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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는 계절 산책길, 아파트 울타리에서는 혼을 빼앗길 정도의 짙은 향기가 발길을 더디게 합니다. 아카시아 꽃 향기를 맡을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이 달래지지 않을 무렵인데 아카시아 꽃 향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짙은 향기로 벌이 아닌 사람마저 그 향기의 근원을 찾도록 만듭니다. 아카시아 향기가 백자라면 이 꽃의 향기는 청자라 하면 비유가 적절할까 싶을 정도로 매혹적인 여인의 향기와 같습니다.

늘 다니던 산책길에 고독하게 서 있는 노송 처럼 한자리 차지하고 나름의 멋을 뽐내는 것도 아니고 늘 있던 그자리에 보잘것 없이 웉타리에 살짝 기대어 자라는 나무인데 이렇게 깊은 인상을 주는 나무이다보니 카메라를 들고 이곳 저곳을 증거로 남기고 포털을 뒤져 그 이름을 드디어 알아냈습니다. "쥐똥나무"!

꽃이 지고 가을에 검은색으로 맺히는 열매 때문에 "쥐똥나무"라 한답니다. 하긴 검정색 콩도 쥐의 눈 크기 정도라 해서 서목태, 쥐의 귀 크기 정도라 해서 서리태라 하니 가을에 익은 열매가 검정색이니 쥐똥나무라 불릴법도 합니다. 이렇게 좋은 향을 가지고 있는 나무인데 이름은 향기와는 전혀 거리가 있네요.


위의 사진 처럼 나무를 가지고 울타리를 만드는 것을 "생울타리"라고 하는데 사진에서 말하고 있는 쥐똥 나무를 비롯해서 사철나무, 치자나무, 향나무, 측백나무, 무궁화등이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향기가 좋은 만큼 쥐똥 나무 꽃에는 벌들의 잔치가 한창입니다. 공해와 추위에도 강하고 나무의 질도 좋아서 도장이나 지팡이로도 사용된다니 물푸레나무과의 쥐똥나무가 새롭게 보여집니다. 향기를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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