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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해바라기를 조금 늦게 심었더니 추석을 얼마남겨 두지 않은 지금, 꽃을 피우고 꿀벌들과 함께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단한 열매들을 얼마나 맺을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나기도 합니다. 달달한 가을 햇빛이 힘을 보태고 꿀벌도 날아와서 응원을 해주고 있지만 가을의 해바라기 꽃이 얼만큼의 수확으로 이어질지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해바라기가 꽃이 피기 전에는 해를 따라서 고개를 젖혔는데 이제는 열매 맺기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너른 잎들이 해 받기를 전담해 주는 덕택이겠지요. 꽃 바로 아래 잎에는 꿀벌들이 흩어 놓은 노란 꽃가루 천지입니다. 사람의 인생도 해바라기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청년 시절에는 이곳 저곳에 열정과 패기를 쫓아서 고개를 젖혔지만 불혹과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면서 부터는 꽃을 피우고 온전히 열매 맺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위의 사진처럼 해바라기 잎 아래에 숨어 기회를 엿보는 거미처럼 온갖 위기들이 삶의 곳곳에 숨어 있기 마련이지만 그 위기들은 영원한 것은 아니지요. 해바라기가 생을 다해도 줄기조차 사료로 쓰이고 뿌리를 통해 좋은 성분을 땅에 남기는 것처럼 열매 맺는 계절, 이 가을에 나의 남의 생애도 다른 이들에게 유익이 되는 그러한 삶이 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가을은 봄처럼 밀원이 되는 식물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어디서 날아 왔는지 알 수 없는 꿀벌들은 제 몸이 꽃가루 투성이가 되는 것에는 개의치 않고 오로지 꿀을 빠는것에 푹 빠져 있습니다.



꿀벌이 저렇게 정신없이 꿀을 빨며 돌아다녀야 더욱 튼실한 열매가 맺히겠지요. 사람의 시선에도 아름다움과 함께 신비로움까지 느끼는데 꿀벌 입장에서는 더더욱 온통 꿀천지 일테니 푹 빠질 만 합니다.



해바라기가 의외로 꿀이 많아서 유럽에서는 해바라기로도 양봉을 하는 모양입니다. 검색해 보니 국내에서도 독일산이나 프랑스산 해바라기꿀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꿀들에 비해 꽃가루 함유량이 높다고 합니다. 해바라기 잎에 떨어진 꽃가루를 보면 꿀에 꽃가루가 많이 포함된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만 합니다.



껍질 벗긴 해바라기씨를 견과류로 먹거나 기름짜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알고보니 꿀과 씨앗, 사료로 사용하는 줄기, 토양에 양분을 제공하는 뿌리, 게다가 영롱한 노란빛의 아름다움까지......해바라기는 참 유익한 식물입니다.



사진을 찍은 날은 하늘은 높고 맑았지만, 유난히 가을 바람이 세차게 불었던 탓에 흔들리는 꽃을 앵글에 담기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바람은 세게 불었지만 꽃에 붙은 꿀벌들은 꿀을 빨며서 이동하는 움직임 조차 고요하더군요. 카메라를 들이밀어도 개의치 않고......수확의 계절을 사는 나이에 남의 시선보다 내 인생을 찾아 나의 가치에 푹 빠져 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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