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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잡초를 뽑다가 은은하면서도 짙은 향기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 있습니다. 2년전 장날에 시장에서 몇포기 사다 심은 반평 남짓한 잎당귀 밭 입니다.  마치 진한 매력을 가진 여인에게 정신을 빼앗겨 버린 어설픈 청년 처럼 당귀의 향기를 맡으며 잡초를 뽑다 보면 당귀의 손아귀에 붙잡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작은 당귀밭 건너 편으로 담 벼락을 사이에 두고 양파나 콩을 심고 담 곁으로는 동부콩을 심는데 당귀의 향기는 담을 넘더군요.


그 잎당귀가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당근 꽃 같기도 합니다. 소녀의 머리에 한 포기 꽂아 주면 너무도 이쁠것 같은 꽃입니다.



그런데, 당귀의 종류 중에 이렇게 하얀 꽃을 내는 개당귀라는 품종이 있는데 이 품종은 독성이 강해서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 군요. 으잉! 하는 놀라움과 함께 당귀에 대한 열공에 돌입했습니다.


우선 당귀(當歸)라는 단어적 의미를 살펴보면 마땅 당(當), 돌아갈 귀(歸)로 "마땅히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어떤 분은 부인병 걸려 소박맞은 여인이 당귀로 치유되어 돌아갔다는 설화를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혈액 순환과 기혈 회복과 관련된 약효와 연관된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잎과 뿌리 모두 유용한 식물인데 앞서 소개한 잎 당귀를 쌈으로 먹을 때의 그 향취란 ...... 표현에는 한계가 있고 직접 먹어 봐야 합니다. 고혈압을 비롯해서 피와 관련한 효능이 있는데 약용으로 사용하려면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해야 한다는 군요.


다년초라고는 하지만 키우시는 분들의 경험담이나 어르신들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2년초가 맞는것 같습니다. 필자의 경우 작년 겨울 당귀 밭에 아무것도 해준것이 없지만 올해 살아나서 꽃을 피운것을 보면 1년생은 아니고 다른 분들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2년이 지나면 꽃을 피우고 다음해에는 싹을 내지 않는다고 하는 군요. 2년차인 올해는 반드시 수확해야 합니다. 


당귀의 품종에 대해서 전문가들이야 잎 모양이나 잎맥의 색, 꽃의 색으로 참당귀인지 개당귀인지, 잎당귀인지를 구별한다지만 개인적으로는 냄새로 구별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토종인 참당귀는 적색 꽃을 피우고 냄새를 맡아보면 한약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일본 수출용으로 일본에서 들여왔고 향기나 쌈용 채소로 키우는 잎당귀는 쌈당귀, 왜당귀, 일당귀라고도 하는데 향기가 참당귀보다 부드럽고 흰색 꽃을 피웁니다. 참당귀는 혈액 순환에 좋고 왜당귀는 혈액 생성을 돕는다고 하네요. 


문제는 지리산에 많아서 지리강활이라고도 불리는 개당귀인데 이름 그대로 가짜 당귀라는 의미인데 잎이나 줄기의 모양이 참당귀나 왜당귀와 비슷해서 가끔 사망 사고나 중독 사고를 일으키는 식물입니다. 왜당귀처럼 흰색 꽃을 피우지만 냄새가 나지 않거나 역겨운 냄새를 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재배한 것을 먹으면 사고날 이유는 없겠지요. 씨앗을 잘 갈무리 해 두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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