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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호를 한 바퀴 돈 해파랑길 39코스는 경포 해변을 지나 해안 도로를 따라 동해 해변길을 걷는다. 사근진, 순긋 해변은 그냥 도로 옆 자전거 길을 따라 걷고 순포 해변에 이르면 해변 솔숲길을 걸어 사천진항에서 39코스를 마무리할 수 있다.

 

경포 해변으로 들어서면 사천 해변으로 이동하기 전에 경포 해변 중앙 광장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공중 화장실이 있는 널찍한 휴식처라 그런지 배낭을 메고 있는 여행객들이 많이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바, 쿠쿠라는 이름의 느린 우체통. 엽서를 써넣으면 1년 뒤에 받아 볼 수 있다. 예전에 아이들과 영남 알프스에 가는 길에 들렀던 원동역에도 느린 우체통이 있었는데 1년 후에 내가 쓴 엽서를 받아보니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행지의 추억을 2배로 키울 수 있는 좋은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지구, 사람, 나무를 표현하고 있는 조각상 뒤로 강릉 국제 영화제를 알리는 조형물이 서있다. 2019년에 시작한 비경쟁 영화제라고 한다.

 

경포 해변을 떠나는 길은 솔숲으로 시작한다. 경포호 주위를 걷는 동안 이른 더위에 푹 익어 버린 터라 솔숲이 정말 반가웠다.

 

살랑살랑 햇빛이 들어오는 솔숲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 길은 도로 옆 산책길로 이어지더니 이내 경포 해변 끝자락에 이르고 만다.

 

여름이면 파라솔이 가득할 아름다운 모래 해변은 땡볕이 쏟아지고 있는 날씨지만 아직까지는 물에 들어가는 사람도 파라솔도 없다.

 

경포 해변을 벗어나면 해안로 도로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해변으로 내려가지 않지만 처음으로 지나는 해변은 사근진 해변이다. 사근진과 39코스의 종점인 사천진이 이름이 비슷하지만 이름의 유래는 완전히 다르다. 사근진은 사기 장수가 살던 나루라는 의미이고 사천진은 사천이라는 한자를 우리말로 풀면 모래내가 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모래가 많은 지형에서 온 이름이다.

 

사근진 해변을 지나는 길, 해변은 펜션들과 캠핑족의 차지다.

 

테트라포드 중앙에 있는 것은 사근진 해변의 해중공원 전망대이다. 사근진 해변에서 3.5Km 떨어진 곳에 폐선박과 인공어초를 투하해서 해중공원을 만들고 사근진 해변에는 다이버들을 위한 접안 시설과 전망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조금 더 올라가면 만나는 순긋 해변. 길이가 2백여 미터에 이르는 아담한 해변으로 수심이 낮아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좋다고 한다. 순긋이라는 말의 의미가 "개울의 안쪽"이라는데 바로 이해가 가지는 않는다.

 

순포 해변 길 건너에는 순포 습지가 있다. 순포 습지에도 캠핑족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석호들 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석호의 전형적인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5년 전 늪으로 변하고 있는 순포 습지를 되살리기 위해서 습지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복원 사업은 사람이 손댄 것들을 걷어내고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돈과 편리함을 앞세워 개발을 진행하기에 앞서 수십 번, 수백 번 검토하고 또 회의하는 것은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니다. 

 

아무리 깔끔하게 정비된 길이라도 숲길만큼은 아니다. 폭신폭신한 솔잎 카펫을 밟으며 길을 이어간다.

 

숲 바로 옆에 있는 해변으로 나가 바라본 순포 해변의 모습이다. 북쪽으로는 대형 숙박 시설이 들어선 사천진항이 보인다. 순포라는 이름은 순채 또는 순 나물이라 부르는 나물이 많이 나서 불리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물에 사는 여러해살이 수생 식물로 어린순과 잎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약재로도 쓴다. 알면 알수록 우리 주변의 식물들은 사람에게 유용하다.

 

순포 해변 솔숲길을 걷던 해파랑길은 얼마 가지 않아 다시 해안로 도로 옆으로 나온다.

 

사천해변에 이르면 다시 솔숲 사이로 조성된 자전거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숲 사이로 멀리 사천진항의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사천진항 종료 지점을 앞두고 사천 해변에서 잠시 쉬어간다. 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이번 여정 이틀째, 땡볕 아래 걷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해변 돌 위에 앉아 바라보는 사천 해변의 모습도 일품이다.

 

사천 해변을 나오면 다시 해안도로 도로변을 걸어 사천진항으로 향한다. 길 건너로는 넓은 미노리의 평야가 펼쳐져 있다. 강릉을 가려면 대관령을 넘어야 하니 산지가 대부분이라 생각했지만 하천을 따라 넓은 평야 지대가 많다. 강원도에서 쌀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은 철원 평야가 있는 철원이 압도적이지만 강릉의 생산량도 만만치 않아서 우리나라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기초 지방 자치 단체인 강원도 홍천의 쌀 생산량과 강릉의 쌀 생산량이 비슷하다.

 

1천 미터가 넘는 매봉산 자락의 무릉담에서 발원하여 하평리, 미노리 등에 드넓은 평야를 만들며 동해로 빠져나가는 사천천을 하평교를 통해 넘는다.

 

하평교를 지나면 바로 우회전하여 강둑을 따라 항구로 진입한다. 

 

이전의 해파랑길은 사천천 하구의 모래톱을 통해서 하천을 건너기도 한 모양인데 지금은 안전하게 하평교를 건너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천진항 진리 항구 길을 걸어가는데 앙증맞은 복어 조형물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천진리 버스 종점을 지나 우회전하면 사천진 해변 입구에서 해파랑길 39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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