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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역을 떠난 해파랑길 33코스는 해군부대 앞에서 해안로 도로로 나가서 해안로와 철로 사이의 산책길을 걷는다. 도로 옆이기는 하지만 걷기 좋은 도시 속 숲길이다. 감추산 앞에서 다리로 철로를 건너서 감추산 자락을 통하여 한섬 해수욕장을 지난다. 이전 해파랑길은 한섬 해안길로 들어왔으나 감추산에서 들어오는 산책로가 생긴 것이다. 한섬 주위 산책로 통해서 고불개 해변에 이른다.

 

동해역을 떠나면 얼마간 동해역 옆의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걷는다.

 

해군 부대 앞에서 좌회전하여 굴다리로 철로 아래를 지나 우회전하면 된다. 동해시의 명물인 망상 해수욕장에 마련된 오토캠핑 리조트와 해변 한옥 마을을 광고하고 있다. 해파랑길 34코스에서 만날 장소다. 동해시는 동해 바다를 지키는 해군 1함대가 위치해 있다. 참고로 2함대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하며 서해를 지키고, 3함대는 전남 영암에 위치하며 남해를 지킨다.

 

해안로 도로와 철로 중간에 위치한 산책길을 걷기 때문에 자동차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도로변을 걷는 느낌보다는 숲 속을 걷는 느낌이다. 이제부터는 동해시 용정동을 걷는다.

 

산책로 초입에는 수형이 독특한 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고, 봄을 맞아 연한 잎을 내고 있다. 보통 나무의 가지는 하늘을 향해 뻗지만 능수버들처럼 가지가 아래로 처져있다. 찾아보니 처진 회화나무, 수양 회화나무라고 부르는 나무인 모양이었다. 처진 회화나무가 맞다면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콩 꼬투리와 같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콩과 식물이다.

 

도로 쪽으로는 소나무와 관목들이 철로 쪽으로는 처진 회화나무가 병풍처럼 보호하고 있는 산책길이다. 회화나무의 잎이 풍성해질 무렵이면 이 산책로는 더욱 아름답겠다 싶다.

 

산책로는 단조롭지 않고 오밀조밀 다양한 풍경을 선사하며 길을 이어간다.

 

이곳은 하얀 수피를 뽐내는 자작나무들이 자리를 잡았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기차가 다니는 철로 사이의 공간이 나무들로 훌륭한 산책로가 되었다. 숲은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새기게 된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는 감추사 입구라는 안내비가 세워져 있는데 그 안내를 따라서 우회전하여 데크길을 걸으면 다리를 통해서 철로를 넘어가게 된다.

 

육교를 통해서 철로를 건너오니 누리호 기차가 강릉을 향해서 달리고 있다.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에서 동해나 묵호까지 오는 KTX 이음 열차가 있는데 동해로 오는 KTX는 강릉을 거치지 않는다. 누리로는 강릉과 동해 사이에만 운행한다. 동해에서 태백, 원주, 제천을 거쳐 청량리로 가는 무궁화 열차는 아직 남아 있다.

 

신라시대 선화공주의 기도처라는 설화가 있는 감추산 자락의 데크길을 걸어 내려가면 한섬 해안에 닿을 수 있다.

 

한섬 해수욕장의 모습. 큰 도로와 철로라는 차단막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 조용한 느낌이다. 유명한 동해안 해수욕장의 송림 대신에 도로와 철로가 있는 형국이다. 멀리 보이는 한섬 입구의 철로 아래 굴다리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한 해변이다. 아니면 우리처럼 감추산 산책길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

 

한섬 해변 데크길에 설치된 "리드미컬 게이트"라는 조형물이다. 조금씩 각도를 틀어서 제작했을 기술자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시설물이다.

 

감추산 앞에 있는 제임스 본드 섬, 촛대 바위라는 별칭이 붙은 하대암. 007 시리즈 중에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를 촬영했던 태국 푸껫의 꼬 타푸를 제임스 본드 섬이라 부르는데 그곳과 비슷하다고 붙인 이름이다.

 

한섬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은 입구 쪽에 집중되어 있다. 한섬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예전에 섬이었는데 육지화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섬의 한이 찰 한(寒)로 쓰이고 있는 유래는 있는 모양이다. 한섬 입구는 철로 아래의 굴다리를 통해서 들어오는 길이 거의 유일한데 그 길 옆으로 흐르는 개천이 바로 냉천이다. 천곡 황금박쥐 동굴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지하수가 이곳 한섬을 돌아서 동해로 들어갔다고 한다. 지금은 시청과 수많은 아파트들과 숙박시설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냉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벽화 굴다리를 지나서 오르막으로 길을 이어간다. 이름하여 행복 한섬길이다. "행복"과 "한섬길"을 합치니 행복한 섬길이 되었다. 우리가 육교를 통해서 철로를 건너갔던 감추교부터 리드미컬 게이트, 한섬 해변 벽화 굴다리, 뱃머리 전망대, 얼굴 바위, 호랑이 바위, 가세 해변까지 2.4Km에 이르는 길이다.

 

오르막에서 바라본 한섬 해수욕장의 모습. 지금도 냉천은 한섬을 돌아서 간다.

 

관해정이라는 정자. 전천과 동해가 만나는 곳에 유생과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영호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는데 동해항이 개발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와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뱃머리 전망대에서 잠시 수평선을 감상하고 길을 이어간다.

 

야자 매트가 깔린 숲길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바위 절벽 너머로 한섬 방파제가 눈에 들어온다.

 

행복한섬길은 예쁘게 마련된 휴게 쉼터로 이어진다.

 

휴게 쉼터를 지나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한섬 방파제가 있는 천곡항에 닿는다. 작은 포구로 어선은 보이지 않고 온통 강태공들 뿐이다.

 

천곡항에서 다시 오르막을 올라 한섬 해안길을 따라간다. 고불개 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행복한섬길은 가세 해변에서 끝나지만 해파랑길은 고불개 해변, 가세 해변을 거쳐서 하평 해변을 지난다.

 

길에서 고불개 해변으로 내려간다. 기암괴석이 눈길을 사로잡는 해변이다. 여기로 오는 길이 구불구불해서 붙은 이름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보았는데 오래된 갯마을이란 의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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