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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내 해안로를 걷다가 장안천을 만나면 좌회전하여 장안천을 따라 걷는다.

 

장안천은 불광산(659m)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흐르는 하천으로 불광산은 달음산과 함께 부산 기장의 2대 명산이라 불리는 곳으로 부산과 울산시, 경남 양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월내 읍내의 큰길을 만나면 월내교로 장안천을 건너고 바로 큰길을 건너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입구 앞쪽의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이 도로 우측으로는 걸을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오르막에서 좌측 마을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쪽에는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이다.

 

해파랑길 대부분은 해안길을 걷던가, 산길을 걸으므로 안전하고, 도로변을 걷더라도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나 보행자 전용길을 걷기 때문에 큰 위험성은 없지만 이곳은 조금 위험하다. 덤프트럭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변을 위축된 자세로 조심해서 걸어가야 한다.

 

조금은 위험했던 도로변에서 길천길 마을길로 접어들면 평화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 이 길에서 쉬어가며 월내 오일장에서 구입했던 사과를 맛보았다. 사과는 꿀맛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에 와서 맛본 사과를 맛있다고 해서 생일마다 안동 사과가 올라간다고 하는데 한국 사과가 맛있는 이유는 사과 품종의 당도에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과 품종 중에 가장 당도가 높은 것이 후지(Fuji)라는 품종, 일명 부사인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사과의 대표적인 품종이다. 물론 우리나라 품종인 국광, 홍로, 홍옥도 있다.

 

해파랑길 4코스를 나타내는 지도를 보면 해파랑길은 이곳부터 동해선 선로를 4회 가로지르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선로 아래 터널을 통해 지나가고 다음 두 번은 철로가 산속 터널을 지나고, 해파랑길은 산 위를 오르기 때문에 서로를 확인할 수 없고, 마지막에는 울산으로 넘어가 효암천 옆에서 다리 위에 건설된 선로를 다리 아래로 가로지른다.

 

해파랑길은 높지 않은 봉대산을 넘는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우회한다. 해파랑길을 걷는 이들을 위해서 헷갈리지 않도록 "요쪽 길로 쭉 올라가소"라고 써 놓으신 마을 분의 배려가 너무도 고마웠다.

 

봉대산을 넘는 이 길은 마을 오솔길 같이 정겹다. 해파랑길 리본 시그널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산길을 걷는다.

 

때로는 풀이 길기도 하지만 걷기에 불편할 만큼은 아니다. 숲의 향기와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맛있는 길이다.

 

봉대산이 높지 않으니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완만한 내리막을 만나 가볍게 걸어 내려갈 수 있다.

 

봉대산을 넘어오면 울산시 울주군인데 이곳부터는 해파랑길의 표지판이 조금 달라졌다. "몇 미터 앞에서 우회전"처럼 아주 친절한 표지판이다. 

 

봉대산을 내려와 마을길을 걷다가 우회전하고 온곡교 앞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효암천을 따라 바다 쪽으로 걸어 내려간다. 동해선 철로가 있는 다리 아래로 지나간다. 효암천은 부산과 울산의 실질적인 경계를 이루는 하천으로 상류에는 명례일반 산업 단지와 기장 오리 산업 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논에서 벼를 생산했지만 요즘은 서생면에서 미나리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다. 어릴 적 "미나리꽝" 이란 말은 들어 보았지만 실제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나리를 심는 논을 "미나리꽝"이라고 한다.

 

효암천이 크지는 않지만 한쪽으로는 이런 풍경도 있다. 구석 표지판에는 한수원과 함께 이곳에 치어 방생 사업을 했다고도 한다. 일회성으로 돈만 쓰는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환경 보호가 되면 좋겠다 싶다. 상류에 즐비한 산업단지가 하천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다.

 

효암천을 따라 바다를 향해 갈수록 눈에 자주 들어오는 것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신고리 원전 교차로 근처에서 효암천을 건너면서 바라본 하천의 모습. 

 

넓은 미나리꽝의 모습에 한참을 구경했다. 그러다 마주친 외국인 노동자. 물 장화를 신고, 앞치마를 갖추고 낫을 든 외국인 노동자가 이역만리 이 한국땅에서 미나리를 수확하러 논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정말 생경스러웠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국 이곳저곳에 있는 미나리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한둘이 아닌 모양이었다. 특히 11월 하순부터 3월 상순까지가 수확 시기인 논 미나리의 경우 찬물에 몸을 담그고 일하는 국내 노동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겠다 싶었다.

 

가을을 맞아 나름의 멋을 부리고 있는 들풀들의 모습. 

 

미국미역취의 노란 꽃과 억새가 가을빛에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미국미역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1미터 정도로 크는데 귀화 식물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한다. 미역취는 메역취라고도 부르고 영어 이름으로는 골든 로드(goldenrod)인데 잎이나 꽃에서 미역 냄새가 난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약재로 쓰인다고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산성, 염기성을 측정하는 리트머스 종이처럼 골든 로드 종이(goldenrod paper)라는 종이가 있는데 염기성에만 반응하면 붉은색으로 바뀌는 종이로 미역취 꽃의 색처럼 진한 노란색이라 붙은 이름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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