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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타운을 떠난 우리는 도마 사도가 첸나이 있을 때 머물렀다는 리틀 마운트 교회로 향한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북쪽으로 애드야(Adyar) 강이 흐르고 있고 교회는 작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었다. 교회 앞으로 자동차를 주차를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계단을 올라가면 교회를 만날 수 있다. 

많지 않은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나는 풍경이다. 좌측으로는 성모 마리아 상이 있는 작은 폭포가 있고 교회 마당에는 모자간으로 보이는 멍멍이 두 마리가 그늘에 누워 오후의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고 있다. 리틀 마운트 교회(Little Mount Church, SHRINE Apostle St. Thomas & Our Lady of Health, https://www.littlemountshrine.org, No. 66, LDG Road,
Little Mount, Chennai - 600 015)는 가톨릭 교회로 오전 4:30~오후 9:00에 열고 있으며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한국어 미사도 열린 다고 한다. 첸나이에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들은 이곳으로 모이는 모양이었다.

교회 내부의 모습. 평일에도 매일 3회 미사가 드려진다고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서성대고 있으니 교회 관계자로 보이는 노인 한분이 안내를 받겠냐고 묻는다. 교회 곳곳을 이분을 따라서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돌아다녔는데 핵심 장소마다 사진을 찍으라고 안내해주시고 한 곳에서는 우리 둘의 사진도 찍어 주신 분이었다. 영어로 설명하며 안내해주신 참 고마운 분이셨다.

 

교회 내부에는 도마가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고백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는데 화가는 조금 오버 한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성경을 보면 도마가 자리에 없을 때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을 만나셨는데,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도마는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라고 말한다. 그 후 8일 후에 예수님이 다시 오셔서 도마에게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돼라"라고 하시는데 그때 도마가 말한 고백을 그림은 그린 것이다. 과연 그림처럼 도마는 창 찔린 옆구리에 손을 넣었을까? 의심 많은 도마라고는 하지만 눈 앞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말씀을 들었는데 그런 행동까지 했을까 싶다. 즉시로 무릎을 꿇지 않았을까? 아무튼 도마는 나와 정말 닮았다. 성경의 내용에 질문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은 믿음이 아닐 수 있다. 믿음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이 많은 어린아이처럼 부담 없이 질문을 해야 한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왜 사는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회 외부의 모습. 원형 구조의 단순한 형태로 지어졌다.

 

리틀 마운트 교회는 1551년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처음 세워졌는데, 이 작은 채플 안으로 들어가면 도마 사도가 은거했다는 동굴로 들어 갈 수 있다. 깔끔한 대리석이 깔려 있는 채플을 지나 왼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작은 동굴로 들어갈 수 있다.

 

어두운 작은 동굴로 들어가면, 도마 사도의 손자국과 발자국 흔적이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바위에 적색 페인트로 구분에 놓았지만 눈에 보이는 흔적이 어떤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게하는 공간이다.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Luke)가 그렸다는 마리아와 예수님의 모습. 도마 사도가 인도까지 가져왔다는 그림이다. 누가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아니고 바울의 제자가 되어 바울을 쫓아 다녔다고 한다. 의사, 역사가로서의 누가뿐만 아니라 예수님, 바울, 베드로를 화폭에 담은 화가로서의 누가도 새롭게 조명하게 된 기회이다.

 

"와서 잠시 쉬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채플도 방문한다. 조용히 기도하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모양이었다.

 

2019년에 세웠다는 믿음의 기둥(The Pillar of Faith)이라는 조형물.

 

8각 기둥을 포도줄기가 감고 올라가는 형상이다. 기둥 하단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심, 성모 마리아와 도마 사도가 새겨져 있다.

 

 

도마 사도가 새겼다는 피 흘리는 십자가. 16세기와 18세기에 걸쳐 피가 흐르는 기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도마 사도가 지팡이를 바위에 쳐서 물이 나오게 했다는 기적의 샘물.

 

도마 사도의 발자국 흔적이라는 바위.

 

예수님을 장사 지낸 굴을 재현해 놓고 그 안에서는 성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공간도 있었다. 건물이 크거나 역사적이거나, 예술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성경의 이야기를 곳곳에 풀어내려는 노력이 있는 교회였다.

 

거룩한 십자가 채플(Chapel of The Holy Cross)이라는 공간으로도 안내해 주었다. 최근에 지은 것으로 마루로 된 공간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한두 명의 신자들이 조금은 어두운 공간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거룩한 십자가 채플의 내부 모습으로 우측은 십자가 아래 있는 유물로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의 유물이라고 하는데 ......

 

스테인드글라스가 있기는 하지만 그냥 장식에 가깝고 인공조명이 없으면 암흑인 공간이다. 다만 이런 분위기로 인해서 조용하게 기도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공간이겠다 싶었다.

 

거룩한 십자가 채플은 리틀 마운트 교회 맨 끝에 있는데 그 앞쪽으로 넓은 운동장도 있어서 나름 널찍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교회였다. 운동장 주위 울타리로는 성경의 장면들을 표현하고 있는 조각상들을 차례로 나열해 놓고 있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본당 방향으로 가는 골목. 이곳에서 우리를 안내해준 어르신과는 작별 이사를 나누었다. 도마 사도는 이곳 리틀 마운트에 살면서 복음을 전했고, 이곳에서 빅 마운트라 불리는 성 도마 산으로 끌려가 순교를 당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를 안내해준 어르신 덕분에 나름 인상 깊은 방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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