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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골치 아픈 번역이나 분석거리에 매이다 보면 한두시간에 한번씩 자리를 벗어나 사무실 근처를 짧게 산책하는것 만큼 위안을 주는 것은 없습니다. 10분 내외로 끝나는 짧은 산택이고 누군가 트루먼 쇼처럼 나를 매일 매일 관찰하고 있다면 마치 재미없는 반려 동물처럼 하던 행동을 다시하는 일상의 반복일 수 있지만 모니터에 집중해 있던 시선을 파란 하늘과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는 나무를 옮기면서 마음에는 뜻하지 않은 평안을 가져오고 하던 작업을 정리해서 다시금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에너지를 충전해 줍니다.

계절이 입하와 농번기의 절정인 망종 사이에 있는 소만(小滿)의 때에 산책길에 만난 자엽자두의 색은 눈과 마음을 매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잎도 열매도 자주색인 자엽자두 나무는 장미과로 토종 나무는 아니랍니다. 조경을 위해서 수입한 나무라고는 하는데 토종 식물에 해를 주지 않고 그 아름다운 자태로 사람과 자연에 유익을 주는 나무이기를 하는 마음입니다.


열매가 큰 상태에서는 지금보다는 덜 이쁠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단맛을 찾는 벌레가 달려들고 한 여름의 태양 아래서 지금의 상긋한 기후와는 다를 것임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사람도 20대의 풋풋함과 싱그러움은 나이들어서는 흉내낼수도 없는 것 처럼 말입니다.


자주색은 사람을 끌어 들이는 매력이 있지만, 아무나 흉내 낼수는 없습니다. 자엽자두와 같은 자연에 순응하는 존재만이 내뿜을 수 있는 매혹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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