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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빠져 때로는 미소로 때로는 참는 울음으로 책을 읽었던 때가 언제인지......간만에 독서인지 여행인지 모를 시간이 휙하고 지나갔습니다. "서명숙"이라는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도 전하고 싶고 그녀의 글 재주와 품성이 무한히도 부럽기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대학로 헌책방이었습니다. 최근 헌책방은 예전 청계천 헌책방과는 다르게 일반서점 처럼 책이 잘 진열되어 있고 책의 상태에 따라서 같은 책이라도 값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충동 구매의 유혹이 지갑을 괴롭히는 장소입니다. 이 책 앞에서는 한참을 책을 뒤적거렸습니다. 약간 두꺼운 책이지만 중간 중간 천연색 사진이 함께하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현장감있게 저자의 이야기에 동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을 모두 읽고나니 표지 사진에 "바람"이란 제목이 들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의 바람을 사진에 담으려 했던 한 작가와의 만남이 떠올라 숙연한 생각과 사진의 아름다움이 교차합니다. 작가가 올레길을 만드는 과정을 담으면서 올레길에 얽힌 풍경과 그녀의 시간 여행 가운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언론계에 종사하며 일중독자로 살았던 그녀를 살리고 그녀로 인해 또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전해준 이야기 입니다.

뭍에 살며 바다 건너 가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제주의 관광 코스 답사가 아닌 제주의 참 멋을 만나고, "나"를 만날 수 있는 참 여행을 꼭 가리라! 하는 기대를 한껏 가지게 한 책입니다. 보너스가 있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주 올레길의 탄생 배경이 되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의 호흡을 아주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던 경험은 기대하지 않았던 보너스였습니다. 퇴직하게 되면 기어코 가리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학도 준비하고 체력도 관리하는 등 실질적인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물론 가까운 시기에 제주 올레를 다녀올 기대가 가득합니다. 아직 비행기를 한번도 타지 못했다고 푸념하는 둘째를 생각하면 비행기로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완도를 통해서 배로 올레길을 시작하는 구체적인 정보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자를 바라보며 인생관과 가치관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녀를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동지와 친구로 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주변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이끌어 나가지 않고 사회 생활에 소극적인 이유를 그저 소신탓, 종교탓으로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저자의 삶에 대한 "열정"이 그녀의 품성을 만들어 내고 그녀의 사람들을 만든 근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열정"의 심지를 다시 붙여준 저자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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