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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초입인 금음리에 들어선 해파랑길 23코스는 후포항까지는 평탄한 포장길을 걷는다. 어제 21코스와 22코스를 이어 걸은 탓에 오늘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후포면 읍내에 들어서면 마트와 후포 시장을 들렀다가 후포 터미널 앞에 있는 백암장 모텔에서 푹 쉬었다가 간다. 하룻밤 푹 쉰 다음에는 23코스 나머지와 24코스를 이어서 걷는다.

 

민가도 펜션도 없는 금음리 해변은 평화롭다.

 

7번 국도와 다시 만나는 지점에는 국토 지리 정보원에서 설치한 수준점이 있었다. 수준점은 주요 국도 변에 2km나 4Km 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이곳은 표고가 6.1미터로 표시되어 있다. 정밀 측정한 표고를 영구적으로 설치해 놓음으로써 주변 수준 측정 등에 활용한다고 한다. 

 

얼마간 다시 7번 국도변의 데크길을 걷는다. 앞에 보이는 것은 금음 복개 터널이다. 가파른 지역이라 산을 많이 훼손할 수밖에 없고 절개지에 대한 사방 공사도 어려웠을 텐데 콘크리트 구조물을 세우고 그 위로 흙이 덮이도록 한 것이다.

 

자갈을 훑고 내려가는 파도 소리가 매력적인 금음리 몽돌 해변이다. 해변 뒤로 오로지 도로와 산만 있어서 그런지 때 묻지 않은 깨끗한 몽돌 해안이다.

 

금음리 어항을 지나면서는 펜션들 앞을 지나게 되는데 자연스레 지난밤 손님들이 묵었던 방을 치우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추기는 하지만 여전히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 문을 활짝 열고 청소기를 돌리고 먼지를 털어 내는 모습이 저렇게 펜션을 운영하며 사는 삶은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금음리 어항으로 들어가는 방파제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잠시 쉬어간다. 아무리 길지 않은 쉬운 길이라도 걸은 거리가 9Km를 넘어가니 저질 체력의 발은 뜨겁다. 방파제 옆에 세워진 테트라포드에 다리를 걸치고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보온병에 담아온 따스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유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금음리 끝자락에 우두커니 자리한 이름없는 바위. 

 

작은 개천을 건널 수 있도록 마련된 인도교를 통해서 해변길을 이어간다. 해변에서 작은 오징어들을 말리고 있다. 총알 오징어, 화살촉 오징어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인데 오징어 종이 다른 것이 아니라 어린 오징어라고 한다. 남획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어린 오징어를 잡는 어업은 하지 말아야 할 터인데......

 

후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고운 모래가 특징인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실상 이곳은 해수욕장의 메인은 아니고 끝자락의 모래 해변이다. 메인은 후포항 아래쪽에 위치하고 뒤로는 솔숲이 있는 곳이다.

 

사람 없는 겨울 해수욕장에는 갈매기들 만이 발자국을 남긴다.

 

북쪽으로는 이제 후포항 너머의 등대산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로는 어제 걸었던 죽도산이 여전히 독특한 실루엣을 보이고 있다.

 

금음리 모래 해변이 끝나면서 후포항이 눈앞으로 더 가까이 다가온다.

 

정식 후포 해수욕장은 후포항 아래쪽에서 솔숲을 배경으로 넓은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이곳이다.

 

삼율천을 건너는 삼율 해안교를 지나면서 금음리에서 삼율리로 넘어간다.

 

삼율리에는 시장, 터미널 등 후포 읍내가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 있는 마트에서 숙소에서 먹을 간식거리와 내일의 도시락 재료를 구입해서 후포 공설 시장을 가로질러 후포 터미널로 향했다. 후포시장의 장날인 3일, 8일이었다면 북적북적 재미있었을 텐데, 우리가 간 날은 한산했다.

 

오늘의 숙소는 후포 터미널 앞의 백암장이다. 옆지기가 먹고 싶다는 치킨을 사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숙소는 저렴하면서도 깔끔했다. 이른 시간 체크인하여 어제의 피로를 충분히 풀 수 있었다. 

 

오늘은 23코스를 마저 걷고 24코스를 모두 걸은 다음 25코스를 조금 더 걸어 숙소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조금 이른 시간에 걷기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서둘러도 그렇게 시간을 많이 당기지는 못했다. 히말라야 ABC 트레킹이나 TMB 때만 해도 새벽 6시, 7시 출발은 기본이었는데.....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작은 항구에도 요트 정박 시설이 마련되는 것을 보면 요트 인구가 100만이 넘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체감할 수 있다. 관련하여 요트를 배울 수 있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 경북에서는 포항과 이곳 두 곳이 있다고 한다. 5마력 이상의 동력으로 가는 배를 조정하려면 일반 조정 면허를 돛으로 가는 무동력 요트는 요트 조정 면허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단, 한두 명이 타는 모터 없는 딩기 요트는 면허가 없어도 된다고 한다.

 

한 겨울에도 붉은 열매를 뽐내고 있는 피라칸타. 봄이면 하얀 꽃으로 겨울에는 알알이 영근 열매로 존재를 뽐내는 관목이다.

 

피라칸타 열매를 먹으러 모여든 산새들로 인도는 시끌벅적하다. 토종 식물은 아니지만 이 새들로 인해 산속이나 들판 어딘가에 심지 않은 피라칸타가 그 존재를 드러낼 것이다. 건물 벽과 울진 이곳저곳에서 만나는 마린피아(MarinePia) 2009년에 울진에서 제작한 울진의 통합 브랜드라고 한다. 산, 갈매기, 요트, 바다 등을 소재로 했고 바다의 낙원을 상징한다고 한다.

 

항구에 가득 쌓여 있는 대게 통발들. 저 통발들을 수심 400미터가 넘는 곳에 던져서 작업한다고 한다.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서 400미터 이내 연안에서는 통발로 대게를 잡을 수 없다고 한다. 대게가 비싼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23코스 종점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24코스 1km 지점 표지판이 걸려있다. 해파랑길 23코스의 종점이 이전에는 금음리에서 삼율리로 넘어가는 다리 건너편에 있었던 까닭으로 보인다.

 

드디어 23코스를 끝내고 24코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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