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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로 접어든 해파랑길은 관성 솔밭 해변을 지나 수렴항으로 향한다.

 

울산과 경주의 경계라는 의미의 지경항에서 길은 사유지로 인해 더 이상 해안길로 가지 못하고 31번 국도를 따라 도로변 산책길을 걸어야 한다. 

 

바로 앞의 관성 솔밭 해변 안내판과 함께 5km 앞의 양남 주상 절리 안내판도 길가에 커다랗게 세워 놓았다.

 

대기업 휴양소가 자리 잡고 있는 해변도 아름다웠다. 

 

가는 길에 도로변 길이 잠시 아래로 내려갔다가 바로 다시 올라가는데, 그 샛길 중간에 놓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이다. 흠칫 혹시 나는 생각 없이 몸이 가는 대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사작인데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숲 속에서 생각 중인 사람을 떠올린다면 작품을 이곳에 가져다 놓은 사람의 의도는 충분히 달성된 것이 아닌가 싶다. 초기에는 작품의 이름이 "시인"이었다고 한다. 로댕이 단테의 신곡에서 받은 영감으로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길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푸른 바다와 바위, 몽돌 해변, 소나무, 녹음이 사라진 풀들도 아름답기는 하지만 작은 바위 동산 위의 작은 묘소가 특이했다. 누구의 묘일까? 성묘하러 오면 자연스레 바라볼 바다가 있으니 유족들은 나름 귀중하게 여기지 않을까 싶다. 왕릉보다 좋아 보인다.

 

31번 국도를 따라 걷던 길은 읍천항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하여 관성 솔밭 해변으로 간다.

 

관성 솔밭 해변의 모습이다. 멀리 산 위에 있는 건물은 현대자동차 그룹의 연수원인데 해파랑길은 그 앞쪽 해안길을 따라서 이어진다. 이곳은 모래와 몽돌이 섞여 있는 백사장이다. 관성 마을 이란 이름은 별을 보고 시간을 측정하는 첨성대 같은 것이 있었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관성 솔밭 해변에는 우리가 갔을 때까지만 해도 해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이 끊어지지 않도록 인도교가 공사 중이었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아서 마을길을 돌아서 수렴천을 건너 해수욕장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일단 해수욕장 중간에 있는 공중 화장실 옆을 통해서 마을길로 나가 우회전하여 관성교를 건넌다.

 

관성교에서 바라본 건설중인 인도교의 모습이다. 해파랑길의 위한 트레킹 전용 다리이다.

 

마을길을 돌아서 다시 해변으로 가니 트레킹 코스를 연결해 주는 인도교의 완공 직전의 모습이 선명하다.

 

솔밭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이다. 별도의 전원 없이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발전을 하고 그 전원으로 산책길의 불을 밝힐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발전의 효율성, 운용의 효용성 등이 확보되었으면 좋겠다.

 

해변 끝자락에서 바라본 관성 솔밭 해변의 모습이다. 개발은 아니어도 누군가의 관리가 있고 없음은 큰 차이를 보이는 듯하다.

 

해변 끝자락에 모아 놓은 쓰레기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지만 이제는 해수욕장 청소차가 한 바퀴 돌면 굵기 설정에 따라 모래만 남길 수도 몽돌만 남길 수도 있다. 

 

아스팔트 도로 바닥에 새겨진 해파랑길 화살표는 처음인 듯하다. 마치 대접받는 느낌이다.

 

깔끔한 수렴항에 도착했다. 수렴 마을이란 이름은 임진왜란 때 수군의 병영이 있던 곳이라 하여 수영포리라 부렸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수렴리라 바뀌었다고 한다. 수렴항 주변은 어항의 안전도 높아졌지만 깔끔한 산책길과 휴식 장소 등 어촌 뉴딜 300 사업을 통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한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낙후된 어촌 및 어항 300개를 선정하여 각각 100억 원씩(국비 70, 지방비 30) 총 3조 원을 투자하여 현대화 및 지역 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공사 현장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 결과물을 만나기도 한다. 마을이 안전해지고 깔끔하고 깨끗해지는 것은 좋은데 속도전에 날림이나 예산 따먹기나 금방 망가질 장식물에 투자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역민과 여행자가 모두 유익을 볼 수 있는 지혜로운 공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이곳은 공사가 끝나지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의 시설이 새것이다.

 

수렴 마을은 해변도 산책길도 깔끔했다. 도시에만 예산이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어촌, 어항에 예산이 투자되는 것은 좋은데, 1회성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그래야 이곳 사람들도 살고, 가끔 이곳을 찾는 도시인들도 힐링을 얻는 것 아니겠나 싶다. 

 

수렴항 달빛 광장의 모습. 수렴 마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요즘이야 관련 뉴스를 거의 들을 수 없었지만 어릴 적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들리는 뉴스가 있었는데 무장 공비 침투 사건들이었다. 경주는 후방임에도 무장 공비가 자주 출몰한 이유는 전방보다는 감시가 약한 까닭이었을 것이다. 2000년대 이후로는 무장 침투보다는 핵개발과 같은 전략으로 바뀌었고, 조선족이나 탈북자를 가장하여 공식 경로로 과감히 들어온다고 한다. 무장 공비가 해안으로 침투하는 까닭에 해안 철책도 많았지만 많은 부분이 철거되어 민간에 개방되었다. 그림의 전적비는 1983년 이곳으로 침투하던 무장 공비 5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이다. 장비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 그때의 사건들이 벌어진다면 하고 생각하면 아찔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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