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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가모 신사에서 교토 왕궁으로 오는 길에 잠시 몸을 녹이러 들어 갔던 카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다가 센토고쇼 예약 시간인 14:30에 늦지 않도록 길을 나섰습니다. 정해진 시간 20분전에는 왕궁 입구에 도착해야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센토고쇼(仙洞御所)만 예약해서 관람하고 교토고쇼(京都御所)는 추후로 남겨 둡니다.



카페를 나서서 왕궁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대한 공간 전체를 돌벽과 나무가 울타리처럼 일차로 감싸고 있고 내부에 이중 삼중의 울타리가 있는 형태입니다.



거대한 녹지가 왕궁 주위에 펼쳐져 있어서 조용히 산책하며 책읽기에는 딱인 공간이기는 합니다. 뭔가 볼거리를 원한다면 센토고쇼나 교토고쇼 내부로 들어가야 합니다.




잔자갈이 깔린 길을 자박 자박 천천히 걸어서 센토고쇼 입구로 향합니다. 1월의 숲도 이 정도인데 녹음이 우거진 계절이면 산책하기 참 좋겠다 싶었습니다. 



센토고쇼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관람 시간에 맞추어 현장에 가면 위의 그림처럼 현장 접수처가 있기 때문에 여권만 챙겨가도 관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밀린 다면 어려우므로 인터넷 예약하는 것이 안전하기는 합니다("센토 고쇼(仙洞御所) 예약하기" 참조). 14:30 관람 순차에 예약했다고 하며 20분전에 예약 내역을 보여 주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입구 앞에 있는 벤치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정확히 관람 20분 전에 입구의 대문을 열고 예약 내역과 여권을 확인하면서 한사람씩 입장시켰습니다.



입장하면서 안내소에서 한사람씩 신원을 확인하는데 여권을 제시하면 언어를 묻고 해당 오디오 가이드와 사물함 키, 그리고 안내서를 나누어 줍니다. 물론 관람과 오디오 가이드 모두 무료 였습니다. 가이드를 따라 20~30여명의 인원들이 센토고쇼 관람을 시작하는데 일본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했었습니다. 가이드는 일본어로 설명을 하지만 저희는 오디오 가이드에 번호를 입력해서 한국어로 설명을 들으니 나름 들을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관람 중에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습니다. 휴게실에서 영상을 보면서 대기했다가 관람을 시작합니다. 맨 앞에는 가이드가 앞서 가고 일행 맨 뒤에서는 경비원이 쫓아 갑니다.







센토고쇼는 퇴위한 천황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별궁과 같은 곳이랍니다. 센토고쇼는 19세기에 화재로 거의다 소실되었고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화재후에 황태후를 위해 지은 오미야 고쇼라고 합니다. 







오쿠루마요세(Okurumayose). 신사나 사찰의 갈대 지붕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청동 지붕으로 올렸네요.




대문을 하나 통과하면 남쪽 정원으로 들어 섭니다. 천황 내외가 교토에 오면 묵어 가기도 하고 외국 정상들에게 내어 주기도 한답니다. 침실을 다다미 대신 침대로 바꾸었다는 오디오 가이드가 생각나네요.



남쪽 정원의 모습입니다. 대나무와 귤나무등 다양한 나무들을 가꾸어 놓았습니다.



오니와구치 문(Oniwaguchi Gate, 御庭口)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센토고쇼의 정원 관람이 시작됩니다. 북쪽 연못의 모습인데 관람은 북쪽 연못을 끼고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를 돕니다.




정원을 한바퀴 돌면 마지막으로 만날 유신테이(Yushintei, 又新亭)와 그 앞의 연못의 모습입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참 아릅답겠다 싶었습니다.




연못으로 흐르는 작은 수로의 모습에서 인공적인 정원이기는 잘 만든 이쁜 정원이다 하는 감탄을 하게 합니다. 수로 주변의 이끼들은 잔디를 대신하는 듯 합니다.




