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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나이 정부 박물관 관람을 끝낸 우리는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성 앤드류 교회와 첸나이 에그모어역을 다녀오기로 했다.

 

성 앤드류 교회(St. Andrew's Church, The Kirk, http://www.thekirk.in/)는 대로변에 위치한 교회로 경비 아저씨가 지키고 있는 정문을 통과하면 널찍한 주차장을 만날 수 있었다. 경비 아저씨는 차 안에 동양인 두 명이 타고 있는 것을 보더니 차를 통과시켜 주었다. 아마도 관광객임을 바로 알아본 모양이었다. 

성 앤드류 교회는 1821년에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세워진 스코트랜드 공동체를 위한 교회로 첸나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교회 중의 하나라고 한다. 내부는 위의 그림처럼 16개의 코린트식 기둥 위로 돔 천장이 있는 원형 예배당이다.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St Martin-in-the-Fields) 교회를 본떠서 지었다고 한다. 200년이란 세월을 보낸 오래된 교회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장로 교회 전통에 따라 예배가 드려지고 있다고 한다. 전면 기둥에 배치된 LCD 스크린을 보니 요즘도 예배가 드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색을 표현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성 앤드류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중의 하나인 안드레를 말하는데 바로 베드로의 동생이다. 안드레가 러시아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하는데 안드레도 십자가에 달려 순교했는데 좌측 상단 스테인드글라스에 표현된 것처럼 X자형 십자가에 처형당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국기를 보면 푸른 바탕에 흰색 X자 형상을 하고 있는데 바로 안드레가 처형된 X자형 십자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와 영국과의 전쟁 당시 푸른 하늘에 안드레의 X자형 십자가 모양이 나타난 이후 승기를 잡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돔을따라 배치된 원형 예배당의 내부 모습. 의자도 독특했다. 

 

1814년부터 1822년까지 8년여를 시무하며 교회를 세웠던 존 알렌 박사(Dr. John Allen)를 비롯하여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이상 시무한 사역자의 이름을 교회 입구에 적어 놓고 있었다.

 

교회 외부의 모습도 잘 관리되고 있는 아름다운 교회였다. 전체적인 건물 규모에 비하면 실제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 교회로 다닥다닥 붙어 앉고, 주일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한국 교회의 모습을 생각하면 거의 꿈에나 나올만한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널찍한 교회 주변의 모습. 울창한 나무숲을 산책하기에도 좋았다. 프랑스의 대성당들이 대로변에 건물이 그대로 노출되어 매연과 먼지 속에서 시름시름 앓아가는 형국이라면 이 교회는 널찍하고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평화로움 마음껏 누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널찍한 주차장의 모습. 이 공간이 외부 차로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 아니라 울타리 내부에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은 좋은 환경을 누리고 있구나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성 앤드류 교회 길 건너편으로는 첸나이 경찰서가 자리하고 있다. 높다란 교회 울타리가 이곳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는듯 하다.

 

1906~1908년에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에그모어역(Egmore Railway Station). 에그모어 메트로와 연결되고 여러 노선의 기차가 출발하는 교통 요충지다. 교외를 이어주는 거리가 짧은 노선도 있지만 카체구다(Kacheguda)나 뭄바이(Mumbai)까지 1천 Km가 넘는 장거리 노선도 이곳에서 출발한다. 첸나이에서 인도 반대편인 뭄바이까지 1,281 Km인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일백 년이 넘는 역사의 기차역이지만 남인도의 핵심 기차역답게 사람들로 분주하다. 언젠가 배낭 메고 홀로 이곳을 찾는다면 부탄과 방글라데시 사이에 있는 구와하티(Guwahati)까지 2,790Km를 기차를 타고 이틀 하고도 6시간을 달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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