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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인도 첸나이. 첸나이는 델리, 콜카타, 뭄바이와 함께 인도의 대표적인 도시 중의 하나이다.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막상 인도 현지로 떠나려 하니 마침 터진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싱숭생숭한 기분이다. 다행히 작년 말,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2019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걷기 종합편" 참조)을 다녀온 덕분에 힌두 문화권에 대한 적응이 생소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설레임과 함께 내게 무엇이 닥쳐올지 모르는 두려움을 숨길 수는 없다.

 

거의 자정이 다되는 시각에 출발하는 비행기인 까닭에 밤 9시가 넘는 시각에 1터미널 장기주차장에 도착했는데 항상 꽉꽉 차있던 주차타워에도 자리가 있었다. 둘이서 경차로 이동하여 장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고속도로도 주차비도 반값인 덕택에 공항버스를 타는 방법보다 시간과 경비면에서 모두 이득이 된다. 1일 주차 4,500원이면 공항 이동에 대한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어서 필자의 경우 이 방법을 애용하고 있다. 차를 세워둔 장소를 스마트폰에 담아 두고 공항으로 이동한다.

 

에어아시아의 체크인 카운터는 1터미널의 K열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온라인에서 체크인을 했더라도 에어아시아의 인천공항 출발과 첸나이 출발 항공편 모두 체크인 카운터에서 정식 탑승권을 받아야 한다.

 

에어아시아는 탑승 14일전부터 온라인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사전 좌석 구매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같이 예약한 사람들이라도 좌석이 떨어질 수 있는데 온라인 체크인이 열리는 시점에 빠르게 체크인을 하면 이어진 좌석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환승편을 포함하여 인천 출발 항공편과 인천 도착 항공편 모두 이어진 좌석을 배정받았다. 타 항공사의 경우 온라인 체크인을 한 고객들은 "웹 체크인"이나 "배기지 드롭"이라 적어 놓은 카운터에서 빠르게 탑승권을 받으면 되지만 에어아시아의 경우에는 "DOCUMENT CHECK"라 표시되어 있는 카운터로 가면 된다. 이곳으로 가서 인쇄해간 탑승권과 여권을 제시한다. 카운터의 이름대로 여권뿐만 아니라 각 나라에 입국하기 위한 비자도 확인한다. 필자의 경우 최종 목적지가 인도 첸나이 이므로 신청해둔 E-Visa를 보여 주었더니 직원은 비자가 유효하고 문제가 없는지를 온라인으로 직접 확인했다.

 

탑승권은 환승편까지 한 번에 발급해 주었다. 환승편 탑승권에는 "*** CONNECTING FLIGHT ***"이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환승지인 쿠알라룸푸르에서 바로 환승 절차를 거쳐도 되고 말레이시아 입국 심사를 거쳐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출국 절차를 거쳐도 된다. 이미 환승편 탑승권을 받았으니 출국 시에는 체크인 카운터를 다시 거칠 필요가 없다. 호주를 가거나 동남아 국가를 방문할 때 다시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에어아시아 항공기들은 통상 탑승동에서 출발하므로 체크인이후 셔틀트레인으로 탑승구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늦으면 공항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낯 뜨거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넉넉하므로 탑승동까지 이동하는데 이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은 모습이 눈을 사로잡았다. 셔틀트레인 탑승장 위를 장식하고 있는 이름 모를 작품이다. 수많은 은색 공을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아 놓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저 차량을 기다리며 앞만 보고 있으면 보이지 않을 모습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잠시 쉬며 주변을 돌아보면 동일한 공간에서도 다른 모습이 마음에 들어온다.

 

 

말레이시아 국기를 새겨 놓은 에어아시아 항공기의 모습.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답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승객을 태우고 출발지로 돌아간다. 이런 까닭에 도착 항공편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연착이 발생하고 짧은 환승편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조마조마할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 여행을 한 경험으로는 원래 도착 시간보다 20~30분씩 빨리 도착했다. 아무래도 다음 항공편 수속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벌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싶었다.

 

유럽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를 타본 경험으로 진짜 고속버스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의외로 편안한 좌석을 제공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항공편에서는 기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인터넷으로 영화도 볼 수 있었다. 인천-쿠알라룸푸르 구간에는 A330-300을 투입하고 있었다.

 

에어아시아의 특징중에 하나가 기내식을 미리 주문할 수 있고, 미리 주문하지 않더라도 즉석에서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대신 부가 서비스로 기내식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인데 밤 비행기니까 대부분 그냥 자겠지 하는 예상을 깨고 많은 고객들이 미리 기내식을 주문해서 먹었고 즉석에서 주문하는 사람도 많았다. 주변에서 풍기는 냄새는 마스크를 쓰고 눈을 감는다고 없는 것이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코에 풍기는 냄새가 라면 같아서 컵라면을 두 개 주문했다. 좌석마다 꽂혀있는 메뉴에는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가격이 적혀 있지만 달러로도 결제할 수 있고 카드 결제도 가능했다. 미리 음식을 주문한 경우에는 탑승권을 보여주면 좌석 번호에 해당하는 음식을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컵라면 두개에 플라스틱 포크를 받았는데 하나는 수직으로 꺾이고, 다른 하나는 옆으로 꺾이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방식의 기내식, 새로운 포크에 새로운 라면까지 흥미로움이 커지는 여행의 출발이다.

 

컵라면 용기는 우리나라 컵라면 같은 종이컵이 아니고 플라스틱 용기였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행기에서 먹는 컵라면 치고 나름 먹을만했다. 시간을 거슬러 하늘을 날면 곧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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