야 했습니다. 포리지(Porridge)와 삶은 계란 2개로 산장에서 점심을 해결한 저희는 오후 1시쯤 산장을 나서서 촘롱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콤롱 고개에 도달했으니 킴롱(Kimrong) 계곡까지 400미터가량 급한 내리막을 부지런히 내려갔다가 계곡을 지나 다시 고도 2,3..
포카라-나야풀-간드룩으로 이어지는 기막힌 타이밍 덕택에 로컬버스를 타고 간드룩까지 이른 시간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원래 포카라의 바그룽 버스 터미널에서 간드룩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9시 30분 정도가 첫차이기 때문에 그 차를 선택했더라면 11시 이전에 간드룩에 도착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뜻하지 않게 포카라에서 나야풀 가는 첫차를 탈 수 있었고 나야풀에서도 행운과 같이 다른 노선의 간드룩행 버스를 만난 덕분에 아주 이른 시간에 간드룩에 도착해서 간드룩에서는 숙박하지 않고 일정을 하루 당겨 바로 산행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간드룩에서 촘롱까지 가는 길은 9km가 조금 넘는 길로 촘롱에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촘롱은 숙소가 많은 곳이니 문제가 없겠다 싶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촘롱..
포카라의 바그룽 버스 터미널(Baglung bus station)에서 첫차를 타고 나야풀(Naya Pul)에서 버스를 내리니 오전 8시가 되었습니다. 거의 2시간 30분이 걸린 셈입니다. ABC, MBC, 푼힐, 간드룩 트레킹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보니 이제 히말라야 트레킹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실감이 납니다. 저 멀리 산과 논, 밭이 보이는 풍경을 보면서 우리가 저길 을 가야 하는구나! 하며 잠시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나야풀 버스 정류장에는 음식점들이 몇 개 있었는데, 한 식당에 들어가 라면이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해서 계란이 있는 라면을 시켰는데 계란을 같이 끓인 것이 아니라 프라이를 해서 얹어 놓았더군요. 아무튼 한국 라면 맛은 어디 가나 마찬가지이지만 가격은 하나에 400루피로 결코 싼 가격..
발라주 촉에 위치한 바트 바트니(Bhat Bhateni) 슈퍼마켓 4층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야간 버스를 기다리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저희는 큰길을 건너서 마트 건너편에서 포카라행 야간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특별한 버스 정류장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로등도 없는 길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라서 어떤 버스가 오는지 식별하기도 어려워서 버스가 오는 대로 자가담바 야간 버스가 맞냐고 계속 물어보았습니다. 다른 회사의 야간 버스도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합니다. 직접 물어보는 게 최고입니다. 네팔에서는 웬만하면 영어 소통이 되기 때문에 편리했습니다. 자가담바 버스 두대가 나란히 출발하는데 미리 예약해서 인쇄한 티켓을("카트만두, 포카라 야간 버스 예약하기" 참조) 보여주니 21석짜리 버스로 ..
TIMS와 ACAP 발급 과정은("네팔 입국과 TIMS, ACAP 발급기" 참조) 공항 환전소의 조기 마감과 네팔 관광청의 마감 시간이 임박한 까닭에 정말 심장 떨리는 시간이었지만 네팔 관창청 경비원도 고마웠고, 30년 된 택시를 모는 아저씨도 감사했으며 기사분이 소개해준 환전소도 좋았습니다. 관광청에서도 퇴근 시간이 임박했지만 신청을 받아 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아무튼 여러분의 도움 덕택에 무사히 카트만두에서 TIMS와 ACAP를 발급받고 계획된 여정을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혹여라도 카트만두에서 발급을 하지 못하면 포카라에 가서 하면 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일정이 불필요하게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후 여정은 야간 버스 시간까지 카트만두 시내를 걸으며 야간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기로 ..
키보드가 없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터치스크린 시스템에서 키 입력을 받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윈도 시스템에 내장되어 있는 가상 키보드 어플을 동작시키는 것으로 외부 프로세스로 osk.exe를 실행시키는 방법입니다. 다음과 같은 코드로 간단하게 수행시킬 수 있습니다. Process p = new Process(); p.StartInfo.FileName = "C:\\Windows\\System32\\osk.exe"; p.StartInfo.Arguments = null; p.StartInfo.WindowStyle = ProcessWindowStyle.Normal; p.Start(); 두 번째 방법은 WinForm 내에 자체적인 가상 키보드를 내장시키는 것으로 가상 키보드를 직접 제작하는 방..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도 화면 한 구석에 항상 창이 보이는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하는 필요가 생겼습니다. 통상 트레이(Tray)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임베디드 환경처럼 키보드도 없고 윈도 상태바도 숨김으로 동작한다면 이런 필요를 충족시켜주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응용 프로그램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다음에 ALT+TAB이나 트레이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원래의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방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아니면 너무나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항상 가동 중에 있다가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더라도 버튼만 누르면 해당 프로그램으로 복귀하고 싶은 필요를 해결해 주고자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C# WinForm의 TopMost 속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
비자 면제 국가로만 여행을 다니다가 비자를 발급해야 하는 네팔을 방문하다 보니 여행 이전부터 문제없이 잘 처리될까? 하는 조마조마함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네팔 입국 절차를 거치고 보니 비자 발급 비용이 탐탁지 않아서 그렇지 절차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http://online.nepalimmigration.gov.np/tourist-visa 에서 여행 출발 전에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을 하고 비자 신청 확인서를 출력하여 여권, 비자발급비 영수증과 함께 "Without VISA 15일&30일 체류 입국 심사 카운터"에 제출하면 간편하게 비자 발급과 입국 심사를 모두 끝낼 수 있었습니다. 비자 사본이나 입국신고서도 제출해야 하나? 했지만 실상 여권 사본도 필요 없었고 입국 신고서는 태국 쪽에서 ..
