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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와 불도를 지난 길은 선감도로 진입하여 섬 전체에 자리한 대흥산(125m) 자락의 능선 길을 걷는다. 모두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산을 내려와 펜션단지를 지나면 대선방조제를 지나서 대부도로 들어간다.
선감도에 들어선 길은 바로 대흥산 자락의 산행을 시작한다. 대부해솔길의 마스코트인 노랑부리백로가 등산로 입구에서 길을 맞아준다. 여러 번 만나지만 실제처럼 잘 만들었다.
산행 초반에 고도를 쭈욱 높여간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뒤돌아 보니 방금 전에 우리가 지나왔던 불도 방조제와 불도, 탄도 그림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에 있는 경기도 청소년 수련원 캠핑장의 부대시설이라는 팔효정이란 전망대를 만난다. 산 반대편에 있는 바다향기 수목원에 오시는 분들이 이곳까지 산책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 8개의 구체적인 행동 강령이 적혀있는데 읽어보면 효라는 것이 부모에만 막연하게 잘 섬기는 것이 아니라 전인격적으로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효라는 것에 공감이 간다.
1. 효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2. 효로서 부모를 공경하고
3. 효로서 형제의 우애를 다지고
4. 효로서 이웃을 사랑하고
5. 효로서 사회에 봉사하고
6. 효로서 나라에 충성하고
7. 효로서 인류 발전에 기여하고
8. 효로서 자연을 사랑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탄도 쪽 그림과 대부도 쪽의 그림이다.
반대편으로는 시화호로 향하는 수로와 간척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간척지 논에는 모내기를 앞두고 물이 채워지고 있다.
팔효정을 지난 길은 상상전망돼를 향해서 능선길을 이어간다. 처음 "상상전망돼"라는 이름을 만났을 때는 오타 아니야!라고 생각했었지만 두 번, 세 번 동일한 이름을 만나고 나니 오타가 아니라 의도가 있는 이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길이지만 어르신들도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쾌적한 길이다.
넓은 능선 산책로는 정자 쉼터를 지나서 간다.
숲 사이로 남쪽으로는 누에섬과 제부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상상전망돼 인근에서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도 만날 수 있었는데 바닥에 깔린 바위길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전망대가 지척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돌탑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미루어 짐작케 된다.
드디어 처음에는 오타라고 오해했던 상상전망돼에 도착했다. 인근 바다향기 수목원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까지 올라왔다. 결국 예상대로 상상전망돼는 오타가 아니라 의도했던 이름이었다. "무엇이든지 전망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북동쪽으로는 대부도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고 북서쪽으로는 시화호의 넓은 간척지와 수로가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다.
상상전망돼를 지난 길은 한동안 바다향기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길과 함께 간다. 수목원에서 조금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어떤 가족은 어르신을 태운 휠체어를 이곳까지 밀고 올라오기까지 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있어서, 좋은 풍경을 보여 드리고 싶지 않았는가 싶다.
얼마간 바다향기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길과 함께 했던 서해랑길은 깔끔한 화장실 앞에서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철쭉이 활짝 핀 내리막길은 산책하기 참 좋은 길이었다. 숲길 입구에서는 이곳에서도 노랑부리백로가 길을 안내하고 있다.
수목원 교차로 이후의 길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하산길이다.
길은 경기창작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만나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경기창작센터는 아주 아픈 사연이 있는 곳이다. 바로 "선감 학원"이 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부터 1982년까지 아이들을 수용하여 강제 노역을 시켰던 슬픈 역사가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소위 부랑아라 낙인찍어 강제 수용했던 악행은 군사정권까지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이름만 학교이지 아동판 삼청교육대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은가 싶다.
길가 숲에서 등나무 꽃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잠시 경기창작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함께했던 우리는 대부해솔길 표지를 따라서 다시 숲길로 들어간다.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산을 내려와 마을길로 접어드니 "성황당 가는 길"이라는 표식이 세워져 있었다. 마을마다 있던 성황당 이야기가 아니었다. 선감 학원이 인근이라 그곳에 있던 아이들의 탈출기가 조금 적혀 있었다. 국가 폭력의 슬픈 현장을 걷는다.
지금은 선감학원이 폐지되어 경기창작센터로 바뀌었고 주변에는 선감학원 역사 순례길이라는 이름으로 그 당시의 흔적을 살짝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붙들려 이곳으로 보내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눈물 고개를 내려오면 선감도 끝자락에 자리한 펜션 단지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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