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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리를 벗어나 대동배리에 들어선 해파랑길은 원래는 안전을 위해서 산길을 통해서 대동배 2리에서 대동배 1리로 넘어가지만 자동차 길을 따라가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편한 길로 가기로 했다.

 

세찬 파도와 바람이 불어대던 해안길을 걸어서인지 대동배리에 들어서니 평온함에 따스함까지 밀려온다.

 

세찬 바람은 포구 안쪽도 그냥 두지 않는다. 대동배 2리의 포구도 세찬 물결에 출렁거린다.

 

원래의 해파랑길은 대동배 2리에서 산길을 통해 대동배 1리로 간다. 그 대신에 우리가 택한 편한 방법은 929번 호미로를 따라 걷는 것인데 이 도로는 노란 경계석 옆으로는 바로 바위 투성이 해변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조금은 위험한 경로임에는 틀림없다. 그래도 어찌하랴, 저질 체력을! 이른 평일 오전 시간이라 차도 거의 없는 길을 조심스레 걸어 나간다.

 

산길로 돌아오는 해파랑길도 우리가 걸었던 929번 호미로도 대동배 1리 포구에서 한 길로 만난다. 대동배 1리 포구에는 크기가 제법 큰 배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이른 평일 아침의 대동배 1리 포구는 고요하다. 이 해변을 채우는 것은 양달에 줄지어 서 있는 갈매기들 뿐이다. 

 

테트라포드 위에 앉은 갈매기들, 아무래도 일광욕을 즐기는 것 아닌가 싶다.

 

아무도 없는 대동배 1리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길을 이어간다. 계속해 그림자 안에서 응달 속에 추위를 견뎌야 했는데 배낭을 벗어 두고 햇빛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흔적으로 아홉 개의 구멍이 있다는 구룡소. 이 지역의 유명 관광 명소인 만큼 진입로도 큼지막하다.

 

구룡소로 가는 길은 용 허리 같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렇지만, 구룡소 전망대에 오른다고 아홉 개의 구멍을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파도가 없더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깊은 골짜기의 기암괴석 사이로 몰아치는 파도를 감상하면서 길을 이어갈 뿐이다.

 

멀리 구룡소 전망대가 보인다.

 

오르락내리락 산길을 이어간다. 군인들이 다니던 길을 트레킹 경로로 활용한 모양이다.

 

산길을 걷다가 가끔씩 해변으로 내려오면 해변 갯바위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파도는 여전히 위압감으로 함부로 까불지 마라! 며 경고하는 듯하다.

 

데크길을 내려왔을 때 마주친 흰 파도는 우리를 얼마나 당황스럽게 했는지...... 이런 것을 예상하고 길을 만들었다면 엄지 척이다! 이렇게 다이내믹한 트레킹 경로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정말 나무 데크길을 잘 정비해서 오래 보존하고 많은 이들이 이 훌륭한 트레킹 경로를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동안 자갈길을 걸어야 하지만 이 길이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몽돌을 굴리는 파도 소리다.

 

크지 않은 몽돌 해안이지만 세차게 큰 바위를 후려 갈기는 파도 소리와는 하늘과 땅이다.

 

그 몽돌 해안에서 만난 바위틈 해국이 한 모금 여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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