청두 공항에서 출발하는 에어차이나 비행기들도 온라인 체크인을 지원하기 때문에 청두 공항에서도 긴 줄을 서지 않고 간편하게 짐을 붙이고 빠르게 보안 검사와 출국 수속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에어차이나를 이용할 경우에는 미리 온라인 체크인을 하고 인천 공항에서도 중국 청두 공항에서도 위의 사진처럼 온라인 체크인이나 셀프 체크인이 표시된 데스크에서 빠르게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붙이면 됩니다. 청두 공항에서는 셀프 체크인도 서비스하지만 여전히 줄 서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저희는 온라인 체크인 카운터에서 배낭을 보내고 티켓을 받아 카트만두로 향합니다. 중국 청두와 카트만두 간에는 A319-100을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창밖으로 들어오는 정오의 햇빛이 강렬합니다. A319-1..
인도의 디트로이트, 인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 첸나이로 여행을 떠납니다. 동생이 해외 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동안 한번 방문해야 할 텐데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인도 근무가 끝나 간다고 하니 숙제하듯 일주일간 첸나이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인도 뉴델리나 뭄바이로 가는 직항편은 있지만 콜카타나 첸나이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없기 때문에 환승 통해서 인도 첸나이로 가야 합니다. 이번 여행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를 이용해서 저렴하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기간만 잘 선택하면 아주 저렴한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호주 트레킹 때도 이 항공사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말/평일 단위로 운행하는 항공편과 가격이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면 ..
중국 청두를 거쳐서 네팔 카트만두로 가는 환승 비행기는 환승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청두 도착 다음날에 카트만두로 출발) 미리 무료 환승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2년 전 파리로 갈 때의 경험을 생각하며 국내선인 청두 공항 2 터미널 출국장 R열에서 "Air China Transit Hotel Service"라고 적힌 창구를 찾아보았지만 그런 창구는 따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91번 창구에서 처리를 해주기는 하는데, 확실하지 않지만 환승 호텔을 미리 예약해 놓으면 청두 공항 1 터미널의 안내데스크에서 배정된 호텔에서 직접 나와서 저희 이름이 들고 서있는 모양입니다. 올 때, 갈 때 두 번 모두 청두 공항의 무료 환승 호텔 서비스를 받았는데 두 번 모두 호텔에서 나온 분이 저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습..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서 경유지인 중국 청두로 가는 하늘길은 구름 한 점 없는 풍경 속에서 지상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가끔씩 창밖을 구경하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에 담아온 네팔 숫자 읽기와 기본 회화를 익혀 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엑, 두이, 띤, 짤, 빠쯔, 처, 사뜨, 아트, 너우, 더스, 지천명의 나이에 바위 같은 머리에 네팔 숫자 읽기를 열심히 밀어 넣어 보지만 숫자 읽는 소리는 머리를 타고 흘러내리고, 이마에서 튕겨 나갑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하나, 둘, 셋을 가르치던 때의 기억을 소환해 봅니다. 백일을 보내고 돌을 지나 직립보행을 기적처럼 만난 다음에도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 손가락을 겨우 접어가며 따라 했던 하나, 둘, 셋이 아니던가? 걸음마를 배우면서 수십, 수백 번 들었을 하나, ..
경기 이남 지방에서 부부가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는 것과 경차를 가지고 공항으로 이동하여 장기 주차장에 자동차를 두고 이동하는 것을 비교하면 기름값, 통행료, 경차 하루당 4,500 원하는 장기주차장 비용을 감안해도 비용과 시간적으로 모두 자동차 이동이 장점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장기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낮이다 보니 주차 타워 근처에는 자리가 없었고 4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무료 셔틀버스로 출국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자동차를 세워둔 곳을 기억하기 위해서 근처 위치를 사진으로 남겨 놓습니다. 출국장에 도착하여 먼저 저희가 이용할 항공편의 체크인 카운터를 확인합니다. 카트만두로 가는 직항편을 이용했다면 2 터미널로 가야 했겠지만 저희는 직항의 절반이 안 되는 가격으로 카트만두로 가기 때문에 1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