돌다리를 건너 정원 동편 걷기를 이어갑니다. 



날은 조금 흐리지만 연못에 비친 나무 그림자와 하늘이 일품입니다.



잔디도 아니고 이끼도 아닌 식물이 마치 잔디처럼 깔려 있습니다.




연못 사이에 만들어 놓은 흙다리와 돌다리등 다양한 형태의 다리를 건너면서 걷다보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직사각형의 돌판을 엇갈리게 놓은 독특한 돌다리도 주변의 나무들과 어울려서 운치를 자아냅니다. 센토고쇼의 겨울 정원도 볼만하다는 느낌을 가슴에 남겨주는 풍경입니다.




무심하게 계속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행하는 이들과 함께 하며, 가이드의 흐름에 맞추어 잠시 멈추었다가, 오디오 가이드를 듣다가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가 하는 방식이 나름 괜찮았습니다. 가끔은 사진 찍느라 일행에 뒤쳐져서 맨뒤에 따라오시는 경비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기도 하지만......



은각사도 그렇고 교토의 정원에서 이끼는 잔디보다 우월한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잔디를 이쁘게 관리하기 위해서 이끼를 없애는 농약을 뿌리기도 한다는데 그늘이 많고 습기가 많은 곳이라면 정원 관리에서 잔디보다는 이끼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울 것입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이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고 갑니다.




북쪽 연못을 한바퀴 돌면 이어서 남쪽 연못을 감싸듯이 걷습니다. 



남쪽 연못으로 흘러 내리는 작은 폭포.



남쪽 연못 쪽에서 바라본 수하마(Suhama, 洲浜). 십만개가 넘는 돌로 만든 곳이라고 합니다. 잠시후 다시 만날 공간입니다.



남쪽 연못에는 중도(나카지마)라는 작은 섬도 있는데 섬으로 건너가는 야츠바시(Yatsu-bashi, ハツ橋) 라는 다리 입니다.



이쁜 풍경을 가지고 있는 나카지마섬(Nakajima Island, 中島)




남쪽 연못을 지나 바라본 건너편의 수하마(Suhama, 洲浜)와 폭포. 



센토고쇼의 관람도 끝나갑니다. 정원 맨 아래 쪽에 있는 연못인 요시지마(Yoshijima)를 감싸고 돌아서 수하마를 거쳐 정문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수하마(Suhama, 洲浜)는 비슷한 크기의 동글 납작한 조약돌로 해변처럼 만든 것으로 한 지방 영주가 백성들에게 돌 하나에 쌀 한되씩 주면서 모은것을 왕실에 바친것이라 합니다.



정원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세이카테이(Seikatei, 醒花亭) 다실. 다실 내부에 이태백의 시가 걸려 있는데 성화(醒花)라는 명칭도 이태백의 시에서 따온 것이라 합니다.



대나무로 만든 빗물통이 독특해 보입니다.



다실 주변에 있는 이끼가 가득한 정원도 볼만했습니다.



조금더 걸으면 카키노모토(Kakinomoto Shrine, 柿本社)라는 작은 신사도 있습니다. 




세이카테이 다실과 카키노모토 신사를 돌아보고 다시 길로 나오면 수하마(Suhama, 洲浜)를 넓직하게 볼수 있는 공간을 만납니다. 쌀을 주고 돌을 수집한 지방 영주(다이묘)나 비슷한 크기의 돌을 찾아 나섰던 백성들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가치가 있는 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인들에게 일왕의 존재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원 관람의 마지막인 소토코시카케와 유신테이(Sotokoshikake 又新亭の外腰掛, Yushintei 又新亭)입니다. 이곳도 다실로 이용했던 곳이라 합니다. 



유신테이(Yushintei 又新亭)의 독특한 울타리가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대나무를 세워서 울타리를 만들었는데 가지를 조금씩 남겨 놓은 정원 관리자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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